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타임스 조윤하 기자] "요즘 사람들 다 고양이 있고 나만 없어. 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넋두리가 유행이다. 요즘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가정이 많이 늘었다.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산책을 나가지 않아도 되며 운동량이 많지 않은 고양이는 도시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반려동물로 키우기 적합하다. 고양이를 키우지 않더라도 인터넷에서 고양이 동영상이나 사진을 찾아보는 사람도 많으며 거리에는 고양이 카페가 즐비하다. 한 마리 키우던 고양이가 두 마리, 세 마리 늘어나 어느 새 고양이 대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도 있고, '냥줍'으로 의도치 않게 새 가족을 맞이하는 사람도 있다. 길고양이들에게 주기 위해 늘 가방 한 구석에 고양이용 주식캔을 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고, 구조된 고양이를 임보하다가 입양보내는 사람도 있다. 키우는 고양이의 사진을 재미있는 스토리로 엮어 인터넷에 올려 스타가 되도록 만든 사람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 고양이를 입양했든, 얼마나 많은 수의 고양이를 기르든, 혹은 고양이를 기르지 않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고양이의 매력에 흠뻑 빠진 고양이 성애자일 것이다. 어떤 전문가는 고양이가 우리 삶에 나타난 것은 특정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와 동반자가 되어 애정을 나누며 함께 살기 위한 것 뿐만이 아니라, 인간이 주는 편의를 누리기 위해서다. 종종 '길고양이가 집까지 따라왔는데 어떡하죠?' 혹은 '길고양이가 집에 들어와서 나가질 않아요'라는 글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길고양이에게 '집사'로 간택당한 사람들의 글이다. 특히 임신한 고양이나 새끼가 있는 어미 고양이가 사람을 따라가거나 사람에게 자기 새끼들이 숨어있는 은신처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유는 사람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고양이는 공동육아를 하는 습성이 있다. 어미가 몇 마리 모여서 함께 새끼를 키우는 것이다. 새끼를 키우기 힘들거나 버거운 환경이라면 인간에게 의지해 새끼를 키우려고 할 것이다. 혹은 길거리 생활에 지쳐서 보금자리를 찾고 싶을지도 모른다. 어떤 이유에서든, 고양이는 인간을 조종해서 결국 얻고자 하는 안정과 행복, 사랑을 손에 넣을 것이다.정말 계획적이고 무서운 동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식으로 고양이는 곧 세계를 지배하게 될지도 모른다.
혹은 고양이가 우리에게 특별한 주문을 걸었는지도 모른다. 일부 과학자들은 고양이 배설물에서 번식하는 톡소플라스마원충이라고 불리는 기생충 때문에 고양이 성애 증상이 생긴다고 말한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늘 고양이 대변에 노출돼 있는데, 이 때 톡소플라즈마원충이 사람에게 옮겨가고, 사람의 뉴런을 지배해서 고양이를 숭배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물론 농담처럼 한 말이지만, 어쨌든 이는 톡소플라즈마가 잠재성 기생충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톡소플라즈마원충은 인간의 뇌 세포 안에서 헤엄칠 수 있으며 면역력이 약화된 사람이 아니라면 실질적으로 신체적 상해를 입지는 않는다. 만약 면역력이 약화된 상태라면 생명이 위험하다. 어쩌면 고양이가 사람에게 마인드 컨트롤을 시전했을지도 모른다. '집사야, 나를 받들어 모셔라!'라는 식으로 말이다. 정말 웃기게도 톡소플라즈마의 별명은 '미친 고양이 아가씨 증후군'이다. 고양이 성애가 기생충이 뇌 세포를 먹은 결과이든, 윤리적이고 순수한 존재에 대한 사랑이든, 어쨌든 고양이는 우리의 친구이자 가족이다. 고양이 집사들은 때때로 사람에게 필요한 물건을 살 때는 적은 돈에도 손을 벌벌 떨지만 고양이의 물건을 살 때는 가격이 얼마든 턱턱 지른다. 어쩔 때는 사람 밥보다 고양이 밥이 비싸다. 고양이에게는 최대한 포근하고 안락한 장소를 내주고, 사람은 침대 한 구석에 쭈그리고 자기도 한다. 처음에는 '절대 침대 위에 고양이를 올리지 않을 거야'라고 다짐하는 집사들도 있겠지만, 글쎄, 과연 그 결심이 얼마나 갈까?
당신이 고양이 성애자라는 사실을 알아보는 방법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휴대전화에 가족 사진보다 고양이 사진이 많다. 2. 기회만 생기면 자신의 고양이 사진을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한다. 모든 전자 기기의 배경화면이 고양이다. 3. 외출했는데 마치 자신의 고양이가 곁에서 우는 것같은 소리를 듣는다. 4. 모든 물건에 고양이 캐릭터가 들어가 있다. 5. 고양이가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라면 무조건 본다. 6. '이성친구와 고양이 중에 선택하라면 당연히 고양이지!'라고 생각한다. 7. 인생의 목표는 부자가 되는 것, 혹은 로또 당첨이다. 그래서 시골에 넓은 집을 사고 수의사를 고용해 수많은 고양이 속에 파묻혀 사는 것이다. 8. 죽은 후 먼저 무지개 다리를 건너 고양이별로 간 고양이들과 다시 만날 것이라 믿는다. 사람에게 남은 시간과 고양이에게 남은 시간이 같지 않지만, 함께하는 한 우리는 우리의 반려동물에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때로는 말썽부리는 고양이가 밉고, 서로 싸우고, 토라지기도 하겠지만 고양이는 늘 당신 편이며, 당신도 늘 고양이의 편이다.
조윤하 기자 fam9@pc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