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셔터스톡

사람들은 만나면 "안녕하세요"하고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하거나 악수를 나누거나 뺨에 키스를 한다. 나라마다 인사 예절이 다르다. 그런데 개들은 대부분 비슷한 인사 방법을 사용한다. 바로 서로의 엉덩이 냄새를 맡는 것이다. 개들은 도대체 왜 다른 개의 엉덩이 냄새를 맡는 걸까? 냄새가 지독하지는 않을까?

개들은 대부분의 감각의 인간보다 뛰어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후각이 뛰어나다. 개의 코는 인간의 코보다 약 1만~10만 배 정도 민감하다. 인간은 500만 개의 후각 수용체를 가지고 있지만 개는 3억 개의 후각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개들은 주변 상황을 파악할 때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개들이 서로의 엉덩이 냄새를 맡는 것은 사람이 보기에는 조금 이상한 행동일지 몰라도, 엉덩이 냄새를 맡으면서 서로의 정보를 파악하는 개들에게는 필수적인 행동이다.

개의 특별한 후각 기관

개의 비강에는 야콥슨 기관 혹은 서골비 기관이라고 부르는 특별한 기관이 있다. 이것은 일반적인 냄새를 감지하는 코 내부의 후각 조직 신경과는 조금 다르다. 야콥슨 기관은 '감지할 수 없는' 냄새를 감지한다. 즉, 일반적인 물체의 냄새가 아니라 호르몬의 냄새를 맡을 때 활약하는 것이 바로 야콥슨 기관이다.

▲ 사진 출처 : 셔터스톡

암컷 개와 수컷 개는 서로의 호르몬 냄새를 맡아 짝짓기 여부를 결정한다. 갓 태어난 강아지는 눈이 보이지 않지만 야콥슨 기관을 활용해 어미 개의 젖을 찾는다. 게다가 어미가 다른 개들과 섞여 있어도 새끼들은 자신의 엄마를 찾을 수 있다.

엉덩이 냄새 맡기

엉덩이 냄새를 맡는 것은 동물들이 화학적으로 의사 소통을 하는 것이다. 개의 항문 근처에는 항문주위샘 혹은 항문낭이라고 불리는 두 개의 작은 주머니 모양의 기관이 있다. 이곳에 모이는 냄새는 개마다 각기 달라서, 서로의 고유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개들은 다른 개를 처음 만나면 우선 엉덩이 냄새를 맡는 것이다.

▲ 사진 출처 : 셔터스톡

반려견과 산책을 나갔을 때 다른 개를 만나면 서로 주위를 빙글빙글 돌다가 엉덩이 냄새를 맡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을 것이다. 이런 행동은 개들이 서로 "안녕! 너는 누구니?"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아주 잠깐 냄새를 맡는 것 만으로도 개들은 엄청난 양의 정보를 얻는다. 상대 개의 성별, 전반적인 건강 상태, 성격 등은 물론이고 현재 상대 개가 편안하고 행복한 상태인지 아니면 긴장해서 공격하려는 상태인지, 건강한지 아픈지 등의 정보까지 알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개들은 밖에 나가면 여러 전봇대나 잔디밭, 나무 밑둥을 돌아다니며 소변을 본다. 주변에 사는 개들에게 신호를 보내고 정보를 알리는 것이다. 또 용변을 본 후 뒷발로 바닥을 차는 것은 발바닥에 있는 땀샘에서 나오는 자신의 냄새를 바닥에 묻히는 것이다.

개들은 한 번 맡은 냄새를 매우 잘 기억한다. 그래서 한 번 인사를 나눈 개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만나더라도 서로 알아볼 수 있다. 개들은 엉덩이 냄새를 맡으면서 누가 더 힘이 세고 우위에 있는지도 파악한다. 자신이 리더라고 생각하는 개는 다른 개가 엉덩이 냄새를 맡으러 다가왔을 때 경고하기도 한다.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겁이 많은 개들도 있다. 이런 개들은 다른 개가 엉덩이 냄새를 맡으러 다가왔을 때 꼬리를 들어올리지 않은 채 냄새를 맡지 못하도록 숨긴다. 혹은 냄새를 맡으려는 개에게서 도망친다.

앞으로 반려견과 산책하다가 다른 개를 만난다면 개들끼리 서로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