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가라치코 지역에서 지난 7∼9일(현지시각) 3일간 '2018 가라치코 한국문화주간'이 열렸다. 대서양 카나리아 제도 내 산타크루즈 데 테네리페주에 위치한 도시 가라치코는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2' 촬영지로 소개된 바 있으며, 올해초 프로그램이 방영된 이후 한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급증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스페인한국문화원(원장 이종률)이 가라치코 시청과 협력해 열린 한국문화주간 공식 개막식은 7일 오후 7시 '자유의 플라자'에서 개최됐으며, 300여 명의 관객이 함께했다. 행사에서는 3일간 ▲윤명화 무용단 전통공연 ▲강강술래 특별강좌 ▲한국영화상영회 '마당을 나온 암탉', '국제시장', '계춘할망', '미투리' ▲한국문화 관련 특강 ▲스페인어 번역 한국문학도서 기부 ▲전통문양 스티커 타투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이달 30일까지 ▲신승원 서예가 한글 캘리그라피 전시 ▲한국관광 사진전이 이어진다.

가라치코 시청 앞 중앙 광장인 '자유의 플라자(Plaza de Libertad)'에는 청사초롱 200개가 3일간 설치됐는데,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청사초롱이 조화를 이루며 한국적인 낭만을 선사했다. 개막식에서는 지난 7월 스페인 K팝 경연대회 본선 무대에 참가한 바 있는 테네리페 출신 청소년들의 K팝 축하 공연을 시작으로, 지역 유소년들의 태권도 품새 시범, 윤명화 무용단의 전통 부채춤 및 가야금 병창 공연이 이어졌다. 또한 관객 모두에게 한국 전통 다과 및 전라북도 장수군청 특산물 '오미자청'과 스페인의 대표 음료 상그리아로 특별 제조한 일명 '오미자그리아'가 제공되며 큰 호응을 이끌었다.

사진출처=문화체육관광부

이종률 문화원장은 개막 인사를 통해 "민영 방송을 통해 점화된 한국과 가라치코 간 우정이 한국문화주간을 통해 더욱 깊게 다져지는 계기가 바란다"며 "물리적 거리 때문에 한국을 잘 몰랐던 지역민들이 한국문화를 총체적으로 경험하고, 보다 깊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가라치코 호세 곤잘레즈 시장은 "이곳을 찾는 모든 한국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내재한 한국 관광객들과 지역민들의 교류가 증대하면서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는 지역민들의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특히 8일 오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열린 윤명화 무용단의 전통공연은 한국적인 우아함과 힘을 잘 표현하는 진도 북춤을 포함해 판소리, 강강술래, 갸아금 병창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여 현지 관객들을 완연히 몰입시켰다. '얼씨구', '올레'를 함께 외치며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으며 공연 종료 후에도 한동안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지역 주민 아나 곤잘레즈(Ana G Gonzalez, 35세)는 "내년에 한국에 꼭 방문해보고 싶다"며 "3일간 영화상영회에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특히 '국제시장'을 인상 깊게 보았는데, 한국은 우리에게 전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할 것 같고, 자꾸 더 알고 싶어지는 나라"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문화주간을 기념해 아주 특별한 한식 행사도 마련됐다. '윤식당2' 이후 한식과 사랑에 빠진 현지 셰프들이 이번에는 직접 한식 요리에 도전했다. 가라치코의 한 현지 식당에서는 3일간 '한식 특별메뉴'가 마련돼, 김치전과 닭강정이 판매됐다.

식당 주인 앙헬레스 아폰소(Angeles Afonso)는 "새로운 도전이었던 만큼 판매에 대한 기대는 별로 없이 시작했는데, 닭강정 같은 경우에는 애초 준비한 재료의 2배를 추가로 구입할 정도였다"고 밝히며 한식을 고정 메뉴로 판매할 가능성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도 했다.

한편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은 가라치코 한국문화주간과 같이 '찾아가는 한국문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수도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지방 주민들에게 우리 문화를 홍보하는 프로그램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팸타임스=이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