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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뿌리는 빵 부스러기, 새 건강에는 악영향?

고진아 2018-07-09 00:00:00

공원에서 뿌리는 빵 부스러기, 새 건강에는 악영향?
▲빵 부스러기를 얻어먹는 비둘기들(출처=픽사베이)

귀여운 동물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것은 동물의 긴장을 풀어주고 사람도 동물과 한층 친숙해질 수 있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에 공원에서 자신이 먹던 빵이나 과일 등을 비둘기나 혹은 그 곳에 사는 야생동물에게 먹이는 모습은 흔히 보는 풍경이다. 그러나 아무것이나 먹인다고 다 동물의 건강에 이로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예는 빵이다. 공원에서 새들(오리 포함 물새)에게 던져주는 빵 부스러기. 과연 좋을까?

빵, 새들에겐 정크 푸드?

일단 정답은 "예스"다. 호밀이던 밀가루던 통곡물이던, 어쨌든 빵은 인간이 새들에게 먹이는 가장 흔한 일종의 간식이 됐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남은 음식을 버리지 않고 새에게 기부한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정작 새의 건강에는 좋지 않다.

빵을 비롯한 감자칩이나 시리얼, 팝콘, 크래커 등은 모두 탄수화물로 가득차 있다. 이는 인간 뿐 아니라 새에게도 충분한 영양분을 주지 못해 일종의 정크 푸드로 간주해야 한다. 반려동물 전문 매체인 스프루스는 이를, 사탕과 햄버거 등 정크 푸드만 먹고 다른 것은 먹지 않는 인간에 비유했다. 빵을 너무 많이 먹으면 새에겐 과체중에 더해 건강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엔젤 윙(천사 날개) 증상

만일 새들의 주식이 이처럼 빵이나 건강에 해로운 음식만으로 채워질 경우 일명 '엔젤 윙(Angel wing)'이라고 불리는 기형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 채소 전문 연구 사이트인 원그린플래닛은 엔젤 윙을 오리나 거위, 백조 및 기타 유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형 상태라고 표현했다. 야생 동물 및 물새 전문가들 역시 이 기형의 가장 큰 원인은 건강에 좋지 않은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기반으로 한 식단이라고 지적했다.

엔젤 윙을 앓고 있는 새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날 수 없다는 것이다. 기형으로 인해 한쪽 혹은 양쪽 날개의 마지막 관절이 부자연스럽게 바깥쪽으로 비틀어지기 때문인데, 새들이 날지 못한다면, 이는 포식자로부터 공격당할 확률이 더 높다는 의미가 된다. 즉,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으로, 부상을 치료하고 먹이를 잡기 위해 더 안전한 곳으로 날아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원그린플래닛은 이와 관련해, 날개가 기형인 새를 발견했다면 먼저 적절한 먹이를 먹이고, 그 동안 비틀어진 날개에 부목을 대주거나 날개의 위치를 바꿔줄 수는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어느 정도 새의 악화된 상태를 최소화시켜 줄 수는 있지만, 완전한 회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게다가 이미 성숙한 새라면 회복의 기회는 없다고 봐야한다.

즉, 시간이 가면서 생명력은 약히지고 야생에서 자유롭게 비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는데, 이들을 보호해줄 최상의 방책이라면 은신처에서 마지막 남은 생을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해주는 것 밖에는 없다.

공원에서 뿌리는 빵 부스러기, 새 건강에는 악영향?
▲모이를 얻기 위해 몰려든 비둘기떼(출처=픽사베이)

예방책

이처럼 새들의 날개가 기형이 되지 않도록 인간이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예방책과 도움은, 바로 새들에게 빵과 크래커, 팝콘 같은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주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제부터 공원이나 기타 장소에서 새들에게 무작위로 빵 부스러기나 과자를 던져주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대신 먹이를 주고 싶다면 새의 건강에 좋은 영양소가 담긴 먹이를 주면 된다. 반려동물 식품점에서 파는 새 전용 사료가 가장 구하기 쉬운 옵션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씨없는 포도 반알, 잘게 썰린 케일, 근대나 로메인, 양상추, 밀이나 보리, 귀리 같은 곡물류, 쌀이나 밥알, 밀로 씨앗, 지렁이 등이 있다. 그리고 새가 삼킬때 질식하지 않도록 적당한 크기로 잘게 썰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반대로 절대 주지 말아야 할 식품으로는 빵 외에도 초콜릿, 사과 씨앗, 알코올, 소금, 아보카도, 버섯, 토마토 잎, 카페인, 양파, 건조된 콩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 뿐이 아니라 대중들에게 경각심을 키우는 일이다. 새들의 건강과 생태계를 위해 올바른 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새에게 먹이 줄 때 유의 사항

스프루스는 오리나 물새를 포함한 새들에게 먹이를 줄 때 주의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공개했다.

1. 새들이 이미 배가 부른 것 처럼 보이거나 먹이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당장 먹이 주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2. 만일 다른 사람이 새에게 빵을 주는 광경을 목격했다면, 새들에게 이미 필요한 탄수화물이 공급된 것으로 판단해 더 이상의 탄수화물 성분의 식품은 주지 않는다.

3. 새를 질식시킬 수 있는 식품은 삼가야 하는데, 대신 작은 크기로 썰거나 갈아 줄 수 있도록 한다.

4. 큰 몸집의 새들이 주변에 다가왔다면, 혹시 모를 공격적 기질에 대비할 수 있도록 유의하는 것이 좋다.

5. 플라스틱 클립이나 깨지고 부서진 물건은 새들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어, 반드시 쓰레기통에 버리도록 한다.

6. 아기 새를 만났다면 근처에 어미 새가 있을 수 있다. 어미 새는 사람을 적으로 오인해 공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기 새를 쫒거나 만지거나 방해하지 않는 것이 좋다.

7. 요즘은 새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표지판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경우나 혹은 그 지역의 기관에서 새에게 먹이 주는 것을 금지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이를 따른다.

[팸타임스=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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