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타임스 이경한 기자 ] 고양이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신화나 전설, 그리고 이야기 속에서도 우리랑 가깝게 지내온 동물이다. 키프로스 고대 묘지에서 함께 발견된 유물을 근거로 고양이는 약 1만년 전부터 길러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명의 발달과 함께 농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고양이는 쥐를 잡거나 해충으로부터 곡식 창고를 보호하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으로 길러졌다. 그러나 때로는 죽은 주인과 함께 사후 세계 여행의 동반자로서 미이라로 만들어지는 등 인간과 고양이의 우정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고양이의 조상들은 이집트의 대제사장의 마음을 갖게 되면서 신성시됐다. 이집트 여신 바스테트와 세크메트는 고양이 형상을 하고 있다. 고대역사 백과사전에 있는 조슈아 마크의 기사에 따르면, 바스테트는 고양이 머리와 사람 여성의 몸을 가졌으며, "악령과 질병으로부터 가정을 보호한다. 특히 질병으로부터 여성과 어린이를 보호한다"고 했다. 세크메트는 가장 오래된 이집트 신중 하나였으며, 추종자들에게는 생명을 주는 신으로 여겨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질병과 재앙을 내리는 "무서운" 신으로 여겨졌다.

기자이자 작가인 홀리 애비는 오울케이션에 기고한 글을 통해 "고양이는 고대 이교도들에게는 숭배의 대상이었지만, 유럽 가톨릭 교회의 부상으로 악마로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로마 가톨릭교는 사탄과 관련된 모든 것을 박해하고 근절했는데 이때 수많은 고양이들이 죽임을 당했다. 고양이가 거의 사라지자 쥐의 개체 수가 증가하게 됐고, 이 쥐들은 흑사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에 감염된 벼룩을 퍼뜨렸다. 이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 전체의 인구가 약 절반가량 감소했다. "영국과 프랑스 인구의 대부분이 사망했다. 영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사망자 수가 50%에 달했으며, 프랑스의 일부 지역에서는 인구의 90% 가 감소했다"고 애비는 전했다. 검은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으로 인해 보호소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고양이가 바로 검은 고양이이며 불행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검은 고양이는 단지 유전과 아름답고 윤기나는 검은 털의 결과일 뿐이다. 여러 다른 종의 고양이들 사이의 유전적 변이에 의해 검은 고양이가 만들어졌는데 이것은 자연계에서 선호된다는 뜻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고양이의 검은색을 유발하는 돌연변이는 사람에게서 HIV에 내성이 있는 유전자에도 영향을 미친다. 검은 고양이는 과도한 멜라닌을 가져서 눈이 금색이다.

고양이 목숨은 9개라는 속설은 이집트 신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비나쉬 번젼은 매트로닷컴에 "고양이의 9개의 목숨은 이집트신 아툼-라가 고양이 형상으로 지하세계로 들어가 8명의 주요 신을 낳은 이야기에 기초한다"고 적었다. 한편으로는, 고양이의 뛰어난 민첩성 때문에 9개의 목숨이 있다는 속설이 생겨난 것일 수도 있다. 고양이는 낙하 시 몸을 비틀어 안전하게 착지하지만 높이가 높은 경우에 가능하며 낮은 곳에서는 어렵다. 고양이는 착지 시 쿠션 역할을 하는 탄성이 발에 없지만, 착지하는 정확한 타이밍에 관절을 구부릴 수 있다. 고양이는 신화뿐만 아니라 과학에서도 언급된다. 예를 들어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양자역학의 불완전함을 보여준 이론으로 유명하다.

이경한 기자 fam1@pc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