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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창호 대장이 이끌던 히말라야 원정대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돌풍에 휘말리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등진 산악인 김창호(49) 대장 등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 5인의 시신이 17일 국내로 운구됐다.
고 김창호 대장은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영주 중앙고를 졸업한 뒤 1988년 서울시립대 무역학과에 입학했다. 우연히 산악부에 입회하면서 국내에서 등산을 배웠고 이어 히말라야 설반 등반으로 이어나갔다.
1993년에는 그레이트 트랑고타워라는 카라코람 히말라야를 대표하는 대암벽에 올랐고 1996년에는 세계 최고난이도로 꼽히는 거벽, 가셔브룸4봉에 등반했다.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 등산교수로 파키스탄 히말라야 관해서는 독보적인 탐험가로 통했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8차례에 걸쳐 1700여일동안 파키스탄 히말라야를 탐사했다.
탐사 중 강도를 만나기도 하고 추락 사고로 갈비뼈가 부러지는 때도 있었다. 빙하 탐사를 하다가 몸무게가 20kg씩이나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오랜기간 탐사한 것을 토대로 확인을 마친 봉을 섭렵해갔다. 2001년 멀티피크 원정을 시작으로 많은 등반가가 목숨을 잃은 낭가파르바트 루팔벽 중앙직등 루트에 오르기도 했다. 평소 '집에서 집으로(From Home To Home)'를 등반의 좌우명으로 삼았으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40살이 넘어 결혼해 얻은 3살 딸을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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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의 시신이 17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는 지난달 28일 네팔 히말라야 다올라기리 산군의 구르자히말산(7193m)에서 새로운 등반루트인 '코리안웨이' 개척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해발 3500m에 설치된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5명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또한 히말라야 고산등반에서 안내인 역할을 하는 셰르파도 사망했다고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사망 원인은 돌풍으로 추정된다.
그의 원정대가 사고를 당한 곳은 해발 3,500m로 전문 산악인이 목숨을 잃은 정도의 높이는 아니다. 하지만 히말라야 중에서도 네팔의 구르자히말로는 험준한 지형의 특성상 수시로 폭설과 토네이도 때문에 변을 당한 것으로 짐작된다. 사고를 당한 원정대는 다울라기리 9개 연봉 중 주르자 히말에 새로운 루트를 개착하기 위해 수직 3km 높이의 암벽등반을 앞두고 베이스 캠프에서 날이 좋아지기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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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이 합동분향소는 19일까지 서울시립대에서 운영된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유가족과 산악단체 회원들은 애초 네팔로 가서 대원들의 시신을 현지에서 화장하고 이후 국내에서 합동 영결식을 열고자 했다. 그러나 네팔행 항공권을 구할 수 없어 한국으로 시신을 운구했다. 히말라야 원정대의 시신은 이날 오전 5시15분쯤 KE 696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인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을 통해 유가족에게 인계됐다.
오전 6시22분쯤 식량·의료 담당 이재훈 대원(25)의 시신이 가장 먼저 운구됐다. 임일진 촬영감독(49), 장비 담당 유영직 대원(51), 정준모 한국산악회 이사(54), 김 대장 순으로 운구가 이어졌다.
다섯 명의 시신은 각각의 소속 산악 단체에서, 19일에 산악인장으로 합동 영결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히말라야 원정대를 추모하는 '산악인 합동분향소'는 17일 김 대장의 모교(무역학과 88)인 서울시립대 대강당에 설치돼 19일까지 운영된다. '산악인 합동 영결식'은 19일 오후 2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서울시립대는 그를 기념하는 기념강의실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팸타임스=김유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