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
ADHD란 주의력결핍 과잉 행동 장애다. 만약 당신의 반려견이 지나치게 활동적이고 통제가 불가능한 경우, ADHD 증상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ADHD는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나타나는 정신질환이지만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개도 ADHD 증상을 보인다. 이런 개들은 지나치게 겁이 많고 소음에 매우 민감하며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활발하다. 개가 ADHD를 보이는 이유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때문이다.
혈중 인지질 수치가 낮을 때
핀란드 헬싱키대학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ADHD 증상을 보인 개들은 공통적으로 혈중 인지질 수치가 낮았다고 한다. 이것은 사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와도 유사한데, ADHD 환자가 ADHD 증상이 없는 사람에 비해 혈중 지질 농도가 낮았다.
연구진은 매우 활발한 저먼 셰퍼드와 얌전한 저먼 셰퍼드의 혈중 지질 농도를 비교했고 ADHD 증상을 보인 저먼 셰퍼드의 혈중 인지질 수치가 낮았다. 또한 개의 연령, 성별, 음식 섭취 여부 등은 ADHD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진은 혈액 내 대사산물과 ADHD의 인과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화관 박테리아의 영향
연구진은 기분을 조절하고 행동에 영향을 주는 아미노산도 연구했다. 이것은 트립토판에서 발견되는 대사산물이다. 흥미롭게도 장내 박테리아 수치에 따라 개의 과잉 행동이 나타났다.
트립토판에서 발견되는 IPA, IAA, KYNA 같은 대사산물이 개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IPA와 IAA의 수치가 낮을수록 개는 과잉 행동을 보였다. 장내 박테리아가 개의 신경계와 면역계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연구진은 관심을 보였다.
연구자 제니 푸루넨은 기분을 조절하는 트립토판에서 발견된 장내 박테리아가 행동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의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내 박테리아 수치가 낮으면 정신적, 육체적 행동에 이상이 생기며 이렇게 심화된 행동은 장내 세균 수준에 다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장내 미생물 변화가 자폐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외로움으로 인한 ADHD
최근 수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집에 혼자 남겨져 신체 활동이 부족한 개가 ADHD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연구진은 설문 조사에 근거해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반려견 소유주들에게 개의 일상 행동을 관찰하도록 요청했다. 그 결과 다른 개나 사람과 사회적 접촉이 많은 개는 ADHD 증상을 보이는 경향이 적었다. 반면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고 밤에 혼자 자는 개는 과잉 행동 및 문제 행동을 보였다.
즉, 개의 외로움으로 인한 행동 반응이 인간의 사회적 접촉 결핍으로 인한 행동과 비슷한 것이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속한 사회적 환경변화가 정신적 및 행동적 변화로 이어진다.
집에 혼자 있거나 혼자 자는 개들은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지는 사회적 격리를 경험하며 이것이 과잉 행동 장애로 이어진다. 개는 감정 체계가 매우 잘 발달돼 있기 때문에 적절한 사회적 교류가 필요하다.
▲출처=픽사베이 |
유전적 영향
연구진은 또한 어떤 개들은 유전적인 영향으로 다른 개보다 ADHD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개를 품종별로 쉽독, 캐틀독, 핀셔, 슈나우저, 테리어, 스피츠, 아키타, 마스티프 등으로 나눠 어떤 품종의 개가 ADHD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지 알아보고자 했다.
국제애견협회(FCI)가 구분한 순종 품종과 유전자에 따라 분류된 그룹에 속한 개들은 각기 다른 수준의 ADHD 증상을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아키타견 그룹의 ADHD 경향이 가장 낮았으며, 이 개들은 대체적으로 차분하고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
한편 개의 ADHD에 관한 연구 결과는 사람의 ADHD 및 다른 질병을 연구하기 위해 개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푸루넨은 "우리의 연구 결과는 인간과 개의 질환이 유사하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 및 가설을 뒷받침한다. 즉, 개는 인간 질병에 대한 훌륭한 연구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