바다는 아직도 인류가 탐험하지 못한 다양한 생물들로 가득차있다. 이 신비스러운 공간에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물고기와 갑각류부터 악몽에나 나올 법한 무시무시한 생김새를 지닌 이상한 생물까지 매우 다양한 종이 서식하기 때문으로, 광대하면서도 무한한 미지의 세계로 여겨진다. 인간은 바닷속을 배경으로 해 독창적이고 상상의 가상 캐릭터를 구현하기도 하는데, 그만큼 바다는 깊은 대양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신비스러움 등의 요소가 서로 혼합돼 있다.
실제로 수 천미터의 해수면 바닥의 압력은 해수 표면보다 무려 12배나 높고 햇빛도 닿지 않는 환경을 이룬다. 이에 그러한 공간에서 살아가도록 진화된 독특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특성상 태양과 열을 필요로하지 않고 높은 압력도 견딜 수 있도록 진화됐다. 이들 가운데 일부를 공개한다.
심해라는 곳을 생각할 때 가장 흔하게 떠오르는 물고기는 바로 이 앵글러피시일 것이다. 아귀라고도 불리는 이 물고기는 이미 많은 이야기책이나 다큐멘터리, 심지어 비디오나 모바일 게임에도 등장하며 어느 정도 친숙해진 물고기다. 생물발광 특징을 가지고 있어 입 근처의 빛으로 먹잇감을 유인해 작은 물고기들을 잡아먹는 것. 이러한 방법은 해저 수 천미터 아래의 환경, 즉 어떠한 빛도 통과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이 물고기가 발산하는 빛이 주변 환경에 효과적인 함정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물고기는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물고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매우 흥미로운 종이다. 호주와 뉴질랜드, 태즈메니아 등의 깊은 바닷속에서 서식하는데, 보통 600~1,200m 깊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깊이를 둘러싼 압력은 해수 표면의 압력보다 훨씬 더 높은데, 물고기들이 가지고 있는 부레도 쓸모없게 만들 정도다. 부레는 가스가 가득차 있는 물고기의 내부 기관으로, 부력을 조절하고 쉽게 위아래로 떠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압력이 높은 곳에 서식하는 이 블로브피시는 부레가 딱히 필요없다. 이에 부레를 가지고 있지도 않지만, 부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물고기의 살이 물보다 가볍고 밀도가 높은 젤라틴 덩어리와 유사하다는 점으로, 이에 깊은 압력의 바다 바닥에서도 쉽게 떠다닐 수 있다.
디즈니팬이 아니라도 아기 덤보가 누구인지는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날아다니는 큰 귀를 가진 코끼리로, 실제로 바닷속에 이러한 덤보 귀를 가진 생물이 존재한다. 이름하야 덤보문어다. 이 문어는 7,000m 깊이의 해저에서 서식하는 생물로, 아기 덤보의 귀모양을 그대로 가진 지느러미가 특징이다. 마치 귀처럼 생긴 이 커다란 지느러미를 펄럭거리며 물 속을 휘젓고 돌아다니는 것으로, 이 추진력을 이용해 지나가는 작은 물고기들을 통째로 삼켜버린다. 또한 다른 문어들과는 달리 깊은 바다에서 살아 포식자와도 마주칠 일이 없어 먹물 주머니도 없다.
일명 펠리컨 장어라고도 불리는 이 걸퍼 장어는 가장 이상하게 생긴 심해 생물 가운데 하나다. 앵글러피시가 떠오를 만한 매우 거대한 입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심지어 자신의 몸 보다도 더 크다. 이에 자신보다 더 큰 크기의 물고기도 잡아먹을 수 있는 수준이지만, 사실 작은 갑각류만 먹고 산다. 마치 동굴이나 다를 바 없는 입은 느슨하게 움직이며 먹이를 유인하고 끌어당기는 데 안성맞춤이다. 일단 먹이가 입 안으로 들어오면 꿀꺽 삼킨 후 주머니처럼 생긴 턱에 저장하는데, 이 주머니는 펠리컨의 목구멍 주머니와 흡사하게 생겼다. 걸퍼엘은 1,800m 깊이의 해저에서 서식한다.
심해등각류라고 불리는 이 바다 생물은 그야말로 무서운 심해 생물의 이미지에 가장 잘 부합한다. 마치 아무도 마주치고 싶지 않은 거대한 육지 곤충처럼 생겼기 때문으로, 약 30cm가량까지 자랄 수 있으며, 드물게 그 이상까지 더 자라기도 한다. 또한 이 생물과 비슷하게 생긴 다른 생물은 1억 6,000만 년 전 화석을 통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살아있는 화석으로도 묘사된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생김새에도 불구, 비교적 얕은 물에서 먹이를 찾아나서는데, 때로는 일곱 쌍에 이르는 다리와 4개의 턱을 사용해 더 작은 생물들 사냥에 나서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