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전통 예술을 대중 예술로…한류 스타 주얼리 작가 김민휘 정재인 모녀

김진아 2016-12-21 00:00:00

전통 예술을 대중 예술로…한류 스타 주얼리 작가 김민휘 정재인 모녀
▲ 김민휘, 정재인 모녀 주얼리 작가

[FAM타임스=우지영 기자]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이준기와 아이유의 사랑의 매개체로 나온 아름다운 자개 머리꽂이 부터 영화 <아가씨> 김민희의 우아한 사파이어 귀걸이, 그리고 엑소와 트와이스의 모던하고 유니크한 무대 액세서리까지.

한류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K팝, 전통부터 현대까지 폭넓게 트랜드를 이끄는 디자인을 선보이며 대중의 공감과 환호를 넘어 감탄을 자아내고 있는 민휘아트주얼리는 2대가 함께 하는 주얼리 브랜드다.

서울대학교 출신의 김민휘 작가는 이태리와 일본, 중국 등지에서 열린 해외 주얼리 디자인 경연 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한 뒤 드라마 <선덕여왕>, <동이>, <해를 품은 달> 등을 통해 격이 다른 장신구 디자인을 선보였다. 한국 장신구 디자인의 선두주자로 활약하며 최고급 명품 장신구를 만들어 온 명인으로 명성을 떨쳐 왔다.

정재인 작가는 서울대학교에서 의상과 미학을 전공한 뒤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뉴욕대학교와 스탠퍼드 대학교 연수를 마친 준비된 글로벌 인재다. 그녀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패션쇼와 카네기홀 오페라의 주얼리들을 디자인 했고, <장옥정>, <가면>, <달의 연인>, <화랑> 등을 통해 한국 장신구 디자인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다.

민휘아트주얼리 라는 브랜드명은 '민휘'라는 엄마 김민휘 작가의 이름을 넣어 딸 정재인 작가가 만든 것으로 민휘아트주얼리는 세계무대에서 한국 고유 디자인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한 디자이너 브랜드다.

"함께 하면 더 큰 것을 이룰 수 있어요."

무한경쟁 시대라고 불릴 만큼 자신만을 앞세우는 치열한 사회다. 그러나 정재인 작가는 좀 다르다. 자신만을 내세우지 않는 겸손한 마음, 함께 가는 것의 소중함을 중시하는 열린 마음은 '민휘' 아트주얼리라는 브랜드 이름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실제로 정재인 작가가 활동을 시작한 뒤에 엄마 김민휘 작가의 대외 활동은 더욱 더 활발해졌다. 요즘 김민휘 작가는 학교나 기업체 강연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 또한, 다큐멘터리나 토크쇼 등의 TV 방송에서도 심심치 않게 그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보통의 2세 디자이너들은 엄마의 후광을 피하려고 한다. 2대째 이어지는 브랜드의 경우, '세대교체'라는 말은 흔히 쓰이는 단어다. 하지만, 정재인 작가는 오히려 엄마의 이름을 넣어 브랜드를 만들고, 엄마의 대외 활동을 적극 지지하며 함께 가는 방향을 택했다.

정재인 작가 "저는 대를 잇는 것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축적된 시간들이 주는 힘이 있거든요. 엄마가 하던 일이기 때문에 제가 더 열심히 하는 부분도 커요. 무엇보다 엄마는 엄마 이름으로 충분히 빛날 만한 디자이너에요. 앞으로도 '정재인 엄마'보다 '김민휘 작가'로 평생 불리길 바라요."

김민휘 작가 "재인이가 둘도 없는 효녀에요. 세상에 어떤 딸이 본인 이름 대신 엄마의 이름을 이렇게 내세워주겠어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 모두 딸이 엄마를 잘 챙긴다며 부러워해요. 딸을 잘 키운 덕분에 엄마가 좋은 사람일 것이라는 소리도 듣죠. 제 이름이 어려워서 잘못 아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이제는 모두가 제 이름을 알아요. 이름을 말하면 '어,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하세요."(웃음)

본인의 이름을 열심히 찾아준 딸에게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힌 김민휘 작가는 딸의 예쁜 손이 거칠어진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고 말했다.

김민휘 작가 "제가 디자인 일을 활발하게 하면서도 저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왔기 때문에 제 이름의 작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어요. 근데 그렇게 흩어진 것들을 재인이가 하나하나 다 찾아주더라고요. 제가 일을 그만두고 싶어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재인이가 참 마음 아파했어요. 그 동안은 재인이가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요즘에는 문득 재인이가 나의 속상했던 일들을 하나씩 해결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인이는 살짝 흘렸던 이야기도 다 기억할 만큼 속이 깊거든요. 그래서 재인이가 지금까지 쉼 없이 달리지는 않았나 싶어서 울컥할 때가 있어요."

"최근에 드라마 '달의 연인' 주얼리 디자인 설명에 유물과 함께 제가 10년 전에 수상한 작품들도 함께 리스트업해서 이야기들을 풀었더라고요. 제가 10년 전에 작업했던 것들은 '선덕여왕', '동이' 등에 나왔던 작품들인데 그것들을 또 다른 형태의 유물로 보고 되살려준 재인이에게 고마워요. 과거를 바탕으로 한 걸음 나아가 새로운 전통을 재창조했다는 느낌이 들었죠. 그리고 본인의 이름을 전면적으로 내세운 대신 제 이름과 우리 직원들의 이름을 함께 넣었고요. 항상 엄마, 그리고 주변을 챙기는 딸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정재인 작가 "엄마와 함께 하기 때문에 덕을 보는 것은 저예요. 제가 관심이 없는 분야는 잘 못하는 성격이에요. 엄마는 제가 작품 활동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엄마 덕분에 제가 행복하게 작업에만 매진할 수 있어요. 흔히 이 쪽 바닥이 그렇게 예쁜 면만 있지 않다고들 하는데, 저는 그런 면을 잘 못 봤어요. 아마도 엄마가 늘 함께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김민휘 작가 "사실 재인이가 일을 시작하면서 저와는 다른 방향으로 일을 했고, 많은 일을 했는데 본인을 내세우지 않아요. 재인이가 예쁘고, 또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재인이가 앞에 나서면 더 주목 받을 수 있다고 모두가 말해요. 근데 엄마를 늘 챙겨요."

"저는 이제 뒤로 물러나야겠다고 한 적이 있었어요. 근데 재인이가 제 손을 꼭 잡고 앞으로 끌어주더라고요."

정재인 작가는 전면적으로 방송 프로그램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제작진의 요청에 의해 엄마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가끔씩 얼굴을 비춘 적이 있다.

하지만 CF에서는 정재인 작가를 만나볼 수 있었다. 정재인 작가는 배우 이영애가 모델로 있는 더 히스토리 오브 후 화장품을 비롯해 전지현이 모델로 있는 헤라 화장품의 지면 광고를 촬영한 적이 있다. 그리고 최고의 스타만 찍는다는 삼성 갤럭시 휴대폰 CF 모델로 활약하기도 했다.

정재인 작가 "우연한 기회에 하게 됐던 일들이에요. 다른 브랜드의 모델 활동을 하면서 우리 주얼리가 잘 돋보이도록 도와주시는 많은 연예인 분들께서 얼마나 세심하게 신경써주시는 건지 잘 알 수 있었어요.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됐죠. 어떤 물건을 돋보이게 하려면 신경써야할 것들이 참 많더라고요."

모녀 작가는 얼마 전, 전 세계 예술인들의 꿈의 무대로 손꼽히는 카네기홀에서 열린 오페라의 장신구를 디자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카네기 홀 플레이빌' 매거진 에는 주얼리 디자이너로서는 최초로 모녀의 얼굴과 프로필이 수록되기도 했다.

김민휘 작가 "카네기 홀은 음악인이라면 모두가 꿈꾸는 꿈의 무대죠. 제가 첼로를 전공했어요. 음악을 해서 그런지 카네기 홀에 선다는 것이 더 감회가 새로웠어요. 꿈을 이뤄주고 있는 딸에게 고마워요. 우리 딸은 정말 복덩이에요."

정재인 작가 "카네기 홀이라는 공간 자체가 어떤 역사와 전통이 느껴지는 곳이에요. 그런 곳에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영광이에요. 특히 한국 콘텐츠로 무대에 오르게 돼서 더 자랑스럽고 뿌듯해요."

"마지막에 무대에 나가 인사하는데 객석에서 박수쳐주시는 모든 관객 분들 다 고마웠어요.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멀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내 집에 온 반가운 손님들 같았죠. 함께 작업하는 가수 분들께서 공연할 때 이런 마음인가 싶기도 했고요."

전통 예술을 대중 예술로…한류 스타 주얼리 작가 김민휘 정재인 모녀
▲ '카네기홀 플레이빌'에 수록된 김민휘, 정재인 모녀 주얼리 작가

정재인 작가는 타 브랜드의 모델 활동을 하면서 연예인들이 얼마나 신경써주는지 알게 된다고 하고, 카네기 홀 무대에 올라서는 자신과 작업하는 가수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이룬 성과에 대한 뿌듯함 보다 자신과 함께 한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이해해보고 감사함을 표하는 그녀의 마음 씀씀이가 좋게 느껴졌다. 너무 착한 것이 아니냐고 하자,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정재인 작가 "아무리 헤아려 보려고 노력해도 다 알 수 없겠죠. 저와 일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알고 싶고, 제가 어떤 도움을 받는지 알고 싶어요. 무심하게 지나가고 싶지 않아요. 어제는 다른 인터뷰 차 사진 찍을 준비를 하다가 반지를 안 낀 것을 나중에 알았어요. 반지를 낄까 하다가 사람들도 기다리고 있고 해서 그냥 촬영했거든요. 저도 그런 상황일 때가 있는데 우리 주얼리들이 잘 보이도록 신경써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김민휘 작가 "재인이는 우리 주얼리를 좋아해주고 착용한 사람들의 모습에 항상 감동 받아하고, 진심으로 기뻐하고 그래요. 저도 누군가 우리 주얼리를 좋아해주는 모습을 보면 매우 기쁘기는 한데 재인이는 더 해요."

정재인 작가 "보고 또 봐도 감동이고, 행복한 것 같아요."

김민휘 작가 "어떻게 보면 디자이너가 되고자 하는 시작점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어요. 저는 제가 착용하고 싶은 주얼리를 만들고 싶어서 디자이너가 됐고, 재인이는 작품과 캐릭터에 맞춰 디자인을 시작했으니까요. 재인이는 다른 사람을 예쁘게 해주고, 다른 사람이 자신의 주얼리로 인해 기뻐하는 모습에 큰 행복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정재인 작가 "장신구만 보더라도 그 캐릭터, 사람이 딱 떠오르도록 디자인하고 싶어요. 우리 장신구를 통해 고유의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죠."

최근 모녀 작가가 작업한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1위를 거머쥐며 화제를 모았다. 수려하게 아름다운 장신구들이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주인공 이준기와는 드라마 <아랑사또전>, <조선총잡이>에 이어 세 번째 다시 작업하게 됐다. 지난 작품에 비해 달라진 점은 없을까.

김민휘 작가 "이준기 씨는 항상 좋으시죠.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더 건강해지시지 않았나 생각해요. 우리는 순은 반지를 만드는데, 피로가 누적된 분들이 반지를 착용하면 반지가 변색될 때가 있어요. '조선총잡이' 때는 은반지의 색이 금방 변해 버려서 많이 피로하신건가 걱정하기도 했어요. 이번 반지에는 그런 흔적이 없었어요. 더 건강해지시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앞으로도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바랍니다."(웃음)

<달의 연인>에는 이준기 외에도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엑소 백현, 지수, 윤선우 등의 꽃황자들이 총 출동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각각의 황자들 역시 캐릭터에 맞는 장신구들을 착용해 장면들을 한층 빛내주었다.

김민휘 작가 "멋진 남자 배우 분들이 많았지만 재인이는 역시 관심이 온통 주얼리에만 있었어요.(웃음) 첫 회에서 해수가 황자탕을 엿보던 장면이 있었어요. 황자들이 단체로 등장하는 첫 장면이기도 했고, 감독님께서 정말 신경을 많이 쓰신 장면이었어요. 그 장면이 어떻게 찍힐지 다들 기대했죠. 그 날 주얼리를 보낼 일이 있었는데도 재인이가 안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주얼리는 꼭 보내야 한다며 새벽에 따로 스태프를 통해 주얼리만 건네주고 왔어요."

정재인 작가 "'황자탕' 시스루 의상을 피팅할 때 갔었어요. 그 의상 피팅을 보러 간 것은 아니고, 전체적인 의상 피팅을 보다가 그의상도 같이 보게 됐던 건데 눈을 어디다 둬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웃음) 황자탕 촬영 날 보다도 후반부에 제가 가봤으면 좋았을 걸 생각이 든 장면이 있어요. 드라마를 띄엄띄엄 보는 시청자라도 어떤 소품이 나올 때, '그게 그런 것이었지'하고 바로 연상될만한 것으로 나와야 그 장면의 의미를 더 살릴 수 있는 것 같거든요. 근데 제가 통해서 전달을 했더니 잘 전달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좀 아쉬웠죠."

<달의 연인>에서 세월과 캐릭터에 따라 변화한 주인공들의 머리 장식, 귀걸이 등이 매회 화제가 됐다. 장신구에 대한 다수의 폭발적인 호응은 우연히 얻어진 것이 아니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나올 때까지 혼신을 다해 연구하고 끊임없이 노력한 것에 따라온 결과물이다. 모녀 작가는 특히, 홍일점 아이유의 장신구에 많이 신경 썼다고 전했다.

김민휘 작가 "이번 드라마 하면서 해수(이지은, 아이유) 쪽과는 따로 소통을 하면서 진행했거든요. 그래서 좀 더 캐릭터에 맞춰서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지은 씨는 사극 장면과 현대 장면 모두에서 주얼리가 필요했기 때문에 신경 쓸 수 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정재인 작가 "엄마가 지은 씨를 너무 예뻐하셨어요. 드라마 촬영 당시에 지은 씨께서 귀를 안 뚫으셨는데 우리는 클립형 귀걸이가 거의 없었어요. 근데 귀걸이를 클립형으로 다 바꿔서 새로 제작하셨어요. 물량도 정말 많이 제작하셨고요. '달의 연인' 때 일이 많아서 밤샘 작업을 했는데요. 아이유 씨의 노래를 들으시면서 "우리 해수는 노래도 참 좋다" 하시기도 했죠."(웃음)

김민휘 작가 "정말 예쁘잖아요. 지은 씨는 촬영 분량이 많아서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스케줄이 계속 있었어요. 근데 바꿔 달라 소리 한 번을 안 하더라고요. 보통 여배우들이 밤늦게 스케줄은 피하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민휘아트주얼리에서는 드라마나 영화에 참여할 때, 장신구 부분을 도맡아 전체적인 그림을 완성한다. 캐릭터 별로 캐릭터에 맞는 색감과 원석을 설정하고, 착용하는 배우의 외형적인 특징도 고려한다. 배우마다 장점은 돋보이게, 단점은 최대한 감추도록 디자인한다.

작은 디테일도 흘려 보지 않는 민휘아트주얼리가 구현한 새로운 차원의 아름다움은 대중 문화계의 최고봉에 있는 실력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혁신적인 시도는 입소문을 타고 연예인들을 비롯한 패션 리더와 트랜드 세터들의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와 영화계는 민휘아트주얼리에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냈고, 이런 현상은 곧 K팝으로 까지 번졌다.

김민휘 작가 "재인이가 어떤 가수의 앨범을 도맡아 하면 매번 반응이 정말 폭발적이에요. 스타일리스트 실장님께서 주변에서 문의가 쇄도하는데 도대체 왜 사이트 운영을 잘 안 하냐고 성화시죠."(웃음)

정재인 작가 "무대 장신구는 무대 장신구대로 고려해야 될 것들이 있어요. 스타일리스트 분들과 의논을 많이 해요. 멤버 분들의 의견도 듣고요. 예쁜 분들께서 착용해주시고, 예쁘게 스타일링 해주셔서 호평 받을 수 있어요. 저는 케이팝 주얼리도 일을 좀 새로운 방향으로 하고 싶어요. 매번 새로운 콘셉트로 장신구를 제작해서 유행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주얼리만 봐도 그 때 그 노래와 무대가 생각나도록 하고 싶어요."

김민휘 작가 "모던한 액세서리에 관련해서는 우리가 별도의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거나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지 않는데도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구매하고 싶다는 연락이 많이 와요."

정재인 작가 "같이 하는 분들께서 정말 많이 신경써주시기 때문에 좋은 말들이 나오게 돼요. 사진도 예쁘게 찍어주시고, SNS에 올려주시고 싸인씨디에 멘트도 잘 써주세요. 무대에서도 잘 돋보이도록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요. 정말 감사해요. 저도 힘껏 응원하게 돼요."

"사실 제가 사이트를 운영하지 않고,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을 뿐이지, 그렇게 신경써주는 것들이 제게 도움을 주려고 하는 일들이잖아요. 저는 우리 주얼리를 착용하는 일이 착용하는 사람에게도 실질적으로 도움 됐으면 좋겠어요. 무대에서 착용한 주얼리들을 굿즈로 판매하고, 착용한 사람에게도 인센티브가 가는 방식으로 일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일을 함께 많이 한 소속사에는 제가 그런 이야기들도 하고 있는 중이에요."

김민휘 작가 "활동이 없는 기간에는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서 힘들어 하는 아이돌 그룹들도 있더라고요. 저번에는 어떤 그룹의 멤버가 숍에 놀러왔다가 힘든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데 재인이가 듣고 많이 울었어요. 저도 마음이 안 좋았고요. 그 이후부터 우리가 하는 일을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재인이가 같이 작업하는 친구들을 많이 생각해요. 얼마 전에 오랫동안 함께 작업한 아이돌 그룹의 매니저 분께서 그만둔다고 하니까 '애들도 엄청 속상해하겠네.'라며 안타까워했어요."

정재인 작가 "일하면서 좋은 사람이라고 보여 지는 사람들이 그만 두면 너무 안타까워요. 서로 조금만 더 따뜻하게 대해주고, 생각해주면서 일을 같이 해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함께 하면 더 큰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정재인 작가의 생각은 엄마와 회사 식구를 넘어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까지 적용되는 개념이다. 디자이너도 꾸미고, 튀어야 주목 받는 시대다. 김태희 서울대학교 후배, 삼성 갤럭시 CF 모델, 드라마와 영화, K팝을 넘나드는 유일무이한 작가 등 정재인 작가는 디자인적인 이력 외에도 자랑거리가 넘쳐난다.

하지만 그녀는 결코 자신을 중심에 세우지 않고, 포장하지 않는다. 인터뷰 내내 그녀 입으로 그녀 자신에 대한 자랑을 들을 수가 없어 무척이나 답답할 정도였지만 겸손함은 그녀의 타고난 천성이었다.

이때까지의 정재인 작가의 인터뷰를 가만히 살펴보면 항상 본인의 자랑보다 함께 한 사람들에 대한 칭찬들이 많다. 이 부분은 2013년에 진행된 그녀의 첫 인터뷰 때부터 변함이 없는 부분이다. 구체적인 일화까지 함께 소개해가며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사람이라도 호감을 가질 만 하게끔 좋은 이야기들을 풀어놓고는 한다.

정재인 작가 "제가 일을 시작할 때 만났던 사람들이 지금은 많이 그만두셨어요. 근데 그 이유가 다 일이 힘들어서라거나 돈을 적게 벌어서가 아니에요. 사람 관계에서 느꼈던 서운한 감정이 일에 대한 회의감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들 하세요.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실제로 가만히 듣다 보면 '그랬다더라' 하는 실체 없는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돌기도 하고요."

"좋은 말들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록으로 남은 긍정적인 말들이 허공에 던져진 부정적인 말보다 힘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김민휘 작가 "재인이가 정말 솔직하고 용기가 있어요. 뭐가 이상하다 싶으면 직접적으로 이유를 물어보고 문제를 풀어 나가더라고요. 같은 말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말이 전해지면서 뉘앙스 바뀌기도 하잖아요."

정재인 작가 "일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감정 상해가면서까지 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섭섭한 것이 생기면 쌓아두지 않고 물어보는 편이에요. 솔직하게 이야기 하다 보면 다 풀리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믿음을 쌓은 관계들이 있어요."

김민휘 작가 "재인이가 어려운 일을 겪지 않고 자라서 험한 세상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나 걱정되기도 했죠. 근데 사람들이 잘한다고 말씀해주셔서 '그래도 나가서 잘 하고 있나 보다' 하고 있어요."

새로운 트랜드를 제시해야 하는 연예인과 특별한 디자인을 해내는 능력을 갖춘 디자이너는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다. 민휘아트주얼리는 대행사나 기타 홍보 채널을 거치지 않고도 수년째 톱스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함께 하는 스타들은 새로운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고, 민휘아트주얼리들의 작품들을 착용한 모습들을 개인 SNS에 업로드 하기도 한다. 스타들의 영향력으로 한국적인 요소가 담긴 한국 고유의 브랜드가 알려지는 것은 매우 흐뭇한 일이다.

김민휘 작가 "함께 하는 연예인 분들께서 예쁜 착용 사진들을 꾸준하게 보내주세요. 재인이가 업로드를 안 하면 왜 안 올리냐며 사진을 다 받은 것 맞냐는 확인도 따로 해주시고요. 재인이가 함께 하는 연예인 분들의 예쁜 사진만 보여 지도록 사진을 많이 걸러요. 전문가에게 보정도 따로 보내고요."(웃음)

정재인 작가 "저는 함께 하는 분들 다 고맙고 좋아요. 그리고 다들 성의가 있어요. 똑같은 반지를 끼고도 옷을 다르게 입었다며 다시 찍어서 또 보내주고 그래요.(웃음) 제 눈에는 우리 주얼리를 착용한 모습이라면 다 예뻐 보이지만 제 눈에만 예쁘면 안 되죠. 모두에게 예뻐 보여야 하니까요."

김민휘 작가 "연예인 분들께서 재인이는 우리 스태프라며 챙겨 주시는데, 재인이가 실제로 신경을 많이 써요. 콘서트에 초대 받아서 가면 단순히 공연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좌석이 다 안 찼다고 걱정해요. 관객석에서 반응이 좋은 착장에 대해 스타일리스트 분들과 공연 내내 소통하기도 하고요. 인터뷰 할 때, 기자님들이 '그 연예인은 별로더라'라고 하면 그런 사람 아니라며 열심히 해명도 해줘요."(웃음)

요즘 모녀 작가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연예인으로는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의 배우 김희선을 꼽았다.

정재인 작가 "제가 만든 주얼리를 착용하는 분들은 다 좋은데, 제가 만든 것을 직접 만드는 분으로 나오니까 더 특별하게 느껴져요. 또, 사람이 너무 좋으시더라고요. 그래서 더 좋은 마음이 가죠."

김민휘 작가 "얼마 전에는 리허설 도중에 대사를 하시다가 갑자기 재인이를 쳐다보시더니 '근데 주얼리들이 너무 예뻐요' 라고 하시더라고요. 스태프들도 다 모여 있고, 메이킹 필름도 돌아가는 와중에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정말 센스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재인이가 그 날 서울 올라오는 길 내내 '김희선 씨 예쁘다', '감사하다' 했어요."(웃음)

정재인 작가 "촬영 때 정해진 시간이 지났는데도 감독님께서 마지막 타이트샷까지 다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작가님께도 정말 감사해요. 대사를 얼마나 잘 써주시는지 '이 주얼리 너무 예쁘다. 나 사업해도 될 것 같지 않아?' 이런 대사도 있어요. 주옥같은 대사들의 연속인 작품이에요."(웃음)

모녀 작가가 본격적으로 주얼리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것은 순전히 각자의 감각, 그리고 재능 덕이었을 터다. 하지만 일이 지속적으로 넓어지고 커지게 된 데는 모녀 작가의 아름다운 마음이 한 몫 하지 않았을까.

김민휘 작가 "재인이가 인복이 많아요. 근데 또 착해요. 이유 없이 베푼 친절이 크게 돌아오는 것을 많이 봤어요. 딸을 잘 키웠다며 엄마도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역으로 듣기도 해요."

"얼마 전에는 같이 비빔밥을 먹으러 갔는데 옆 테이블의 외국인들이 비빔밥을 안 비벼먹고 있었어요. 재인이가 비빔밥을 먹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줬고 근처에 관광하면 좋을 곳들도 알려줬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사람들이 중국에서 크게 케이팝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더라고요. 그 사이트에 우리를 소개 해주고 재인이가 디자인한 케이팝 주얼리들의 전시를 추진해주는 등 일이 크게 이어지게 됐죠."

정재인 작가 "좋은 인연들을 계속해서 만나게 돼요. 일을 할 때도 그래요. 좋은 장면에 주얼리가 세팅되면 우리가 하도록 적극 추천해주세요. 우리 것이 아니면 '민휘아트주얼리에서 했으면 좋았을 걸 아깝다'고 하세요."(웃음)

김민휘 작가 "판매를 할 때도 그래요. 고객 분들께서 '귀한 작품을 팔아줘서 고맙다'고 말해요. 문의하면서도 '바쁘실 텐데 이런 것을 물어봐서 정말 죄송하다'고 하시고요. 그런 말들이 어디 있어요. 어디서든 좋은 분들과 인연이 계속 돼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웃음)

정재인 작가 "우리 작품을 매달 수록해주고 계시는 잡지 에디터 분도 계신대요. 제가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니까 '이렇게 멋진 작품들을 어떻게 안 실을 수 있겠냐, 수록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하셨어요. 제가 백프로 고마운 일인데 말이에요. 정말 사람들이 왜 그런지 몰라요."(웃음)

모녀 작가에게는 많은 기회들이 주어지고 있지만 작은 것도 결코 당연시하지 않는다. 자신들을 믿어준 소중한 사람들에게 늘 최선을 다 해서 최고의 작품을 만들었고, 디자인만으로 대중의 입에 오르내릴 만큼 큰 호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민휘아트주얼리의 행보는 수익에 집중하는 다른 브랜드와는 많이 다르다. 꾸준히 작품 개발에 열중한다. 덕분에 짧은 기간에도 매 작품 그만의 새로운 아름다움이 탄생하고 있다.

김민휘 작가 "저는 정말 취미 수준에서 하고 싶은 것을 만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어요. 근데 재인이가 일을 함께 하게 되면서 일의 범위가 갑자기 넓어지고 커졌죠. 재인이 성격이 하면 최고로 잘 해내고 싶어 하니까 이렇게 확장 되어 버린 것인데(웃음) 큰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그저 엄마로서 딸이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을 잘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어요. 젊었을 때 원하는 바를 이뤄내는 사람하고, 아닌 사람하고는 차이가 있을 것 같아서요. 근데 재인이가 워낙 스스로 잘해내고 있어요. 제가 도와주는 것이 있다면 경제적인 지원 정도죠."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고 싶다며 연락 주시는데 얼떨떨할 때도 있어요. 저희가 디자인한 작품을 모두 업로드하지는 못하고 있는데, 지나간 장면도 캡처를 해서 꼭 구매하고 싶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하죠."

"'왜 판매에 더 집중하지 않느냐, 사업을 더 키우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런 쪽에 치중하다 보면 '일'이 정말 '일'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재인이나 저나 기본적으로 판매를 꼭 하고, 수익을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없어요. 그저 재밌게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재밌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내 작품 활동에 집중하면서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우리를 찾아주시는 고객 분들과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는 것도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정재인 작가 "저는 처음 '장옥정'으로 만났던 분들께서 작품에 돈을 너무 많이 쓴다며 걱정들을 해주셨어요. 세 작품도 못가서 지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하고 있는 것이 신기하대요.(웃음) 근데 초반에는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셨던 분들도 요즘에 만나면 잘 하고 있다고 응원해주시니까 신기해요. 저는 계속 같은 일을 하고 있고, 같은 자리에 있는 것 같은데 말이에요."(웃음)

안 될 것이라는 주변의 시선도 많았던 모녀 작가에게 있어서 언제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남편이자 아버지다.

김민휘 작가 "작품에 그렇게 돈을 많이 쓰면서 어떻게 계속 유지를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사실 우리가 수익성을 따지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도 남편이 든든하게 지원해주기 때문이에요. 재인이가 일을 시작하면서 일의 범위가 넓어지고,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고 있지만 부모로서 딸이 하고 싶어 하는 것들을 모두 뒷받침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사실 저보다는 남편 도움이 크죠."

정재인 작가 "아빠는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안 된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한 번도 없어요. 하도 다 들어주시니까 제가 생각했을 때 무리한 것들을 이야기 해보기도 했는데, 너무 흔쾌히 '그래.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하셨어요.(웃음) 그래서 내가 스스로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아빠가 정말 훌륭한 분이세요. 주변에 많이 베푸세요. 부족한 제가 일이 잘 되는 것도 아버지께서 많이 베푸시기 때문에 그 복을 제가 대신 받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어떤 행동을 하면 다른 형태로 다시 다 되돌아오는 것 같아요. 저도 부모님처럼 좋은 일들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전통 예술을 대중 예술로…한류 스타 주얼리 작가 김민휘 정재인 모녀
▲ SART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민휘아트주얼리 산학협력 체결식

디자이너 특성상 남과 공유하기 힘든 자신만의 소스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모녀 작가는 나눔의 가치도 실현하고 있는 중이다. 주얼리 디자인과, 금속공예과가 개설된 학교와 MOU를 체결해 꾸준히 교류하며 어려운 현실에 힘들어하는 신진 디자이너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다.

김민휘 작가 "학교와 교류하며 요즘 디자이너들의 현실이 매우 힘들다는 것을 새삼 느꼈어요. 저는 학생들도 다 딸 같아요.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거나, 우리 공방을 오픈해주기도 해요."

정재인 작가 "우리 공방에는 귀금속 재료들이 많아서 아무나 못 들어와요. 청소 한 번 잘못했다가 큰 손실이 날 수도 있는 공간이거든요. 근데 엄마가 학생들에게는 바로 오픈을 해주시더라고요. 재료들을 아낌없이 나눠주시면서 멋진 졸업 작품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라고 격려도 해주셨고요."

김민휘 작가 "근데 재인이도 꼼꼼하게 봐주면서 디자인적으로 조언을 열심히 해줬어요. 그리고 우리가 연예인 협찬 일이 많잖아요. 학생들이 그 기회를 원하는데 재인이가 그런 것도 다 알아봐주더라고요."

정재인 작가 "도울 수 있는 일은 서로 돕고 살면 좋잖아요."

인터뷰 내내 모녀 작가의 밝은 얼굴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중간 중간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해서 했다. 서로에게도 '감사하다'고 하며 서로 덕분에 일이 잘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사이좋은 모녀 지간이지만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다투는 일은 없는지 궁금해졌다.

정재인 작가 "예전에는 좋은 결과를 위해서 엄마와 싸우면서 바꾸기도 하고 그랬는데요. 그러고 싶지 않아졌어요. 나이가 들었어요."(웃음)

김민휘 작가 "재인이가 현명해요. 근데 요즘 따라 좀 이상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본인의 의견을 밀고 나가더니 요즘에는 제 의견을 따라요. 근데 원래 재인이의 생각대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경우들이 있어요. 하던 대로 고집 부리라고 하는 중이에요."(웃음)

정재인 작가 "정답이 아니면 어때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거잖아요. 엄마 말이 맞을 때도 있고요."

"사실 엄마나 저나 사회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아니에요. 엄마는 첼로 하면서 첼리스트로 살던 사람이고, 저도 아르바이트 한 번 한 적이 없는데 뭘 알겠어요. 사람들도 다 알아요.(웃음) 그래도 우리는 일이 잘못됐을 때, 곱씹어 보면서 다음에는 같은 실수 안하도록 노력해요.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는 둘이 고민하는 것이 낫더라고요. 전 그런 과정들도 좋은 것 같아요."

김민휘 작가 "사람은 평생 배우면서 살아나가야 되는 것 같아요."

서로를 배려하는 모녀 작가는 디자이너로서 작업 스타일이 다른 것이 한동안 고민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부분조차도 이제는 함께 가는 법을 안다고 했다.

김민휘 작가 "재인이는 정리정돈을 잘 해요. 그리고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꿰고 있어요. 그래서 어떤 일을 할 때 바로바로 찾아서 해요. 저는 일할 때 늘어놓고 하는 편이에요. 디자인할 때도 다양한 원석을 늘어놓고 보면서 해야 영감을 빨리 받아요. 사실 이 문제 때문에 많이 다투고는 했어요. 저는 괜찮은데 재인이가 스트레스 받아 했어요. 재인이의 작업실은 따로 있는데요. 신경이 쓰이는지 한 번씩 와서 정리해주고 가더라고요."

정재인 작가 "저는 낭비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정리가 안 되어 있으면 똑같은 물건도 또 사게 되고 일할 때도 재료를 다시 찾느라 시간 낭비가 생겨요. 사실 정리는 생산적인 일을 잘 하기 위해 부수적으로 하는 일이잖아요. 우리는 귀금속 재료들이 있어 다른 사람이 청소해줄 수도 없고요."

"그 동안은 엄마한테 잔소리하기도 했는데요. 이제는 '내가 정리를 더 잘하니까 정리는 내가 하지 뭐' 해요. 각자 잘하는 것을 하면 돼요. 그리고 엄마가 그렇게 일하기 때문에 장점도 있어요. 결과물이 빠르게 나와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함께 하면 좋은 거죠."

정재인 작가는 내심 마음에 걸렸는지 한 마디 더 덧 붙였다.

정재인 작가 "가끔 다퉈도 괜찮아요. 우리는 서로의 진심을 아니까요."

인터뷰 말미에 한 여성이 숍에 찾아와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자선 바자회를 수시로 주최한다는 그녀는 민휘아트주얼리의 김민휘, 정재인 작가가 청담동 일대에서 바자회 수익금을 가장 많이 기부한다는 말을 했다. 모녀 작가는 진정으로 모두와 함께 가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었다.

우지영 기자 wjy@famtimes.co.kr

ADVERTISEMENT
Copyright ⓒ 팸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