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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에서 보호로, 방울뱀과 함께 사는 글래스톤베리

이경한 2017-11-13 00:00:00

박해에서 보호로, 방울뱀과 함께 사는 글래스톤베리
▲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커먼즈

대부분의 사람이 혐오하는 뱀. 그러나 뱀을 사랑하는 한 남성의 노력으로 이들과 함께 동거를 하는 마을이 있다. 방울뱀의 마을, 미국 글래스톤베리를 소개한다.

뱀을 사랑한 소년

미국 코네티컷의 소도시 이스트 하트퍼드에 살던 더그 프레이저(Doug Fraser)는 항상 뱀에 애정을 느꼈던 소년이었다. 십대였던 1940~1950년대 당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인근 글래스톤베리의 숲으로 간 적이있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지역의 방울뱀을 소탕할 목적으로 떠난 것과는 달리 프레이저는 반려동물로 기르기 위해서였다.

프레이저는 이후엔 점점 개체 수가 줄고 있는 이 뱀의 보호와 보존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당시 방울뱀은 로드아일랜즈주와 메인주에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었고 전체 뉴잉글랜드 지역에선 멸종위기에 처했었다. 그는 또 대중들이 일반적으로 갖고있는 방울뱀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없애기 위한 노력도 지속했다. 이러한 노력은 어느 정도 결실을 볼 수 있었는데,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현재 글래스톤베리의 방울뱀 개체 수는 꾸준히 유지되는 중이다.

이미 뉴잉글랜드 지역에서는 그가 수행한 뱀의 보존 및 활동 방식이 모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비단 방울뱀에게만 그친 것이 아닌 전체 야생동물의 개체 수 감소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에 여러 사람들에게 야생동물을 적이 아닌 이웃처럼 여길 수 있도록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친다.

오리건 주립대학의 저명한 생태학 교수인 윌리엄 리플(William Ripple) 역시 방울뱀의 보존을 지키려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방울뱀과 같은 포식성의 뱀들은 많은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고 두려워하면서, 동시에 박해받는 야생동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인간에게 이롭지 않다는 것이다. 포식동물들은 건강한 자연환경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에도 필수적이기 때문. 리플 교수는 포식 동물들의 성공적인 보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인간의 행동과 태도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박해에서 보호로, 방울뱀과 함께 사는 글래스톤베리
▲ 사진 출처 : 플리커

박해에서 보호로

프레이저는 현재 글래스톤베리에서 이 지역의 에너지 및 환경보호팀과 함께 뱀을 포획하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다. 대부분 뱀을 죽이거나 산 채로 잡아 암시장에 밀수하려는 사람들이다. 프레이저와 환경보호팀은 이미 뱀굴의 정확한 위치와 개체 수를 파악하고 있지만 공개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방울뱀이 갖고있는 능력은 어마어마하다. 약 6,900만 년 동안 진화해 오면서 이들은 여러 능력을 갖게됐다. 가령 적외선 열로 먹잇감을 감지할 수 있다던가, 암컷의 경우 자식들이 다시 뱀굴로 안전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냄새를 흔적으로 남기는 행동이다. 암컷은 또한 번식을 통해 개체 수를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역할도 담당한다. 새끼를 출산했다 하더라도 이들은 올빼미나 매, 블랙 레이서 스네이크(Black racer snake)에 의해 공격받을 수 있어 개체 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방울뱀들은 성체가 되어도 서식지와 도로 파괴, 그리고 사람들의 적대감과 싸우며 생존해야한다.

프레이저는 "이 지역의 방울뱀들은 오랜 세월 동안 박해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수십년 전만 하더라도 농부들의 표적이 돼 죽임을 당했는데, 이곳에서 40년간 살았던 브레트 소이어(Brett Sawyer)는 당시 농부들이 방울뱀들을 매우 두려워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소이어는 방울뱀을 두려워했던 마음에서 현재는 벗어났다. 팔에 방울뱀 타투까지 했을 정돈데, 가끔씩 사람들이 사는 곳에 뱀들이 출몰하면 포획해 다시 숲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소이어처럼 뱀에 대한 두려움을 접고 이들의 보존에 관심을 갖는 이웃들은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방울뱀의 개체 수 지속에도 큰 도움이 된다.

박해에서 보호로, 방울뱀과 함께 사는 글래스톤베리
▲ 사진 출처 : 플리커

방울뱀 보존

글래스톤베리에 사는 방울뱀들은 과거 70~80년대에 큰 시련을 겪었다. 당시 부동산 붐으로 인해 여기저기 주택 개발이 이루어졌는데, 뱀과 이웃으로 지내기 싫었던 새 주민들의 인식때문이었다.

당시 코네티컷 주는 시에나 칼리지(Siena College)의 교수로 일하던 프레이저를 고용해 뱀들을 다른 곳으로 옮길 방안을 모색했다. 그러나 그는 뱀굴의 흔적으로 인해 방울뱀들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다시 자신들의 굴로 되돌아가려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코네티컷은 1989년 이 지역의 방울뱀들을 보호하는 새로운 주 차원의 규제보호를 통과시키며 방울뱀의 존재를 인정하며 보존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주민들도 이제는 방울뱀을 목격하거나 물릴 위기에 처하면 죽이는 대신 소이어같은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물론 여전히 방울뱀을 보면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들을 보존하고 지켜야 한다는게 올바른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다. 부동산 업체들도 새 입주민들에게 방울뱀의 존재를 알리며 이 지역을 뱀과 사는 마을로 인식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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