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게 안겨 있는 슬픈 표정의 남자 아이(출처=123RF) |
어린 시절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는 것만큼 큰 복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모두가 그런 복을 타고 나는 건 아니다. 어떤 아이는 아버지가 없는 가정에서 자라기도 한다. 편부모 가정환경은 아이가 성장하며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니세프와 사이콜로지 투데이에서 발표한 '선진국 아동들의 생활수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그리고 영국의 아이들이 사회적, 정서적 측면에서 가장 낮은 생활수준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들은 이런 사회, 정서적 부족함을 빈곤이나 인종 문제, 혹은 사회 계급 문제로 치부하려고 하지만, 정작 정책 입안자들이 쉽게 간과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아이의 삶에 아버지의 부재가 미치는 막대한 영향이다.
오디세이(Odyssey)에 따르면, 전체 아동의 43%가 편모 가정에서 성장했다. 부모가 이혼한 경우, 어머니가 자식을 혼자 기르기로 결정한 경우, 아버지가 해외에서 일을 한 경우,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경우 등 이유는 다양했다.
캐나다 맥길 대학의 가브리엘라 고비(Gabriella Gobbi) 박사 연구팀이 진행하고, 데일리 메일 온라인이 보도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버지가 부재한 가정환경은 성장기 아동에게 신경생물학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편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탈선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높았으며, 특히 약물을 사용하는 여자 아이에게서 그 위험이 높게 보였다. 전반적으로, 아버지의 부재는 아들보다는 딸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동의 성장 과정에서 신경 발달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아버지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다.
아이들이 계속해서 아버지가 없는 환경에서 자랄 경우, 뇌 구조가 영구적으로 변화해 보다 공격적이고 성급한 성격을 갖기 쉽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정신요법 의사 제드 다이아몬드는 블로그에 '더 굿 맨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아버지의 부재가 자녀의 삶에 얼마나 끔찍한 영향을 미치는지, 고통스러운 경험이 자녀 삶의 모든 단계에서 어떻게 문제를 일으키는지 설명했다. 특히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의 부재를 경험한 아이들은 스스로 부모가 되어서도 자식에게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았다.
1 십 대 임신 : 편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성과 관련한 문제를 겪을 확률이 더 높다. 16세 이전에 성경험과 임신할 확률도 더 높았다. 통계에 따르면, 편모 가정에서 자란 여자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 임신할 위험이 더 높았다. 미국 보건사회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10대 임신 부의 71%가 아버지가 없는 환경에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 전문 매체 사이콜로지 투데이는 "아버지의 부재를 경험한 여자 아이는 남성의 관심에 더 목말라 한다"고 했다. 아버지의 정서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거절당한 것으로 느껴 성인 남성에게 성적으로 착취당하기 쉬운 여건이 되는 것이다.
▲서로 싸우는 두 남자 아이들(출처=123RF) |
2 정신건강 문제 : 아버지의 부재를 겪는 아이들은 불안이나 우울 같은 정신 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 타인과 관계 맺기를 어려워하고, 정서적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키기도 한다. 아버지와의 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어린 시절에 거절을 경험한 아이는 스스로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3 더 공격적인 성향 : 일부 심리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버지 없이 성장한 아이들은 공격적이고 성급한 성격을 갖기 쉽다. 내재된 분노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경험한 거절의 상처와 고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어떤 아이는 언어적 폭력을, 또 어떤 아이는 물리적 폭력을 행사해 화를 표출한다. 어떤 아이들은 문제 행동을 일으키기도 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절망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직까지도 영화나 TV에서는 아버지, 어머니가 모두 있는 가족이 가장 이상적인 가족 형태이며, 성공과 정서적 안정을 줄 수 있는 유일한 가족이라는 고정관념을 심어주고 있다. 편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찍히거나, 학업 성적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자라면서 외로움이나 질투, 상처를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편부모 가정 자녀들이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한편으로는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성실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해 나가고 있다.
[팸타임스=김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