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반려견은 표정으로 사람에게 말을 건다

조윤하 2017-10-30 00:00:00

반려견은 표정으로 사람에게 말을 건다
▲ 사진 출처 : 셔터스톡

당신이 과자 한 봉지를 들고 소파에 앉는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당신은 TV를 켜고, 혹은 책을 집어들고 과자 봉지를 뜯는다. 갑자기 곁으로 누군가 다가온다. 당신의 반려견이다.

반려견은 호기심에 가득 찬 표정으로 당신을 쳐다볼 것이다. 마치 "그게 뭐에요? 맛있어요?"라고 물어보듯 말이다.

그리고 크고 검은 눈으로 당신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저는 안 줄 거에요? 빨리 주세요!"라고 애원하듯 말이다.

어떤 개는 소파 위로 뛰어 올라오거나 당신의 허벅지 근처에 앞발을 올리기도 한다. 간절히 바라는 듯한 표정이 더욱 짙어진다.

결국 당신이 지고 만다. 당신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반려견에게 줄 간식을 꺼내온다.

대부분의 반려견 주인은 개의 애원하는 표정에 저항하지 못한다. 그리고 결국 개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게 된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은 동물의 표정이 동물 스스로의 감정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개들은 같은 개들끼리 모여있을 때보다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더 다양한 표정을 사용했다. 영국 포츠머스대학의 개 인지 센터 연구진은 개가 보이는 표정에 대해 연구했다.

개들은 눈썹을 들어올려 눈을 더욱 크게 보이게 만들었다. 소위 '강아지 눈'이라고 불리는, 애교스럽고 귀여운 표정이다. 개들은 자신들이 눈을 크게 뜨고 슬픈 표정을 지으면 사람들이 더욱 큰 동정심과 애정을 표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반려견은 표정으로 사람에게 말을 건다
▲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연구진은 각기 다른 품종의 1~12세의 반려견 24마리를 데리고 조사했다. 개는 사람과 1미터 떨어진 곳에 묶여 있었다. 그리고 연구진은 사람이 개를 쳐다볼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표정 변화를 촬영했다. 그 결과 반려견들은 사람의 시선에 따라 표정을 바꿨다. 반려견 인지 전문가인 줄리안 카민스키는 "우리 연구에서 개들은 누군가가 쳐다볼 때 더욱 다양한 표정을 만들었다. 하지만 개에게 단순히 간식만을 보여주면 표정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개들은 아무도 자신을 쳐다보지 않을 때는 표정을 짓지 않았다. 즉, 서로 상호 작용을 할 존재가 없을 때는 표정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말하자면 개의 표정은 개의 감정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의사 소통 수단인 것이다.

많은 반려동물 주인들이 반려동물을 사람처럼 대하며 감정을 표출한다. 만약 반려동물이 무언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사람에게 하듯이 꾸짖고 혼낸다. 하지만 동물은 사실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뿐이다. 즉, "이 행동은 나쁜 행동이야"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 행동을 하면 주인이 화를 내는구나"라고 생각한다. 개는 오랜 시간 사람과 함께 진화하며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주인과 의사 소통하는 자신들만의 방법을 만들어낸 것이다. 늑대나 침팬지가 사람의 행동에 적응하지 못하더라도 개는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려견은 표정으로 사람에게 말을 건다
▲ 사진 출처 : 픽사베이

개가 사람을 보는 방식과 다른 동물이 사람을 보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개는 사람이 자신에게 먹이를 주는 능력이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또 사람의 감정 상태를 살피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사람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한 정보를 습득한다.

개가 사람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 사람의 몸에서는 옥시토신이 분출된다. 옥시토신은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호르몬이다. 예를 들어 엄마가 아기에게 젖을 먹일 때도 옥시토신이 방출된다. 그래서 당신의 반려견의 눈을 쳐다볼수록, 그리고 반려견이 당신의 눈을 쳐다볼수록 반려견과 사람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생긴다.

단순히 보는 것과 자세히 쳐다보는 것의 차이

개를 너무 오랜 시간 빤히 쳐다보면 개는 이것을 위협으로 느끼기도 한다. 개들 사이에서 적대감을 표현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너무 오랜 시간 개를 노려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관점에서, 어떤 사람들은 개가 주인을 빤히 쳐다보는 것이 주인의 권위에 도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는 가만히 서서 개를 내려다 보며 당신이 집 안에서 주도권을 쥔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예전에는 개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말라는 훈련법이 많았지만, 요즘은 반려견과의 관계를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선을 교환하라고 가르치는 반려견 트레이너도 많다.

반려견이 당신에게 눈으로 말을 거는 것처럼 느껴지는가? 그것은 단순히 느낌이 아니다. 반려견은 정말로 표정을 사용해 당신과 의사 소통을 한다.

ADVERTISEMENT
Copyright ⓒ 팸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