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123RF |
펨브록 웰시코기(Pembroke Welsh Corgi)를 너무나 사랑하는 영국의 유명인사가 있다. 바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왕실에서 편안한 삶을 사는 로얄견의 일상이란?
왕실과 코기의 인연
미국 월간매거진 리더스 다이제스트(Reader's Digest)의 브룩 넬슨(Brooke Nelson)에 따르면 영국 왕실은 오랫동안 개들에게 헌신해왔지만 엘리자베스 여왕처럼 널리 알려진 인물은 없다. 마치 이 말을 입증이나 하듯 여왕은 왕실에서 지난 70년간 무려 30마리의 코기견들을 키워왔다.
코기견에 대한 여왕의 사랑은 그의 부모님인 조지 6세와 엘리자베스(어머니)가 1933년 첫 왕실견으로 코기를 데려온데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첫 코기의 이름은 두기(Dookie)였다고. 이후 1944년 엘리자베스 2세의 18살 생일날 여왕은 수잔(Susan)이라는 자신의 첫 반려견을 선물 받았다. 수잔은 이후 여왕의 허니문까지 따라갈 정도로 친했는데, 1949년에는 한 쌍의 새끼를 낳기도 했다. 이때부터 영국 왕실의 로얄 코기견의 혈통이 시작됐다. 이 혈통은 14세대에 걸쳐 지속됐다.
강아지들은 여왕의 동반자나 다름없었는데, 닐슨에 따르면 여왕은 그들을 가족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왕실 가족의 일원으로 이들은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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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견의 삶
-음식은 요리사가 만들어준다. 신선한 재료로 처음부터 만들어지는 메뉴는 매일매일 공급된다. 오후 정각 5시가 되면 요리사가 준비한 스테이크와 닭가슴살 필렛을 먹는데, 이마저도 대규모 호텔에서나 있을 법한 풋맨(Footman)이 직접 대령한다. 가끔은 여왕이 식사를 하기 전 직접 강아지 먹이에 육즙을 부어주는 친절을 베풀기도 한다는 사실.
-코기를 겨냥한 농담은 금지다. 바로 여왕이 자신의 반려견에 장난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 물론 여왕은 농담을 반기기도하지만 그것이 반려견과 관련 있다면 이는 허용되지 않는다. 실제로 한 풋맨이 장난으로 강아지의 음식에 위스키와 진을 첨가해 강등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여왕과 매일 산책하는 영광을 누린다. 점심을 먹은 후엔 여왕과 두번째로 버킹검 궁전을 도는데, 첫 번째 산책은 아침에 일어나서 풋맨과 하는 산책이다.
-다른 견종은 안 된다. 2013년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왕세손비가 기르던 코커스패니얼(Cocker Spaniel) 루포(Lupo)가 왕실 소유 별장이 있는 샌드링엄 축제에서 입장을 금지당했다. 이유는 이전에 베아트리체 공주가 기르던 노퍽 테리어(Norfolk Terrier) 맥스(Max)를 여왕의 코기가 공격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당시 맥스는 혈투로 인해 심한 상처와 함께 한쪽 귀도 거의 잃을 지경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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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엔 코기 세상이나 마찬가지다. 여왕은 매년 코기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양말을 직접 만드는데 그 안에는 장난감과 다른 선물들로 가득 찬다.
-엄격한 왕실 규칙도 코기들에겐 의미 없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어디서나 맘껏 할 수 있고, 또 아무도 코기들을 혼낼 수 없다. 코기들에게 손가락을 올리거나 목소리를 높여서는 안 된다. 설사 값어치 있는 카펫이나 앤티크 가구에 소변을 본다 한들 어느 누구도 말릴 수 없다. 때문에 왕실 직원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고를 위해 항상 치울 수 있는 용품을 소지하고 다닌다.
-이쯤 되면 왕실 내에 흔한 코기방 하나 없다면 문제라고 해야 한다. 왕실견들인 윌로우와 캔디, 벌컨 그리고 지난해 사망한 홀리까지 모두 다 넓은 방을 가지고 있다. 침대에서 자고 침대 시트는 매일 갈아준다. 이는 여왕의 어머니에게서 시작된 전통이라고 한다. 왕실견들은 지정된 구역 내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현재 여왕은 코기견들의 번식을 중단한 상태지만 다른 코기를 입양했다. 이름은 위스퍼(Whisper)로 지난해 사망한 샌드링엄의 관리인이었던 빌 펜윅이 데리고 있었다. 위스퍼를 사랑했던 여왕은 펜윅 부부에게 개를 기를 수 있는지 물어봤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