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당신의 사랑하는 반려동물에게 일어났을 때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아마도 대부분의 반려동물 주인들은 반려동물과 헤어질 미래를 굳이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의식의 흐름에서 그 사실을 지웠다고 해서 반려동물이 죽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반려동물에게도 마찬가지다.
미국 로스 엔젤레스 근교 파세데나 동물보호소의 CEO 줄리 뱅크는 어렸을 때 비극적인 화재로 반려견을 잃었다. 뱅크의 어머니는 반려견 켈리를 곧바로 동물병원에 데려갔지만 켈리는 결국 죽었다.
당시 뱅크는 학교에 있었는데, 연락을 받고 곧바로 집으로 갔다. 어머니로부터 집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은 뱅크는 곧바로 켈리의 안부를 물었고 뱅크의 어머니는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다. 뱅크는 켈리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뱅크는 "나는 그때 어렸고 죽음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다. 엄마는 다른 어른들이 그렇듯이 죽음이라는 주제를 불편하게 생각했고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켈리를 잃은 것은 내 삶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엄마는 다른 일을 처리하느라 바빴고 나에게는 켈리의 죽음을 슬퍼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반려동물을 잃는 것은 사람들에게, 특히 나이가 어린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당신도 이와 비슷한 일을 겪은 경험이 있는가? 돌이켜보면 부모님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어른들은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반려동물의 죽음을 슬퍼했을 것이다. 어쩌면 아이가 느끼는 것보다 더 큰 슬픔을 어른들이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뱅크는 제대로 슬퍼하지 못했다는 것이 슬프고 안타까웠다. 켈리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고 해서 뱅크가 자신의 '여동생'이었던 켈리를 잊은 것은 아니다.
▲출처=팩셀스 |
누군가 몇 년 동안 같이 살았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다가 갑자기 사랑하는 대상이 당신의 삶에서 사라진다. 사람과 반려동물의 헤어짐도 이와 마찬가지로 슬프다.
사람들은 저마다 고통을 느끼는 수준이 다르다. 그래서 슬픈 일이 발생했을 때 각자 다른 방식으로 슬픔을 이겨낸다. 어떤 사람은 계속 긍정적이고 재밌는 일을 찾고, 어떤 사람은 몇날며칠을 슬픔에 빠져 울며 지낸다.
미국 동물 애호 협회에 따르면 반려견의 죽음을 겪은 사람들은 다양한 정서적 반응을 보였다. 어떤 사람들은 분노를 느꼈다. 반려견의 죽음이 피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분노는 수의사, 가족, 친구 등을 향해 표출됐다.
어떤 사람은 죄책감을 느꼈다. 사랑하는 반려견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이다. 만약 개가 의료 사고로 사망했다면 주인은 스스로를 비난했다.
슬픔에 빠진 반려견 주인들에게 주변 사람은 "어차피 개잖아. 얼른 잊어"라고 말했다. 이 사람들은 개를 잃은 슬픔이 다른 개를 입양하기만 하면 마법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려견 주인에게 있어 그것은 절대 해답이 되지 않는다.
뱅크는 "사람들은 동정심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매우 짧은 순간일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어차피 그냥 개잖아', '그냥 잊어', '새로 한 마리 키워'라고 말이다. 이들은 사람과 동물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사람과 동물의 유대감이 그렇게 강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몇년 전 복제 개가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랑하는 개를 잃은 주인에게 죽은 개를 똑같이 복제해 분양한다는 것은 얼핏 보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 같다.
▲출처=팩셀스 |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람들(PETA) 등의 동물 보호 단체는 반려동물 복제가 상업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비난하고 나섰다. 특정 개 한 마리를 복제하려면 수십 마리의 다른 복제견이 탄생하게 되며, 이 개들의 거취는 대부분 동물보호소가 된다. 어떤 개들은 '불량품'으로 탄생해 안락사를 당할 수도 있다.
또 복제된 개가 죽은 개과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다. 유전적인 요소가 똑같을 가능성은 높지만, 성격이나 행동은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죽은 반려동물의 박제가 진행된다. 궈 솅이라는 박제사는 약 1,000~2,000위안(약 17~34만 원) 정도에 반려동물 박제를 만든다. 대형견의 경우 약 1만 위안(약 170만 원)이 든다.
궈는 "대부분의 고객은 노인 부부다. 이들은 개나 고양이를 매우 사랑하며 귀하게 대한다. 그래서 죽은 반려동물을 박제로 만드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반려동물은 가족 구성원이다. 박제는 고객이 과거의 기억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죽은 반려동물을 복제하거나 박제하고 싶지 않다면 슬픔을 외면하기 보다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욱 건전하다. 만약 며칠 동안 침대에 엎드려 울고 나면 기분이 나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사람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슬픔을 극복해야 한다.
[팸타임스=Jennylyn Giana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