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타임스 강규정 기자] 폭탄을 발견하도록 훈련받은 개들은 사람들 사이를 걸어다니며 군중 속에서 냄새를 맡아 폭발물을 식별한다. 최근 펄 잼, 데일러 스위프트, 본 조비, 메탈리카 등의 콘서트에서 훈련받은 검은색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임무를 수행했다.
'폭탄 냄새 추적견'들은 미 오번대학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훈련을 받은 개들이다. 리처드 레이드가 2001년 자신의 구두에 폭탄을 숨기고 비행기에 탄 사건이 있은 뒤 개발됐다. 이 개들은 사람의 흔적을 따라 남은 열화상의 냄새를 추적한다고 알라바마 애니스톤에서 훈련소를 운영하는 폴 해몬드는 말했다. 이동하는 사람들은 흔적처럼 그들의 뒤로 따뜻한 공기를 내뿜는다. 특별히 훈련된 개들은 이 신체열의 입자 냄새를 맡아 사람들로 가득 찬 장소에서 폭탄을 감지할 수 있다.
"8만 명의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도 실패하지 않는다. 콘서트장 밖을 오가는 수천 대의 차량에도 동요하지 않는다. 쓰레기통 냄새 때문에 집중이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해몬드는 말했다. "맨체스터 테러 이후 우리에게 전화가 쇄도했다"고 해몬드는 덧붙였다.
지난 5월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열린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에서 자살 폭탄범이 폭탄 테러를 일으켜 22명이 사망했다. 이후 콘서트 비즈니스 업계의 최고 보안 전문가들은 팬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보다 강력한 방법을 강구했다. 전직 군인들과 경찰 관계자들이 폭탄 냄새 감지견의 활동을 후원했다.
로스 앤젤레스의 한 포럼은 지난 달에 드론 방지 스크램블링 장치에서 경찰 바디캠까지 최신 보안 기술을 소개했다. 공연기획사인 오크뷰그룹(Oak View Group)의 대표 팀 레이위크는 특별히 훈련된 탐지견 부대가 2013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와 맨체스터 아레나 사건과 같은 비극에서 폭탄을 미리 발견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로 돌아가서 만약 그 때 폭탄 냄새 추적견이 활약했다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까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그렇다'일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 개들의 능력이 엄청나게 뛰어나다는 점이다. 이들의 후각은 상상을 초월하며 집중력도 상당하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본 조비의 오랜 매니저이자 아레나 얼라이언스의 수석 부사장인 폴 코질리우스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제는 후원자들의 생각에 달렸다. 우리는 콘서트 준비 등 모든 과정을 정말로 조용한 비밀로 유지했다. 이제 우리는 관객들에게 공개적으로 이 장소는 안전한 공간이라고 알려줄 수 있다."
오번대는 18개월 동안 냄새 추적 훈련 프로그램으로 100마리 이상의 개를 훈련시켰으며, 이 개들은 켄터키, 렉싱턴, 샌프란시스코 및 다른 지역의 콘서트장으로 이동하기 전에 메트로폴리탄 공항, 암트랙 역,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야구 경기장 등에서 실전에 투입됐다. 아직 실제 폭탄 테러범을 체포한 적은 없지만 이 개들은 심장약으로 쓰기 위해 니트로글리세린 알약을 운반하던 남성과 도널드 트럼프 시위에서 합법적으로 권총을 소지하고 있던 사람을 찾아냈다. 이들을 밝혀내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지만, 관계자들은 개들의 추적이 매우 정밀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폭탄 냄새 추적견에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들
업계의 모든 사람들이 강아지의 능력에 대해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로스앤젤레스 폭탄 분대의 개 트레이너이자 장교인 델루시아는 "정확한 과학이 아니다. 당신이 개와 끊임없이 움직이며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검열하고, 스캐닝하고, 탐색한다면, 언젠가 범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률상 행운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콘서트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 산호세의 SAP 센터 행사 및 예약 담당 스티브 키스너는 기존의 폭탄 탐지견을 고용했지만 이 개를 폭탄 냄새 추적견으로 바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훈련이 더욱 정밀해져서 우리가 폭탄 냄새 추적견을 믿고 이용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기존의 폭탄 탐지견을 쓸 것이다"라고 키스너는 말했다.
변호사이자 이벤트 안전 연합 부회장인 스티브 아델만은 군중 관리의 기본에 집중해야 한다며 신기술을 경계했다.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라고 그는 말했다.
"우리는 미친 사람들처럼 뛰어 다니며 '세상에, 여태까지 가방 체크를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폐회로 TV 시스템에 연결된 얼굴 인식기와 자력계가 필요해!'라고 외치고 있다"라고 아델만은 자조했다.
레이위크는 개를 고용하는 비용이 비싸다는 것을 인정한다. 폭탄 냄새 추적견 한 마리를 고용하려면 1년에 5만달러(약 5600만원)의 비용이 든다. 하지만 여러 마리를 고용하면 할인이 되며 단기간 임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연 현장에 개가 있으면 보험 회사는 보험 적용 범위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보통 공연장 하나를 살피려면 개가 4마리 필요하다. "만약 제대로 된 보안을 원한다면 비용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폭탄 냄새 추적견은 또 다른 이점이 있다. 그들은 공기중의 냄새를 파악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다가가 냄새를 맡지 않는다. 해몬드는 "대부분의 경우 관객들은 자신이 수색당했다는 사실 조차 모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규정 기자 fam7@pc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