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전염성복막염은 주로 생후 3년 미만 고양이에게서 발병한다(출처=셔터스톡) |
고양이전염성복막염(FIP)이란 세계적으로 관찰되고 있는 치명적인 진행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이 질병은 가정용 고양이뿐만 아니라 쿠거나 사자, 치타 같은 야생 동물에게서도 발병할 수 있다.
고양이전염성복막염은 생후 3개월 미만의 새끼 고양이에게서 주로 발병하지만, 언제라도 발병할 수 있는 질병이다. FIP는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라고 하는 특정 바이러스 계통에 의해 유발되는 복잡한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대부분의 경우, 코로나바이러스는 경미하고 치료 가능한 증상을 유발하지만, 일부 드문 경우 악성 형태로 돌변해 고양이의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고 체내 전체로 퍼져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 반려동물 전문매체 스프루스펫에 따르면, FIP는 체내 바이러스 돌연변이로 인해 유발되며 면역 체계의 반응과 결합된다. 그리고 이 결합 반응으로 인해 다른 장기에 염증이 생긴다.
FIP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보통 '습식' FIP라고 일컫는 급성 유형은 갑자기 발병돼 복부와 흉곽에 체액이 고여 호흡 곤란이 발생한다. 반면, 만성 유형은 '건식' FIP라고 하며 고양이의 장기에 병변이 발생해 발작이나 마비 같은 신경학적 증상으로 이어진다. FIP에 감염된 대부분의 고양이는 보통 급성 FIP를 앓는다.
FIP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이는 실험실 테스트로도 구분할 수 없다. 그 중 하나인 무병원성 바이러스는 고양이 장 코로나바이러스(FECV)라고 하며 경미한 독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경미한 설사 외에 어떤 증상도 보이지 않는다. 질병을 유발하는 또 다른 악성 바이러스가 FIP의 원인이며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바이러스(FIPV)라고 한다. 고양이 체내에서 FECV가 FIPV로 돌연변이되면 FIP가 유발되고 고양이의 세포에서 복제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돌연변이의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고양이는 어떤 징후나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일부 재채기나 눈물, 콧물 같은 경미한 상기도 감염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설사 같은 경미한 장 질환을 겪는 고양이도 있다.
고양이는 자신의 통증을 감추는 데 능숙하기 때문에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보통 식욕 감퇴와 체중 감소, 우울증, 푸석푸석한 털 상태, 발열 등 비특이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고양이가 걸린 FIP의 유형에 따라 징후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습식 FIP에 걸린 고양이는 질병 초기 단계에서 체중 감소, 발열, 무기력증 등 건식 유형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또한, 빈혈증과 함께 변비, 설사도 나타난다. 병이 빠르게 진행될수록 복수가 차올라 복부가 팽창하지만 통증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체액이 흉곽에도 차올라 호흡이 곤란해진다. 고양이에게서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보통 2개월 내 죽게 된다.
▲FIP에 걸린 고양이는 식욕 감퇴의 징후를 보인다(출처=셔터스톡) |
반면, 건식 FIP는 느린 속도로 진행된다. 그리고 만성적인 체중 감소와 발열, 식욕 감퇴, 무기력증 등과 같은 비특이성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육아종이 발생한 장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중추신경계에 육아종이 생기면 마비와 방향감각상실, 균형감각 실조, 경련, 행동 변화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한편, 간이나 신장, 가슴 등에도 육아종이 생길 수 있다. 고양이가 이 같은 만성 증상을 보이게 되면 최대 1년까지 살 수 있다.
FIP를 진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조직 검사다. 수의사는 고양이의 조직 샘플을 현미경으로 조사하고 다른 특별 테스트도 진행할 수 있다. 조직 검사가 가능하지 못한 경우, 임상 증상 분석과 실험실 테스트를 포함한 다른 방법으로도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지금까지 FIP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다만 일시적으로 고통을 완화할 수 있도록 지원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뿐이다. 그리고 복부 면역 반응을 줄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치료제도 출시돼 있다.
▲현재까지 FIP에 대한 치료법은 개발되지 못했다(출처=셔터스톡) |
[팸타임스=심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