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타임스 조윤하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1순위로 악어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파충류 애호가들 중에는 악어를 길들여서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악어에게 줄을 묶어서 산책을 시키거나, 악어와 함께 잠을 자는 사람도 있다. 이런 신기한 행동 때문에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파충류 애호가들도 많다. 그렇다면 수많은 공포영화의 안개낀 늪지대에서 사람을 공격하는 역할로 등장한 악어가 정말로 반려동물이 될 수 있을까? 우선 악어를 반려동물로 키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악어를 키우려면 특별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악어는 특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악어는 일반적인 반려동물이 아니다. 특히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악어를 길러서는 안 된다. 또 악어를 키우려면 정기적인 수입원과 충분한 돈이 필요하다. 이것은 다른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악어에게 자연 서식지와 비슷한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악어는 소유자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동물이다. 하지만 동시에 악어를 소유하고 있다는 일종의 정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악어를 키운다는 것은 소유자가 인간적으로 상당히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악어는 몸집 길이의 적어도 2~3배는 되는 밀폐된 공간에서 자라야 한다. 악어가 몸을 돌리고 움직일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 특히 어린 악어들은 매우 민첩하므로 악어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 있어서는 안 된다. 또 악어가 잠수할 만큼 충분히 깊은 수조가 필요하다. 날씨가 더우면 악어는 물 속에 들어가서 체온을 식힌다. 수영을 즐기는 이 파충류가 다시 몸을 말릴 땅도 있어야 한다. 악어를 키울 때 가장 어려운 점이 바로 이런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모든 파충류는 냉혈 동물이다. 이런 동물들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요소를 빌려서 체온을 올리거나 낮춘다. 따라서 이들의 서식지에는 햇빛과 그늘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악어가 너무 오랜 시간 태양 아래 있으면 피부에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그늘을 만들어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악어 수조의 수온은 섭씨 26~29도 사이로 유지해야 한다. 밤이나 외부 공기가 차가워지는 겨울에는 온수를 틀어서 물의 온도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 악어가 만족스럽고 편안하게 생활하도록 하려면 기온이 섭씨 28도 아래로 내려가서는 안 되며 33도를 넘어서도 안 된다. 다음으로 신경써야 할 것이 바로 먹이다. 반려동물이 먹는 것은 반려동물의 건강과 직결된다. 야생의 악어는 보통 사냥을 해서 먹이를 먹는다. 그래서 악어에게 쇠고기나 닭고기를 제공해도 좋지만 악어가 정신적인 만족을 느끼도록 하려면 작은 물고기나 곤충을 살아있는 채로 수조에 넣어서 악어가 스스로 사냥을 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악어가 먹다가 남긴 먹이가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수조에서 제거해야 한다. 금방 썩기 때문이다. 악어는 일주일에 3회 먹이를 먹으면 된다. 하루 먹이를 주지 않고 다음 날 먹이를 준다면 악어가 더욱 능동적으로 사냥에 임할 것이다. 악어의 식사 활동을 기록하면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로 악어를 키우더라도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악어는 야생 생태계에서는 상위 포식자이며,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상대방을 공격할 것이다. 따라서 항상 뒤에서 접근해야 하며 악어가 공격을 당한다고 느끼지 않도록 부드럽게 다루어야 한다. 악어는 매우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반려동물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위험하고 스릴있는 생활을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조윤하 기자 fam9@pc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