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들에게 거미줄은 흥미로운 연구 주제다. 거미줄이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소재 중 하나라는 것은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다. 심지어 거미줄은 방탄 조끼에 사용되는 소재인 케블러(Kevlar)보다도 강하다. 

이처럼 거미줄은 단단하고 유연하며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수많은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이나 과학자, 기업가들은 거미줄을 튼튼한 의류나 심지어 건물 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학자들은 거미줄이 단백질로 구성된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따라서 최근에는 섬유질 이면의 요소를 밝혀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 배경

다량의 단백질로 구성된 거미줄은 섬유 같은 생분해성 물질이다. 과학자들은 이미 거미줄의 기본적인 속성과 거미줄 채취 프로세스를 연구해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현재의 주요 관심사는 거미줄의 도관 내에서 '단백질이 섬유질로 변할 때 발생하는 저장, 변형 및 이동' 프로세스를 알아내는 것이다. 따라서 학자들은 자연 프로세스를 모방해보려고 하고 있지만 거미줄과 동일한 내구력과 탄력을 가진 물질을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

그리고 거미가 아미노산을 단백질로 만들고, 단백질을 다시 교질 입자인 미셸로 만들고, 미셸을 집합물질로, 집합물질을 섬유질과 거미줄로 만드는 방법을 밝혀냈다.

노스웨스턴대학의 루카스 패런트 박사와 샌디에고주립대학의 데이비드 오노프레이 박사가 이번 연구를 주도했다. 그리고 미국 국방부가 공군과학연구소를 통해 일부 기금을 지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흑색과부거미(black widow spider)를 사용했다.

흑색과부거미

흑색과부거미는 복부에 모래시계 형태의 패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방울뱀보다 15배 가량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이 거미에 물리면 치명적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거미는 소극적이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물기 때문에 이 거미로 인한 사망자는 흔치 않다. 흑색과부거미가 만든 거미줄은 매우 가볍고 다른 거미가 만든 것보다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흑색과부거미를 놓은 실험실에 매일 200명 가량의 학생과 학자들이 드나들었지만, 흑색과부거미에게 물리는 사고는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수정 미셸 이론

샌디에고주립대학 연구팀은 핵자기공명(NMR)이라는 최첨단 기술을 사용했다. 그리고 노스웨스턴대학에서는 극저온투과 전자현미경을 사용해 나노 규모의 단백질 분자 구조를 분석했다. 

이 방법들을 통해 연구팀들은 실크 섬유가 나오는 단백질 샘을 연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매우 섬세하고 계층적인 단백질 집합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흑색과부거미가 복부에 저장한 단백질로 계층적 나노 집합(200~500나노미터의 지름) 구조로 거미줄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정 미셸 이론'은 과학자들이 과거 생각했던 것과 달리 거미줄 단백질이 단순한 구형 미셸이 아니라 미셰 화합물이 잡다하게 섞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특별한 체계는 흑색과부거미의 특별한 섬유 생산에 필요한 것이다.

인공 거미줄 섬유 생산

2017년 초, 스웨덴 캐롤린스카연구소의 잔 요한슨 박사와 안나 라이징 박사는 긴 인공 거미줄 섬유 회전 방법을 개발했으며, 이 방법으로 1km 길이의 인공 거미줄을 생산할 수 있었다. 

요한슨 박사와 라이징 박사는 거미의 복부 샘 속에 들어있는 용해 물질을 내구력 있는 섬유로 변형하는 방법을 연구하길 원했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비록 최근 여러 가지 발전을 이뤘지만 인공 거미줄을 개선하는 방법을 개발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말하고 있다. 요한슨 박사와 라이징 박사도 자신들의 연구로 실험실에서 거미 단백질 생산 방법과 처리 방법을 개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거미줄 같은 소재는 기본적으로 그 용도에 제한이 없다. 따라서 학자들과 기업에서는 의료용 봉합사와 의류 같이 수많은 상품에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 중에 있다. 

그리고 보다 가볍고 강력한 방탄 조끼를 개발하는 데 사용해 군인들의 안전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