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고양이는 하루 15~20시간가량 잠을 잔다(출처=123RF) |
고양이는 아무것도 안 하고 숨만 쉬어도 예쁘다. 잠자는 고양이가 사랑스러운 이유다. 하지만 가끔 고양이가 너무 많이 자는 건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이럴 때는 무기력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그냥 고양이답게 낮잠을 많이 자는 것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건강상의 이상이 있어서 잠을 자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 고양이가 그냥 잠을 많이 자는 것인지, 무기력증인지 알 방법은 없을까? 반려동물 매체 '캣스터(Caster)'에서는 단순히 잠이 많은 고양이와 무기력한 고양이를 구분하는 기준을 소개하고, 왜 고양이의 무기력증이 심각한 건강 질환의 신호일 수 있는지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고양이는 하루 15~20시간가량 잔다. 유명한 고양이 전문가 팸 존슨-베넷(Pam Johnson-Bennett)에 따르면, 고양이가 잠을 많이 자는 건 진화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선택한 생존 전략이다. 야생 고양이는 먹이를 얻기 위해 사냥을 해야 하는데, 사냥감을 쫓을 때 순간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고양이가 너무 잠을 많이 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직접 사냥감을 추적, 공격해야 하는 고양이에게는 에너지 비축을 위해 휴식시간이 꼭 필요하다. 종일 한가로이 풀을 뜯거나, 땅에 떨어진 음식 부스러기를 나르거나, 다른 동물이 먹고 남긴 고기를 먹는 다른 동물들이야말로 게으름뱅이들이다.
특히 고양이의 수면 패턴 때문에 우리 눈에는 고양이가 더 많이 자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고양이는 야행성 동물이라 낮보다는 밤에 더 활동적이다. 야행성 동물들은 땅거미가 어둑어둑 내리는 시간부터 새벽까지가 본격적인 활동 시간이다.
▲고양이는 에너지 비축을 위해 잠을 많이 자도록 진화했다(출처=123RF) |
고양이가 다른 동물들보다 잠을 많이 자는 것은 사실이다. 또 고양이의 주 활동 시간은 인간들이 자는 한밤중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가 보기에 고양이는 온종일 자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무기력증인 고양이는 일반 고양이들과 다른 건강상의 이상 증세를 보인다. 고양이의 무기력증은 가벼운 질환부터 심각한 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를 나타내는 신호일 수 있다.
고양이의 무기력증 여부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주면 바로 알 수 있다. 좋아하는 장난감을 흔드는데도 반응이 없다면, 고양이의 낮잠이 단순한 낮잠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의심해 봐야 한다. 아니면 평소 좋아하는 간식 통을 흔들거나 봉지 소리를 내 보자. 이 소리만 듣고도 귀가 번쩍 뜨이며 달려온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간식에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정말 주의해서 봐야 한다. 물론 원래 간식이나 놀이를 안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으므로, 평소 고양이의 '정상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다가 정상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포인트다.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고, 잠을 많이 잔다면 동물 병원에 데려가 보도록 하자.
고양이의 무기력증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사소한 이유로는 바깥 온도가 높아져서, 그늘진 곳에서 잠자는 시간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혹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담요 속을 파고들거나, 따끈한 전기장판 위에서 등을 지지며 온종일 일어날 줄 모르는 고양이들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고양이의 무기력증이 이런 사소한 이유에서인지, 아니면 보다 심각한 질병의 전조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모든 증상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애니멀 웰니스 센터(Animal Wellness Center)는 고양이의 무기력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질병으로 ▲빈혈 ▲관절염 ▲암 ▲우울증 ▲탈수 ▲설사 ▲열사병 ▲심장 질환 ▲심장사상충 ▲감염 (요도계 감염, 외과적 감염 등) ▲신장 질환 ▲기생충 감염 ▲중독 (이물질 섭취) 등을 꼽았다.
▲고양이는 다른 동물들보다 잠을 많이 자며, 특히 인간들이 자는 시간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출처=123RF) |
무기력한 증상을 보이는 고양이는 무엇보다 빨리 수의사에게 보여야 한다. 고양이의 무기력증은 위의 질병 중 하나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진료하고, 여러 검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건강상의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생활하는 환경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영양 상태가 안 좋으면 단순히 털이 푸석해지고, 비만 또는 체중 미달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고양이의 기분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양이의 몸과 마음을 북돋아 줄 여러 가지 맛있고 영양가도 많은 캣 푸드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또, 고양이가 깨끗하고 신선한 물을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해주자.
다음으로, 고양이와 충분한 시간을 들여 놀아주도록 하자. 여느 포유동물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들도 계속해서 운동하고, 놀이 시간을 가져야 한다. 고양이마다 좋아하는 장난감이 다르다. 어떤 고양이는 털 달린 것을, 또 다른 고양이는 레이저 장난감이나 건전지로 움직이는 쥐돌이를 좋아하기도 하니 고양이의 취향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놀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덧붙여, 고양이는 수직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고양이가 오르내릴 수 있는 구조물을 설치해줘야 한다. 또한 생활 환경 곳곳에 고양이가 숨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면 좋다. 요즘은 고양이를 위한 실외 정원이나, 캣타워 등을 판매하는 곳도 많으니 이런 것을 준비해주면 고양이가 활력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고양이는 잠을 많이 자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너무 많이 자는 고양이, 잠자는 것 외에 다른 것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 고양이는 어디가 아픈 것일지도 모른다. 고양이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기르기 위해서는 고양이의 행동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무기력증이나 다른 건강상의 이상 증세를 빨리 캐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양이의 정상 상태와 이상 행동을 구분하는 것은 집사인 당신의 몫이다.
[팸타임스=김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