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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에 빠진 듯 이상 행동 보이는 반려견, 혹시 트랜스 상태?

김성은 2018-06-28 00:00:00

최면에 빠진 듯 이상 행동 보이는 반려견, 혹시 트랜스 상태?
▲풀밭을 걷는 코기(출처=123RF)

여러 방법으로 반려견과 소통하고 있지만, 주인도 이해하기 힘든 이상 행동을 보일 때가 있다. 최면에 빠진 듯 무언가에 홀린 움직임이 바로 그것인데, 이름을 부르지 않는 이상 같은 행동을 반복하곤 한다. 이는 최면 상태와 같은 가수면 상태를 의미하는 트랜스 상태에 빠진 것이다. 반려견이 걸리는 트랜스 상태란 무엇일까?

트랜스 상태란?

개가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말하지 못하기에, 사람이 개를 완전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주로 반려동물의 행동이나 몸짓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는 방법으로 반려동물을 이해하려고 한다. 하지만 가끔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반려견의 이상 행동이 있다. 바로 일시적으로 최면 상태에 빠진 것 같은 행동으로 이 모습을 본 주인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보통 이 행동을 '트랜스 상태(trancing)' 또는 '유령 걸음(ghost walking)'이라고 부른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의 개 유전학자 겸 행동학자 캐롤린 코일리 박사는 트랜스 상태와 명상 상태를 비교했다. 코일리 박사는 자신이 기르는 살루키 종 2마리 모두에게서 트랜스 상태를 관찰한 바 있다.

최면에 빠진 듯 이상 행동 보이는 반려견, 혹시 트랜스 상태?
▲바닥에서 무엇인가를 냄새 맡고 있는 개 (출처=123RF)

반려견은 왜 트랜스 상태를 겪는가?

2015년 연구진은 불 테리어 품종을 대상으로 느리게 걷는다거나 반복적으로 목적 없이 걷는 상태인 '트랜스 상태 증후군'을 연구했다. 그 결과 이 행동이 '완벽하게 목적 없이' 움직이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물 전문 매체 '바크 포스트'의 리사 버니 편집장은 "개는 종종 주위 식물이나 낮게 걸린 물체를 보고 트랜스 상태에 빠져 그 물체 주위를 아주 느리게 도는 행동을 보인다"고 말했다.

트랜스 상태에 빠진 개는 마치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페스투스라는 이름의 그레이하운드를 기르는 도나 모란은 "자신의 개가 트랜스 상태에 빠지면 이름을 불러 깨어나게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깨어난 개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한다"고 덧붙였다. "페스투스는 깊은 트랜스 상태에 빠지곤 한다. 꼬리 높이로 페스투스가 어떤 상태인지 판단하는데, 정말 깊은 트랜스 상태에 빠졌을 땐 이름을 부르거나 휘파람을 불어도 정신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그는 설명했다. 페스투스의 트랜스 상태는 3~5분 정도 지속되곤 한다.

최면에 빠진 듯 이상 행동 보이는 반려견, 혹시 트랜스 상태?
▲한 군데를 응시하는 반려견(출처=123RF)

트랜스 상태 걱정해야 할까?

주인으로서 반려견이 이상한 행동, 특히 평소와 다르거나 전에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던 행동을 보인다면 당연히 걱정될 것이다.

반려견 전문 매체 '도그스터'에 따르면, 트랜스 상태는 강박신경증장애 또는 강박장애와 관련이 있다. 강박장애는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견에게도 발생하는데, 갈등이나 스트레스, 짜증 같은 반응으로 과장되게 반복적인 행동을 보이는 신경장애의 일종이다.

이런 트랜스 상태는 불 테리어 같은 특정한 견종에게서 자주 관찰된다. 불 테리어 같은 몇몇 견종은 강박장애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동물 행동연구가 앨리스 문 파넬리는 불 테리어가 강박적으로 꼬리를 쫓는 행동을 연구했는데, 트랜스 상태는 강박장애의 또 다른 증상이기 때문에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불 테리어는 크리스마스 트리나 커튼, 타월 등 눈에 띄는 모든 것에 트랜스 상태가 걸리기 쉽다"고 언급했다.

과학서적 저자인 안나 브룩스는 "강박적으로 꼬리를 쫓는 행동을 보이는 증상이 심각하다면 안락사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박적인 꼬리 쫓기 행동은 의도 없이 자신을 해치는 행동이며, 그 행동을 방해하는 경우 공격성을 보이거나 아무 것도 먹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랜스 상태 걸리기 쉬운 품종

트랜스 상태에 걸리기 쉬운 또 다른 품종으로는 그레이하운드와 살루키, 바셋하운드 등이 있다. 도그스터는 트랜스 상태에 걸리는 반려견으로 휘펫과 잭 러셀 테리어, 래브라도 리트리버, 아이리시 세터, 찰스 스파니엘, 오스트레일리언 캐틀 독 등을 들었다.

아직까지 트랜스 상태의 이유는 정확하게 발견하지 못했다. 반려견이 먹이를 먹거나 배변활동을 하는 등 중요한 일을 방해 받지만 않는다면, 반려견 스스로 트랜스 상태를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 한 그대로 두는 것도 괜찮다.

[팸타임스=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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