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쉬고 있는 고양이(출처=게티이미지) |
한 날 한 시에 같은 뱃속에서 태어난 고양이 새끼들은 어떻게 각자 다른 색과 외모를 가졌을까? 특히나 다른 외모를 가진 형제 고양이들이 나오는 경우에는 정말 같은 부모 밑에서 나온 새끼들이 맞나 의심이되기도 한다.
사실 고양이는 여러마리 수컷의 새끼를 동시에 임신할 수 있다. 이는 중복임신 또는 과임신으로 알려진 현상이다.
중복임신은 동물, 심지어 사람에게서도 볼 수 있는 현상으로, 떠돌이 고양이나 개에서 주로 관찰된다.
VCA 스모크타운 동물병원 수의사 도널드 셸렌버거 박사는 중복 임신을 "암컷이 배란 기간 동안 한 마리 이상의 수컷과 계속적으로 교미를 해 여러 개 정자가 난자에 착상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고양이의 경우, 1~2주마다 발생하는 빠른 열 주기로 인해 난자가 여러 개 배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새끼 고양이들(출처=게티이미지) |
고양이는 일 년에 여러 차례 발정할 수 있는 다발정 포유동물이다. 그 같은 특성 때문에, 고양이는 여러 번 열 주기가 발생해 일 년에 여러 차례 임신이 가능하다. 또, 임신 기간이 열 달인 사람에 비해, 고양이의 임신기간은 67일로 매우 짧다.
고양이는 발정기에 들어서면 커다란 소리와 바닥을 구르는 행동으로 신호를 보낸다. 이는 짝짓기 할 준비가 됐다는 뜻이다. 수컷 고양이는 생식력 있는 암컷 고양이에게 끌려 교미하게 된다.
고양이는 다발정 특성 외에, 교미 도중 수정될 수 있는 다수의 난자를 생성한다. 또 난자 배출을 늦추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즉, 암컷 고양이는 발정기에 수컷과 교미를 하고 난자를 배출할 수 있다. 며칠 후, 다른 수컷과 다시 교미하면, 난소에 남아있는 난자를 다시 배출할 수 있어 두 번째 수컷의 정자도 수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털 색이 다른 고양이 형제들(출처=게티이미지) |
가정에서 기르지만 밖으로 나갈 일이 거의 없는 고양이에게 중복임신이란 불가능한 일이다. 중복임신은 암컷이 여러 마리 수컷과 교미를 해야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고양이의 경우,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중복임신이 매우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리고 일부 암컷 고양이는 짝짓기 기간에 자발적으로 수컷 고양이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새끼 고양이들이 한 마리 이상 아빠 고양이를 뒀는지 여부를 알고 싶다면, 주인은 외관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개의 경우는 견종마다 각기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어 분별이 쉽지만, 종마다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가진 고양이는 새끼가 각기 다른 아빠를 두고 있는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정밀한 검사법으로는 풀르푸프 방식이 있는데, 새끼 고양이의 서로 다른 특징을 효과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페르시안 고양이가 여러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면, 그 중 일부는 래그돌이나 헤어리스 캣처럼 여러 품종으로 보일 수 있다. 이 때는 중복임신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동일한 품종의 수컷 여러 마리와 짝짓기를 했다면, 육안으로 구분하기란 힘들다. 이 경우에는 의심을 덜기 위해 DNA 테스트를 실시할 수 있다.
[팸타임스=심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