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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가구, 새 단장해 반려동물에게 물려주면 어떨까

Jennylyn Gianan 2017-08-28 00:00:00

[팸타임스 제은 기자 ] 반려동물 업사이클 가구 쓸모연구소

버려지는 가구, 새 단장해 반려동물에게 물려주면 어떨까

우리는 이미 지구상의 너무나 많은 자원을 사람들만의 편의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것을 찾는 주기가 빨라지다 보니 멀쩡한 채로 버려지고 있는 물건들도 많다. 하지만 새로운 가구를 만들기 위한 대량 벌목은 환경 문제 및 동물 보호 문제를 야기한다. 끊임없이 동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하여 새로운 가구를 만들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멀쩡한 가구나 목재가 한 해에 170T가량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버려진 가구를 다시 반려동물을 위한 긍정적인 순환으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

우리가 썼던 가구를 반려동물에게 물려주며 새로운 쓸모를 찾아보고, 사람과 동물의 공존을 모색하고자 '쓸모연구소'가 탄생했다. 서랍 한 칸이 강아지의 식탁이 되고, 어릴 적 사용했던 커다란 모니터는 고양이의 안락한 침대가 된다.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버려지는 물건을 재활용한 반려동물 가구'를 구현해낸 유라 대표와 인터뷰를 나눠보았다.

버려지는 가구, 새 단장해 반려동물에게 물려주면 어떨까

버려진 가구를 재활용해 반려동물 가구를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저처럼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은 고양이들이 어디에나 숨어 있는 모습을 보셨을 거예요. 장롱 문이나 서랍이 열려 있으면 그 안에 들어가 잠을 자고, 의자 밑이나 모니터 위를 마치 원래 그들을 위한 자리인 것처럼 올라가 있죠. 굳이 새로운 것을 만들지 않아도, 기존의 가구들을 원하는 대로 이용하는 것을 보았어요. 그렇다면 여기에 정말 약간의 기능만 더해주면 원래 있는 가구를 함께 사용하거나 물려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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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중고시장이나 재활용에 관심이 많으셨나 봐요.

사용하던 물건을 버리기 전에 다른 용도로 또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파스타 소스 병이나 반려동물 통조림, 옷 같은 것도 리폼 하는 아이디어를 많이 찾아봤고 직접 해보는 것을 재밌게 느꼈어요. 누군가의 손을 거쳐 소중하게 전해져온 빈티지 소품이나 앤틱 가구들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러다 졸업 작품으로 제가 함께 살고 있는 반려묘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소파를 제작했었는데,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반려동물 가구 만드는 일을 제대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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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것을 쓸 수도 있는데, 가구를 재활용하는 것은 왜 필요한가요?

우리나라는 원목을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데, 충분히 재활용을 할 수도 있지만 재활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소각 비용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그냥 버려지고 있어요. 거리에 버려진 가구 중 멀쩡해 보이는 것은 재활용 센터에서 다시 사용하겠지 싶었는데, 대형 폐기물 스티커를 붙여 내놓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부서져 소각장으로 보내지더라고요. 물론 업사이클링을 하는 것이 어차피 또 다시 버려질 제품을 만드는 것 아닌가 생각하는 분도 많지만, 그렇게 다시 쓰게 되면 이 자원이 버려지기까지의 순환 기간을 늘려줄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이후 소각 비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소비 패턴을 바꾸는 데에도 일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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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연구소에서 나오는 업사이클 가구의 재료가 되는 버려진 가구는 어디에서 수거하시나요?

가구와 목재를 수거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먼저 직접 지역 내를 돌아다니며 가구를 수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밖에 가구를 내놓았기 때문에 젖거나 오염된 가구들은 피해야 한다는 것, 반려동물이 직접 몸에 닿으며 사용할 가구이기 때문에 접착제가 많이 포함된 PB나 MDF는 제외한다는 것입니다. 단단하고 저렴한 장점도 있는 소재이지만 사용하는 공구들을 닳게 하기도 하거든요. 또한 저는 동네119라는 활동을 하며 도봉구 내 이사를 도와드리는 일도 하고 있는데, 이때 발생하는 가구 중 필요한 것을 얻어오기도 합니다. 목재 같은 경우는 인테리어 자재로 사용되고 남는 걸 받아오기도 하고, 업사이클 소재연구소, 인천목재단지 등에 방문하여 사용 가능한 버려지는 자투리 목재를 골라 챙겨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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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이라면 사용감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소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심하게 상한 부분은 다른 목재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목재의 겉면은 대패를 활용해 벗겨냅니다. 보통 집에서 사용하는 가구들은 외부에 스크래치나 부서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대부분 사용 가능하게 됩니다. 흠집이나 모자란 부분은 목재를 덧대어 작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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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구상부터 완성까지 대략적인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가구는 두 명이서 모든 과정을 직접 작업합니다. 수거한 제품에 따라 그때그때 아이디어를 내고 이것이 일회성으로 제작될 제품인지 규격화하여 판매할 수 있는 품목인지 구분하지요. 규격화하여 제작할 수 있는 목재라면 반려동물에게 맞는 사이즈로 다양하게 제작해보고 직접 사용해 본 후 주문제작으로 제품을 판매합니다. 규격화 할 수 없는 제품은 재고를 1로 하여 웹에서 판매하거나 박람회에서 판매합니다.

즉 가구를 수거한 뒤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이를 수치화한 다음, 깨끗하게 가공, 재단, 사포, 페인팅, 방수 마감 등의 과정을 거쳐 제작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 사용되는 페인트, 마감재는 친환경, 무독성 재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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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연구소의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쓸모연구소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도전하는 기업이었으면 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는 즐거움을 잃지 않으면서 사회적 경제, 업사이클링 분야에서 꾸준히 작업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에요. 점차 이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가며 우리들이 사용하던 가구를 더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유라 대표는 반려묘 두 마리를 키우며 실제로 가구를 써보고, 아이디어를 얻는다. 여느 집사들과 마찬가지로, 사람보다 짧은 생을 사는 반려동물에게 편안하고 좋은 것만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가구를 제작한다고. 쓸모연구소의 업사이클 제품은 온라인 마켓과 박람회, 오프라인에서는 노원구에 있는 서울여성공예센터 더 아리움에서 만나볼 수 있다.

Jennylyn Gianan fam1@pc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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