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타임스 강규정 기자]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0만 마리의 개가 버려지거나 주인을 잃어버린다. 어떤 조사에 따르면 그 중 주인에게 다시 돌아오는 개는 22%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주인을 잃은 개들은 대부분 어디선가 구조되고 발견되지만, 주인의 개인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보호소로 보내진다. 보호소에서 새로운 주인을 만나지 못하는 개들은 결국 안락사에 처한다. 주인을 잃고 발견된 개 중에는 인식표나 목줄에 주인의 개인 정보를 담고 있는 개도 있다. 그런데 어떨 때는 인식표가 사라지고 고리만 남아있거나, 인식표의 글씨를 식별하기 어렵기도 하다. 일부 주인들은 이런 이유 때문에 개의 몸 안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칩이란 무엇인가? 마이크로칩은 삽입해도 안전할까?
반려동물 마이크로칩의 작동 방식 PIT(Passive Integrated Transponder, 수동적 집적 자동 응답기)라고도 하는 마이크로칩은 동물의 피부 아래에 이식되는 식별 집적 회로다. 크기는 약간 큰 쌀알 크기이며, 수동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전파식별) 기술을 사용한다. 살아있는 조직과 호환되는 특수한 유형의 유리로 둘러싸인 작은 컴퓨터칩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칩은 농장이나 목장에 있는 동물에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RFID 귀 태그를 식별하는 것과 동일한 스캐너로 정보를 읽을 수 있는 장치다. 마이크로칩 또는 PIT는 특수 주사기와 큰 바늘을 사용하여 반려견의 견갑골 피부 아래에 삽입한다. 대부분의 경우 개는 이식 과정에서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이식한 뒤 곧바로 정보를 스캔할 수 있으며, 고유한 영문자 및 숫자가 표기된다. 칩의 수명은 대체로 25년 정도이며, 이는 일반적인 개의 기대 수명보다 길다. 또한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 삽입한 뒤 다시 꺼내거나 배터리를 바꿀 필요가 없다. 마이크로칩 이식 절차가 끝나면 해당 번호를 관할 구청이나 시청에 등록하고 반려견주의 개인 정보와 연결짓는다. 대부분의 동물병원에서 신청 대행 업무를 하고 있다.
마이크로칩 삽입시 주의할 점 반려견에게 마이크로칩을 삽입하기 전에 주인이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마이크로칩이 원래 이식된 부위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처음에 이식할 때는 어깨 부근에 있던 마이크로칩이 등이나 다리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반려견의 마이크로칩을 읽을 때 처음에 이식한 부위에서 읽히지 않는다면 개의 몸 전체를 스캔해야 한다. 최근 출시된 마이크로칩은 대부분 가독성이 향상돼서 금방 읽을 수 있다. 마이크로칩으로 인한 부작용이 몇 차례 보고됐지만, 거의 이식 시술자의 실수거나 반려견 신체의 자연스런 반응 때문이었다. 기술적으로 마이크로칩은 합병증이나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는다. 따라서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반드시 수의학 지식을 갖춘 전문 인력에게 시술을 받아야 한다. 또 마이크로칩은 GPS 장치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마이크로칩이 개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삽입하는 장치가 아니라는 뜻이다. 즉, 당신이 마이크로칩을 삽입한 반려견을 잃어버렸다면 개를 찾은 누군가가 마이크로칩을 스캔하고 당신에게 연락을 취해야 반려견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마이크로칩은 만능 도구가 아니다.
마이크로칩의 장점 7,000마리의 떠돌이 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앞서 언급했듯 그 중 22%만이 주인을 다시 찾았지만, 몸 속에 마이크로칩을 가진 개는 51.2%가 주인을 찾았다. 마이크로칩이 없는 반려견에 비해 30% 더 높은 수치다. 마이크로칩은 개가 칩을 이식한 부위를 상처입지 않는 한 계속 몸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몸의 외부에 장착하는 인식표처럼 사라질 염려가 없다. 목걸이와 인식표는 시간이 지나면 마모되기 쉽다. 마이크로칩은 이식받은 부위에서 다른 부위로 이동하더라도 어쨌든 몸 안에 남아있기 때문에 스캐너로 정보를 읽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이크로칩이든 다른 방법이든 개에게 주인의 신상 정보가 담긴 인식표를 반드시 달아주는 것이고, 애초에 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다. 또 반려견에게 마이크로칩을 삽입했다면, 전화번호나 주소 등 개인 정보가 바뀔 때마다 등록 사이트에서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반려동물에게 인식표를 다는 것은 주인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강규정 기자 fam7@pc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