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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사는 고슴도치의 수는 세기가 바뀐 이후로 30%가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나왔다(출처=픽사히얼) |
영국 옥스퍼드 메일(Oxford Mail) 기사의 헤드라인은 다음과 같았다.
"제이미 클라크(Jamie Clarke)는 수요일 저녁 해충 구제 회사에 의해 옥스퍼드 정원에 어쩔 수 없이 놓은 다람쥐 덫에서 죽어있는 고슴도치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오해를 바로잡자면, 제이미가 덫을 설치하지 않았다. WCS 튜브 트랩(Tube Trap)이 간혹 돌아다니던 고슴도치를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해충 구제 회사가 덫을 놓은 것이다.
영국에서 일어나는 덫에 관련된 사건들에 대해 영국 고슴도치보호협회 최고 책임자 페이 바스(Fay Vass)는 제이미의 이러한 경험은 아주 끔찍하게 들렸겠지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말한다. 세기가 바뀌며 도시에 사는 고슴도치의 수는 30% 감소했으며, 시골의 고슴도치 수는 50% 이상이 감소했다고 한다.
이런 통계가 믿기지 않을 수 있지만, 고슴도치를 사냥하려는 사람이나 동물은 항상 존재했다. 팻 모리스(Pat Morris) 박사의 책 '고슴도치'에서 그는 20세기 초, 1만7,000명의 영국 금렵구 관리인들은 수십만 마리의, 그 당시에 사격장에 있는 꿩이나 꿩의 알을 먹어 해롭다고 여겨지는 고슴도치를 죽였다고 서술했다. 하지만, 이는 영국에서만 일어난 문제가 아니었다. 뉴질랜드에서도 환경부와 삼림조류기관이 고슴도치를 반려동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고슴도치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다. 덫이나 사냥의 이유 말고도 해충제의 사용 증가가 고슴도치의 먹이인 곤충과 해충에 들어가 고슴도치를 죽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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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 마리의 고슴도치가 사격장의 꿩과 꿩의 알을 먹는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살해당했다(출처=플리커) |
혐오에 관한 이야기는 넣어두고, 좋은 면을 살펴보자. 사람들의 고슴도치에 대한 인식이 점점 변화해왔다. 비록 직접적으로 고슴도치를 반려동물로 입양하지는 않더라도, 많은 사람은 지방 정부와 고슴도치를 돌보는 기관들이 만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고슴도치를 돕고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도 걱정할 필요 없다. 고슴도치를 만지지 않고도 도와줄 방법은 많기 때문이다. 카운티 카제트(County Gazette)의 리사 다이어(Lisa Dyer)는 그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물이 필요하다 : 맑은 물이 담긴 그릇을 매일 저녁 정원에 놓아 목마른 고슴도치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해주자. 물은 원하는 만큼 담으면 된다. 하지만, 우유는 고슴도치의 장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놓지 말자.
2 먹이를 주자 : 고슴도치는 잡식이다. 그러니 남은 고기를 주거나 직접 음식을 만들어주면 배가 부르지 않아도 상당히 행복해 할 것이다. 강아지나 고양이 사료를 담아 주는 것도 좋다. 음식은 잘 안보이는 곳에 두어 어두워졌을 때 고슴도치들이 먹을 수 있게 하자.
3 집을 만들어주자 : 고슴도치를 집에서 기를 생각은 없지만, 집 근처에 왕래하는 것이 상관없다면 정원을 집처럼 만들어주자.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은 항상 정돈되어 있고 잘 가꾸어진 정원을 좋아하지만, 고슴도치들은 땅굴을 파기 좋아하기 때문에, 정원에 몇 개의 구멍을 뚫어 놓기만 하면 된다.
4 안전이 최고다 : 고슴도치가 드나들 수 있는 구멍이나 배수구를 덮어 놓자. 만약 정원 연못이 있다면 주변에 벽돌을 놓아 고슴도치들이 갑자기 물에 떨어져 익사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고슴도치는 사실 수영을 잘하지만, 물에서 빠져나오다 지쳐 익사할 수도 있다. 주변을 구석구석 살펴 무언가 움직인 흔적이 있거나 구멍을 낸 흔적이 있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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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는 잡식이기 때문에 고기나 강아지, 고양이 사료를 줘도 상관없다(출처=픽스니오) |
5 보살핌이 필요하다 : 고슴도치는 다른 동물과 비슷하게 살아남으려고 노력하고, 음식과 지낼 공간을 찾아다니며, 고통을 느낀다. 만약 정원의 고슴도치가 상처를 입었거나 자신이 키우는 고슴도치가 아픈 것 같다면, ▲전문 단체 ▲수의사 ▲지역 구조 센터에 연락해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으며,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전달받기 전까지 고슴도치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어야 한다. 고슴도치에게 우호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팸타임스=김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