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의 광대한 초원은 여러 가지 뱀의 서식지다. 이 곳에 살고 있는 품종 가운데 하나인 케이프 코브라(cape cobra)는 노란색을 띤 중간 크기의 뱀이다. 이 뱀은 약 5피트까지 자랄 수 있으며 매우 강력한 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연의 포식자이며, 심지어 죽은 뱀도 먹는다.
웨스턴케이프대학의 파충류 학자인 브라이언 마리츠 박사는 케이프 코브라와 붐슬랑(boomslang, 열대 아프리카의 독사의 일종)을 연구했다.
이 두 종의 뱀은 위버 새의 둥지를 공격하고 둥지 안에 들어있던 모든 새끼와 알을 먹어치웠다. 마리츠 박사는 케이프 코프라와 불슬랑이 먹이를 놓고 어떤 방식으로 경쟁하는지 연구했다
2018년 1월 어느 봄날, 마리츠 박사와 연구팀은 라디오 송신기를 체내에 삽입할 수 있는 뱀을 찾기 위해 남아프리카 츠왈루 칼라하리 리저브로 향했다. 여행 가이드는 연구팀에게 '한창 싸우고 있는 두 마리 노란뱀'이 있다고 전달했다.
연구팀은 의식적인 싸움일 것으로 간주하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놀랍게도 연구팀은 1.7m 케이프 코브라가 또 다른 1.3m 케이프 코브라를 완전히 사로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리츠 박사는 코브라가 같은 종끼리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 같은 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뱀이라는 동물은 먹이를 자주 잡아먹지 않기 때문에 선천적인 먹이 습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처음에 연구팀은 특정 종이 자신의 종족을 잡아먹는 행위가 비정상적인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배가 고픈 상태에서 다른 동물에 대한 사냥 가능성이 적을 때처럼 무작위적으로 종족을 잡아먹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리츠 박사는 "야생에서 자신의 종족을 잡아먹고 있는 코브라를 볼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며 "따라서 처음에는 일회적인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리츠 박사는 보이는 것보다 코브라의 카니발리즘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팀은 코브라를 해부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카니발리즘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서식하고 있는 코브라는 약 30여 종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남아프리카에 서식하고 있는 단 6종 – 케이프 코브라, 안시에타 코브라, 스나우트 코브라, 모잠비크 스피팅 코브라, 지브라 스피팅 코브라, 브라운 포레스트 코브라 - 으로만 연구 대상을 제한했다.
그리고 수년 간의 연구 끝에 연구했던 6종 가운데 5종이 같은 종을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브라 스피팅 코브라만이 자신의 종목을 먹지 않았다.
동종을 포식하는 행위는 케이프 코브라에게서 가장 빈번하게 벌어졌다. 동종을 먹는 행위는 전체 식습관에서 최대 4%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다른 종의 뱀을 먹는 행위는 13 ~ 43%였다.
마티즈 박사와 연구팀은 코브라가 성적 경쟁을 하기 때문에 카니발리즘 행위를 한다고 가설을 세웠다. 카니발리즘을 행하는 뱀들은 모두 수컷이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카니발리즘이 수컷-수컷 경쟁 행위에서 진화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를 입증할 만큼 사례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그리고 암컷 코브라도 카니발리즘에 동참하고 있을지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로써, 가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