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셔터스톡 |
지난달 21일 미국 전역에서 관측된 개기일식은 천문학자부터 생물학자, 동물학자, 인류학자, 여러 분야 연구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일식현상 전후로 여러 동물원에서 동물들이 어떤 이상행동을 보이는지를 기록하기 위해 창의적인 방법들을 고안해내고 있다는 소식이 뉴스의 헤드라인에 실렸다.
개기일식이 나타난 리버뱅크 동물원에서는 일식관측용으로 특수제작된 안경을 동물원을 찾은 관람객에게 나눠주어 관람객들이 동물들의 이상행동을 기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원들은 리버뱅크 동물원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동물원들과 다양한 동물군이 서식하는 지역에서 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동물들이 보이는 이상 행동패턴을 관찰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
리버뱅크 동물원에서 동물들의 이상행동을 관찰하는 연구를 이끈 아담 하스톤로즈는 "동물들이 특별한 특이행동을 보일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모르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하스톤로즈는 개기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동물들이 예상치 못했던 정말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밝혔다. 달이 태양을 가리기 시작하면서 하늘이 일시적으로 어두워지자 몇몇 동물들은 실제 밤이 된 것으로 인식하고 잠자리에 들어가려 했다.
하스톤로즈는 "개기일식이 진행되면서 일부 동물들이 밤이 찾아올 때 보이는 일반적인 행동들을 했다. 고릴라들은 우리 내의 언덕받이로 올라와 밤에 잠을 자러 들어가는 문 앞으로 다가왔으며, 코끼리들도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긴팔원숭이들이 냈던 소리가 특이한 차이점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하스톤로즈는 또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기 10분에서 15분 전이 되자 긴팔원숭이들은 이상한 소리를 냈다. 긴팔원숭이들이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보통은 소리를 점점 더 크게 냈다가 점점 잦아드는데 이번에는 갑자기 한 순간에 소리를 멈췄습니다. 갑자기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긴팔원숭이들이 보여준 이 행동은 평소에 보이는 행동들과는 확실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 긴팔원숭이들이 소리를 한 순간에 멈췄던 것이 동시에 일어났다는 점에 주목하여야 하며, 이는 원숭이들이 태양이 완전히 차폐되는 현상에 반응한 것이라고 명백하게 볼 수 있다.
일식이 진행되자 플라밍고와 잉꼬새들은 한 자리에 모여 무리를 이루었는데, 이는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행동이다. 코모도 도마뱀도 일식에 따른 반응을 보이며 우리 안을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하였고 기린은 목을 좌우로 흔드는가 하면, 개코원숭이들은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데도 한 자리에서 빙글빙글 맴돌았다. 이러한 동물들의 행동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동물들이 보이는 행동이 연구대상이 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였고, 이에 따라 리버뱅크 동물원은 생물인류학 연구의 가장 좋은 연구대상이 될 전망으로 보인다.
남캐롤라이나 대학에 다니는 한 박사과정의 대학원생은 정말 엄청난 기분이 들었다면서 그 당시의 상황을 이와 같이 표현했다. "내가 느꼈던 것을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이번에 나타난 현상에 관해서는 전에 발표자료가 나온 적이 전혀 없고 이번 현상에 관한 논문에서 엄청난 결과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테네시주는 이번 일식현상을 관찰하기 위해 가장 많은 이들이 찾았던 곳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일식현상에 따른 동물들의 행동반응을 보기 위해 내쉬빌 동물원에 7,000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내쉬빌 동물원의 동물들이 보인 반응들도 충분히 흥미로워 연구대상으로 삼기에 충분한 잠재성이 있다.
내쉬빌 동물원의 대변인인 짐 바투는 "정말 멋진날이었다. 여기에서 일어났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고, 개인적으로는 오늘의 경험이 이토록 감정을 불러일으킬 줄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동물원 관계자들은 일식이 진행됨에 따라 몇몇 동물들은 차분해지는 것 같았고 나머지 다른 동물들은 갑자기 활동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바투는 플라밍고들의 경우 한 곳에 몰려들어 무리를 이루고 있다가 태양이 다시 뜨자 다시 사방으로 퍼졌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조류들은 시끄럽게 울음소리를 내기도 하였다고 밝혔다. 기린이나 코뿔소들은 하늘이 어두워지자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특히 기린이 동물원 내에서 가장 이상한 반응을 보였던 동물들의 전형적인 예였다. 기린들은 가족끼리 무리를 지어 뛰어다니기 시작했는데, 이는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행동이다.
클리브랜드 출신으로 해당 동물원의 자원봉사자로 있는 한 자원봉사자는 기린들이 미친듯이 뛰어다녔다고 설명했다. 기린 가족 중에서도 3살인 나샤오아 이제 6달된 마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
나샤와 마지는 부모와 함께 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무리를 지어 뛰어다녔는데, 새끼 기린들의 경우 평소에도 이리저리 잘 뛰어다니곤 하여 특이행동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잘 뛰어다니지 않는 아비와 어미 기린이 새끼들과 함께 뛰어다녔다는 것이다.
또 다른 동물원 자원봉사자는 아비기린인 콩고가 그냥 있는 것 말고는 평소에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며, 콩고가 우두머리의 위치에 있다는 자각이 강해 평소에는 장난을 친다고 뛰어다니거나 야단법석을 떠는 일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내쉬빌 동물원의 동물들의 경우 각각의 동물들이 보인 행동들이 평소에는 볼 수 없는 특이한 행동을 보였다.
반면 리버뱅크 동물원의 동물들이 보인 이상행동들은 밤이 되면 나타나는 행동들로 일반적인 행동범주 밖으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두 동물원들이 보인 이상행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