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를 먹는 개(출처=셔터스톡)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시중에 판매되는 사료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그레이비 트레인과 키블스 엔비츠, 스키피 프리미엄 등을 포함해 다수의 사료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상당량 벤토바르비탈 나트륨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FDA는 성명서를 통해 "벤토바르비탈이 함유된 사료를 먹은 동물들은 졸음과 현기증, 균형 감각 상실, 메스꺼움, 눈떨림증을 겪을 뿐만 아니라 서있을 수조차 없는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며 "다량의 벤토바르비탈을 섭취하면 혼수상태에 이르거나 죽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FDA 예비 평가 결과, 그레이비 트레인의 사료 샘플에서 낮은 수치의 벤토바르비탈이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 그레이비 트레인 측은 소량으로는 반려동물에게 해를 미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성분이 검출됐다는 자체만으로 미국식품약품화장품법을 위반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는 개 사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미 시애틀 타임즈는 지난 2월 여러 브랜드의 사료가 리스테리아와 살모넬라 균에 오염된 사실을 발견하고 회수 조치된 사실을 보도했다. 사람의 경우 오염된 제품 접촉만으로도 건강상 위험할 수 있다.

▲육류로 만든 사료(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가짜' 육류로 만든 사료 급부상

'동물을윤리적으로대하는사람들(PETA)'에 따르면, 동물용 사료에는 미국농무부가 사람이 섭취하기에 부적절하다고 간주한 육류의 여러 부위가 함유돼 있다.

이러한 육류는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거나, 질병에 걸렸거나, 장애가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즉, PETA는 감염됐거나 기타 질병이 있는 동물의 일부를 반려동물에게 사료로 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위치한 스타트업 와일드어스는 이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깨끗한 단백질이나 가짜 육류 혼합 사료를 제시했다.

와일드어스 론 시게타, 라이언 베텐코트 공동대표는 사료 산업에 뛰어들기 전 합성 생물학 분야에 관심이 있었다. 이들은 사료에 들어가는 가짜 육류 생산뿐만 아니라 누룩 등 성분을 활용한 단백질 개발 연구를 거듭했다.

미국 금융정보매체 블룸버그는 "와일드어스가 단백질을 합성하기 위해 균류를 사용했으며, 계란 및 육류와 유사한 식물성 육류를 만들었다"며 "누룩 활용 식물성 육류의 안전성도 입증해 GRAS인증을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베텐코트는 "많은 반려동물 보호자가 해당 육류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사람이 먹는 식품 산업에서도 동일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육류를 먹는 개(출처=픽사베이)

'가짜' 육류, 환경에도 좋다

육식은 도축을 위해 사육하는 동물의 윤리적 처리에 관한 우려를 넘어,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블룸버그는 개와 고양이가 먹는 사료로 1년에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최대 6,400만 톤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가짜 육류를 사용하면 개나 고양이가 육류를 섭취할 필요가 줄어든다. 도축용 가축을 사육하기 위해 필요한 물이나 토지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와일드어스 시게타 대표는 "가짜 육류를 통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사료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변화하고 있는 사료 업계 동향

최근에는 가공하지 않은 사료를 찾는 반려동물 보호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FDA는 상업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미가공 사료가 살모넬라와 리스테리아, 대장균 등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반려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시 알리노비 수의사는 "FDA의 경고는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다"라며 "깨끗한 위생 환경에서 깨끗한 손으로 적절한 시간 동안 조리된 음식과 사료만이 사람과 동물 모두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