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서 볼일을 보는 고양이(출처=123rf) |
기껏 거금을 털어 마련해준 화장실을 고양이가 사용하지 않는다면? 보호자로써는 실망감이 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고양이를 따라다니면서 용변을 치워야하는 수고와 번거로움까지 더하게 된다. 실제로 고양이가 집안에 비치된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보호자로써는 부담스러울뿐 아니라 고양이 입장에서도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고양이가 화장실을 기피하는 행동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이제부터 제대로 살펴보자.
고양이가 화장실 밖에서 용변을 보는 이유 첫번째는 건강 문제다. 요로 감염에 걸렸을 경우 화장실을 기피하고 다른 곳에서 일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관절염 역시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고령묘일 경우라면 화장실의 높은 문턱을 오르내리는데 힘이 들 수 있기 때문.
이처럼 건강에 이상이 생겨 몸이 불편하다면, 이는 행동 변화로 이어지며 화장실의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아예 사용하지 않게 된다. 보호자는 이럴 경우 반드시 수의사를 찾아가 간단한 혈액 및 소변 검사를 실시, 장애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좋다.
▲화장실 안으로 들어간 고양이(출처=123rf) |
고양이가 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화장실 크기라고 한다면, 고양이가 화장실 안에서 자유롭고 편안하게 몸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공간이 확보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새끼 고양이들은 성묘보다 더 작은 크기를 따로 구비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고양이가 성장하면서 몸이 커질때마다 그에 맞게 알맞은 규모로 바꿔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새끼와 고령묘의 경우 화장실을 드나들기 쉽도록, 턱이 낮으면서 작은 사이즈를 배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도 각자 자신이 선호하는 화장실 유형이 있기 마련이다. 아무런 건강 문제도 없고 체격도 좋은데 유독 화장실을 기피한다면, 이는 고양이의 성향에 맞지 않는 화장실을 구비했기 때문일 수도 있는 것. 어떤 고양이는 덮개가 있는 화장실을 좋아하지만 다른 고양이는 오픈된 화장실을 좋아할 수도 있다. 실제로 반려용품 상점에는 다양한 종류와 사이즈의 화장실이 있기 때문에, 고양이가 좋아하는 것을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
화장실 바닥에 까는 소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발 부분이 민감한 고양이라면 특히 더욱 그런데, 옥수수 속대나 점토, 혹은 재활용 신문지로 만든 깔짚은 이런 고양이에게는 적절치 않다.
어미와 같이 지내는 새끼는 약 3주가량이 되면 자신이 선호하는 화장실 스타일이 나타나게 되는데, 가장 적합한 것을 알아낼 수 있을때까지 다양한 유형의 화장실을 구비해 고양이가 시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화장실이 마련된 장소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아마도 이동하기에 너무 멀어 화장실까지 가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지하실에 화장실을 마련해놨다면, 시력에 문제가 있는 고양이에게는 큰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
화장실은 활동적이면서도 사람이나 다른 반려동물의 이동이 적은 장소에 놓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다고 너무 어두컴컴하고 인적이 드문 곳에 놓거나 세탁기 처럼 심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는 곳에 두는 것도 좋지 않다. 고양이가 쉽게 접근하고 찾을 수 있으면서도, 고양이의 사생활을 보장하고 평화롭게 일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곳이 가장 바람직하다. 새끼 고양이나 나이 든 고양이가 있다면 최대한 많은 곳에 화장실을 비치해 언제든이 이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화장실을 두고 기싸움하는 고양이들(출처=123rf) |
집안에서 어떤 변화가 감지될 경우 이는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스트레스는 고양이가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는 가장 첫 번째 신호로 간주되는데,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 자신의 소변 냄새로 안전함을 느낄 수 있도록 다른 곳에 소변을 볼 수 있다.
고양이가 살고있는 가정 내에 새로운 사람들이나 반려 동물이 등장하는 경우, 혹은 야생 고양이의 존재 등은 스트레스 및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고양이를 여러 마리 키우고 있다면 이런 상황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다른 고양이가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을 괴롭히는, 일명 알파 고양이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종류의 화장실을 몇 개씩 구비해 놓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성향이 소심하고 내성적인 고양이라면 더더욱 화장실 사용이 힘들 수 있다. 보호자는 이 경우 덮개가 없는 오픈형 화장실을 마련해 고양이들의 행동을 세심히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화장실이 청결하지 못할 경우 고양이는 바로 외면한다. 이에 보호자는 최소 하루에 두 번 가량 청소를 해주는 것이 좋다. 고양이의 용변 냄새는 매우 강하기 때문에,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온 냄새로 악취가 날 수 있다. 고양이는 냄새가 나고 더러운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는다.
[팸타임스=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