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82년생 김지영'에 출연하게 된 정유미(출처=정유미 인스타그램) |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논란을 딛고 100만권을 판매했다. 지난 2016년 출간된 이 소설은 최근 페미니즘과 미투 운동의 열풍으로 인해 2년만에 밀리언셀러가 됐다. 단순한 소설이었던 '82년생 김지영'은 이제 사회현상이 되어 늘 이슈가 되어 왔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많은 사람들이 읽고, 스타들도 읽었으며 영화 제작까지 됐을까? 그리고 왜 이 소설은 논란이 됐을까?
|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출처=믿음사 제공) |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주 작가는 코멘터리 에디션과의 인터뷰에서 소설을 쓴 배경에 대해 "여성들의 보편적 고민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조남주 작가가 말하는 여성들의 고민이란, 학교와 직장에서 받는 성차별, 고용시장에서 받는 불평등, '독박 육아' 등이라고 언급했다. 작가는 '김지영'이라는 흔한 이름을 통해 여성들이 가부장제의 부조리에 짓눌려 사는 모습을 상징으로 떠올렸다고 언급했다. '82년생 김지영'은 양성평등이나 페미니즘이 거론될때 마다 언급되어 눈길을 끌었다.
|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밝힌 소녀시대 수영(출처=딩고 '90년생 최수영' 캡처) |
'82년생 김지영'을 21세기 판 '여자의 일생'이라고 표현한다. 주인공인 김지영은 1982년생으로 일상적으로 겪는 차별이나 성폭력 등의 문제가 들어가 있다. 주인공 김지영은 여아 낙태가 제일 극심했던 1980년대에 태어나, IMF 사태로 힘들어진 노동시장을 경험하고, 결혼해서는 '경단녀'이자 '맘충'이 된다. 김지영은 특출나지도, 가난하지도 않고 주변엔 유별나게 나쁜 사람도 없다. 작가는 김지영의 경험들이 지역이나 경제적 한계가 아닌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일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 ▲팬들은 '82년생 김지영'을 읽은 아이린 '탈덕'을 외치며 아이린 사진을 불태웠다(출처=온라인커뮤니티) |
'82년생 김지영'의 작가 의도는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전업주부 김지영의 인생을 그리면서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는 차별과 사회 구조적 불평등을 보여주고자 했으나, 이 소설은 페미니즘과 미투 열풍이 불면서 논란이 생겼다. 조남주 작가가보여주고자 했던 '보편적 고민'은 책 출간과 동시에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여자만 힘든것이 아니다"라는 의견과 함께 '90년생 김지훈'이 등장했다. 여성과 남성의 성별을 기준으로 일종의 대결 구도가 펼쳐진 셈. '90년생 김지훈'을 쓴 작가는 "남자라서 양보하고, 무거운 거 들고 자라는 역차별을 당하고 살아와 마음속에 상처가 난 90년대 남성들을 달래기 위한 소설"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 가운데 특히 걸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아이린은 지난 3월 행사에서 요즘 어떤 책을 읽었냐는 질문에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밝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이린 페미니스트'라는 말과 함께 논란에 휩싸였다. 이 사건 이후 아이린 사진을 찢고 불태우는 일이 발생했다. 또한 배우 정유미가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출연한다는 소식에 일부 네티즌들은 "정유미도 페미니스트였다"며 실망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최수영,아이린,정유미 말고도 남성인 방탄소년단의 멤버 RM과 유재석,박원순,노회찬,문재인 대통령도 있었지만 이들에게는 비난을 하지 않아 일부 네티즌들은 그 사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사실 페미니스트는 여성 인권운동으로 비난 받을 일은 아니었으나 이 소설이 논란이 된 이유는 페미니즘이 최근 '남혐=페미니즘'으로 잘못 변질되어 '82년생 김지영'또한 논란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남과여의 대결구도 보다는 '82년생 김지영', '90년생 김지훈' 모두 서로의 힘든점을 이해하며 불합리한 제도와 사상이 있다면 함께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팸타임스=임채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