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를 먹고 있는 개와 고양이(출처=게티이미지뱅크) |
그레인프리 사료란 곡물이 들어가지 않은 사료를 말한다. 반려동물에게 그레인프리 사료를 주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많은 반려동물 주인들이 이렇게 반문하기도 한다. '그레인프리 사료가 과연 정말로 더 건강한 사료일까?' 어떤 동물들에게는 그레인프리 사료가 매우 잘 맞는다. 하지만 반려동물은 자신의 기호에 따라 사료를 선택할 수 없다. 사료를 선택하는 것은 반려동물 주인이다. 그래서 반려동물 주인들은 완벽하고 균형잡힌 영양을 제공하기 위해 오늘도 인터넷에서 좋은 사료를 검색한다. 따져야 할 것도 많다. 그레인프리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반려동물 주인들은 다른 재료를 고려해 프리미엄 사료나 유기농 사료를 선택하리도 한다.
그레인프리 사료란 옥수수, 밀, 콩 등의 성분이 사용되지 않은 사료다. 글루텐, 옥수수 시럽 등 건강에 해로운 첨가물 또한 제거된다. 그래서 그레인프리 사료는 반려동물의 건강에 매우 좋아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사람 또한 저탄수화물 식단을 활용해 다이어트를 하기 때문에, 반려동물에게 곡물을 먹이지 않으면 반려동물의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반려동물의 신진 대사나 식이 요법은 사람과 다르다.
반려동물 사료에서 가장 꼼꼼하게 따져야 할 것은 곡물이 들어있는지 여부가 아니라 영약학적으로 완전하고 균형 잡힌 식단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단백질 함량이 어떤지, 어떤 종류의 비타민이 들어있는지, 오메가 3 지방산이나 오메가 6 지방산이 함유돼 있는지, 과잉되거나 결핍된 영양소는 없는지 골고루 살펴야 한다. 그레인프리 사료이지만 영양소가 결핍돼 있다면 좋은 사료가 아니다.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영양소는 반려동물의 크기, 나이,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다.
다음은 그레인프리 사료에 대한 반려동물 주인들의 질문에 수의사가 답변한 내용이다.
최근 반려동물의 비만이 증가하는 추세다. 반려동물 주인들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위해 탄수화물을 제한해야 하므로 반려동물 또한 다이어트를 위해 곡물이 들어있지 않은 사료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료 회사가 포만감을 늘리고 기호성을 높이기 위해 곡물을 뺀 대신 지방이나 다른 영양소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즉 이런 경우에는 그레인프리 사료가 오히려 반려동물의 체중을 늘리게 된다.
수의 영양학자들과 수의사들이 수십 년 동안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 끝에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반려동물 사료 기준을 수립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료에 붙어 있는 '홀리스틱 사료', '프리미엄 사료', '휴먼그레이드 사료' 등의 수식어는 사료의 질에 그다지 관련이 없다. 이것은 마케팅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홀리스틱이나 프리미엄이 아니더라도,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등의 영양소 함량 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면 좋은 사료다.
또 반려동물이 얻는 열량에서 탄수화물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가지 영양소만 지나치게 많이 공급하면 반려동물의 식이가 불균형해진다. 따라서 다양한 영양소가 균형을 이룬 사료를 찾도록 한다.
많은 반려동물 주인들이 그레인프리 사료가 알레르기나 피부병 개선을 위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그레인프리 사료를 먹였을 때 단기적으로 모질이나 피부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알레르기나 피부병을 개선하려면 사료의 성분보다는 사료의 품질을 살펴야 하며, 그 이전에 알레르기 유발 원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어떤 반려동물은 실제로 곡물 알레르기가 있어 그레인프리 사료를 먹으면 피부병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어떤 반려동물은 특정 단백질원에 알레르기가 있어 그레인프리 사료를 먹여도 효과를 볼 수 없다. 따라서 반려동물의 알레르기와 피부병을 치료하려면 우선 알레르기 유발 원인을 알아보는 것이 사료를 그레인프리로 바꾸는 것보다 중요하다.
반려동물에게 좋은 사료를 찾으려면 수의사 및 주변 반려동물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반려동물 주인 스스로도 공부를 해야 한다.
[팸타임스=심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