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반려동물 소유주들은 늘 동물에게 건강하고 신선한 음식을 먹이기 위해 노력한다. 마치 부모가 자식에게 가장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어하듯, 반려동물 주인들도 동물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어하며 때로는 자신이 먹을 음식보다 반려동물에게 먹일 음식을 고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얼마 전부터 반려견에게 생고기를 주는 이른바 '생식' 먹이기가 견주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업용 냉동 생식을 만드는 업체도 생겼다.

하지만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의 수의학 레코드(Vet Record)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생식이 동물은 물론 인간에게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한다.

네덜란드국립보건연구소와 위트레흐트대학 연구진이 8개 브랜드의 냉동 생식 식품 35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제품 중 23%가 대장균을 함유하고 있었고 80%는 항생제 내성 대장균을, 54%는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진스, 43%는 다른 종의 리스테리아, 20%는 살모넬라균을 가지고 있었다. 또 기생충인 사르코시스티스 크루지와 사르코시스티스 테넬라를 가지고 있는 제품도 각각 11%였으며 6%는 톡소플라즈마원충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진은 "생식 제품에 항생제 내성균이 존재하면 동물 건강과 공중 보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 박테리아 감염은 치료하기가 어려울뿐 아니라 박테리아를 더 널리 퍼뜨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파울 오버가우브 교수는 반려동물의 음식을 준비하고 식기를 씻는 등 동물과 접촉하는 사람도 이런 박테리아나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동물의 배설물을 치우고, 동물과 함께 놀고, 때로는 동물이 자신의 얼굴을 핥도록 하기 때문에 감염을 피하기 어렵다.

▲출처=픽사베이

타임지는 1월 초 미국과 캐나다에서 양상추에 있던 대장균 때문에 50명이 입원했고 그 중 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톡소플라즈마원충 또한 반려동물과 사람 모두를 감염시켜 정신분열증이나 양극성 장애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기생충이다.

오버가우브는 "사람들은 반려견이나 반려묘에게 생고기를 주는 것이 최고의 식사라고 생각한다. 마케팅 업체들이 '자연스러운', '건강한' 등의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식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반려동물 소유주들에게 이해시키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들은 육식동물인 늑대의 후손인 개에게 생고기를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생식이 건강상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생식은 오히려 영양소가 결핍돼 있어 특히 어린 동물에게는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상업적인 냉동 생식 제품은 주인의 수고를 줄여주며 편리하지만 전문가들은 감염의 위험뿐만 아니라 영양소 결핍 때문에 이런 생식 제품을 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어쨌든 반려동물에게 무엇을 먹일지 결정하는 것은 주인의 몫이다. 다만 반려동물 주인들은 가능한 식단을 고려하고 스스로 공부해서 장점과 단점을 모두 알아봐야 한다.

만약 반려동물을 처음 키우거나 반려동물 식단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면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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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애완동물식품제조사협회의 마이클 벨링햄은 "생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많은 반려동물 소유주들이 수의사에게 생식 식단에 대해 물어보고 안전한 생식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환경식품농무부(Defra), 동식물보건국(APHA), 영국 공중보건국(PHE), 식품규범청(FSA) 등과 협력해 대중과 반려동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 라인을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수의학센터(CVM)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반려동물 식품 샘플 1,000개를 2010년 10월부터 2012년 7월까지 분석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생식 제품이 다른 사료와 비교했을 때 박테리아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CVM은 또한 연구 전까지 반려동물 사료에서 리스테리아가 발견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196종의 생식 제품 중 32종에서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니스가 발견됐다.

15개의 생식 샘플에서는 살모넬라균이 발견됐다. FDA는 이 결과에 대해 "반려동물 사료에서 발견된 살모넬라균에는 무관용 정책을 펴고 있다.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살모넬라균과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니스가 발견된 식품 일부는 리콜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