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폐에 먼지나 곰팡이가 들어가면 점차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사진=ⓒ픽사베이) |
말의 폐는 무척이나 섬세해, 먼지나 꽃가루 및 곰팡이 포자에 매우 민감하다. 이러한 물질에 노출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호흡기가 손상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 걸릴 수 있다. COPD는 유해한 입자의 흡입으로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인간 COPD와 유사한 측면이 많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말들은 경증의 COPD를 겪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과로하거나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 게다가 완전한 치료법도 없어, 가능한 질병을 예방하고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말의 COPD에 대해 알아보자.
COPD를 유발하는 결정적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말에게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는 불량한 건초 섭취가 지목된다. 건초가 오래되거나 신선하지 않을 경우 먼지나 곰팡이 포자를 방출할 수 있는데, 말이 이를 흡입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기도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곡물이나 건초외에도, 꽃가루나 기타 환경 오염 물질의 먼지와 곰팡이도 COPD에 기여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말이 이 병에 걸려 호전되는 중이라도, 다시 먼지나 곰팡이를 가진 음식에 노출된다면 90분 안에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이는 병의 차도가 있더라도 언제든지 폐조직이 영향을 받고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먼지나 곰팡이에 대한 감수성은 증상의 완화와 관계없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COPD는 덥고 건조한 지역에서 생활하거나, 헛간에서만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면 발생 확률이 매우 낮다. 그리고 먼지와 곰팡이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른 원인으로는 창자의 독소와 바이러스 감염, 감기, 그리고 유전적 요인 등이 알려져있지만, 사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증거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고 있다.
질병 초기에는 마른 기침이나 코에서 나오는 소량의 분비물이 발견될 수 있다. 그러나 이때 치료가 수행되지 못하면 점차 걷기가 어려울 수 있으며, 기침은 더욱 악화된다. 질병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단계라면, 호흡 곤란을 겪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말의 이러한 증상이 차차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될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병은 천천히 진행된다. 일부 말들은 갑자기 불어닥친 먼지나 꽃가루로 인해 급작스럽게 공격받기도 하는데, 이 질병은 계절과 헛간 환경, 그리고 사료 조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항상 유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질병이 한창 진행되면 말은 숨도 간신히 쉴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악화된다. 호흡이 가빠지면서 숨을 쉬는 것 조차 매우 힘든 상황이 되는 것.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질병을 앓고 있다면, 가슴과 복부 근육을 이용해 너무나 많은 호흡을 해야한다. 심할 경우 거의 숨을 쉬지 못할 수도 있다.
▲COPD 예방을 위해서는 헛간 환경과 사료 질 향상에 힘써야 한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
진단을 위해서는 철저한 검진이 필요하다. 또한 보호자는 수의사에게 말에게서 목격한 증상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진단은 보통 말의 병력과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데, 경우에 따라 엑스레이 촬영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14일이 지나도 치료에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말의 흉부 엑스레이를 추가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다른 가능한 진단, 즉 간질성폐렴이나 폐섬유증 및 세균성폐렴 등을 식별하기 위해서다. 내시경과 현미경을 통한 샘플 채취 역시 만성 기침의 다른 원인을 제거하고 COPD 진단을 확진하는데 도움이 된다.
증상 완화에는 약물 요법이 처방될 수 있다. 일부 보호자는 다양한 약초나 자연 요법을 고려할 수 있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이 질병을 완치할 수 있는 정확한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또한 COPD는 말의 폐를 추가로 손상시킬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이에 말이 COPD에 걸렸다면, 일단 먼지와 알레르기 항원으로부터 말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지속적인 치료는 말의 호흡 곤란은 완화시킬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보통 천식 환자들이 사용하는 코 흡입기 방식의 약물도 말의 기도를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말에게 바람직한 환경과 좋은 사료는 COPD 예방 및 통제에 효과적이다. 말의 사료와 침구류에 먼지와 곰팡이가 축적되지 않도록 항상 유의하는 것이 좋다. 사료를 펠릿과 알파파로 바꾸는 것 역시 공기 중 먼지 함량을 감소시킬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또한 말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헛간 역시 깨끗하고 통풍이 잘되도록 유지해야 한다. 헛간에 항상 신선한 공기가 들어올 수 있도록 유지하고, 추운 날씨에는 담요나 양탄자를 사용해 몸을 보호한다. 침구류 역시 고무 매트나 분쇄한 종이로 바꾸면 질병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
[팸타임스=고철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