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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도시 팽창과 산불이 만든 그림자…야생 코알라, 생존의 기로에 서다

주현웅 2025-01-17 19:04:00

[기획] 도시 팽창과 산불이 만든 그림자…야생 코알라, 생존의 기로에 서다
사진출처 : pixabay

 

호주의 상징적 동물인 코알라가 멸종 위기의 경계선에 놓였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2022년, 코알라의 보전 등급을 기존의 ‘취약(Vulnerable)’에서 ‘위기(Endangered)’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뉴사우스웨일스(NSW)와 퀸즐랜드 주 등 동부 지역에 서식하는 코알라 개체군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알라는 하루 평균 500~800g의 유칼립투스 잎을 섭취하며, 서식 특성상 넓은 면적의 나무숲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도시의 확장과 농경지 개발이 이어지면서 유칼립투스 군락지가 파편화됐고, 이는 개체 간 이동 경로 단절, 먹이 부족, 번식 실패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보전단체들은 코알라 개체 수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서식지 파괴 ▲기후변화 ▲산불 ▲질병 ▲자동차 충돌 등 다섯 가지 복합 요인을 꼽고 있다.

2020년과 2021년 호주 전역을 강타한 초대형 산불(Bushfire)은 코알라 보호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NSW 주정부에 따르면 당시 약 5,000마리 이상의 코알라가 폐사했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산불은 단지 개체 수에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코알라의 주요 서식지와 먹이원을 동시에 파괴했다는 점에서 장기적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코알라의 생존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은 질병이다. 특히 클라미디아균(Chlamydia pecorum)에 감염되기 쉬운 코알라는 실명, 불임, 폐렴 등의 증상을 겪는다.

 치료를 위한 항생제 투여가 반복될 경우, 회복 후에도 자연 서식지로의 복귀가 어려운 사례가 적지 않다. 도로망에 의한 로드킬 문제도 심각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도로가 서식지를 가로지르며 설치돼 야생 코알라의 이동 경로가 차단되거나 노출되어 연간 수백 건의 충돌 사고가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2035년까지 야생 코알라 개체 수 회복을 목표로 하는 ‘국가 코알라 회복 전략(National Koala Recovery Plan)’을 수립했다. 

주요 정책은 서식지 복원, 보호구역 확대, 산불 조기 감지 체계 강화, 백신 개발을 포함하며, 다양한 부문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NSW 주정부는 올해 1월 코알라 보호구역 4곳을 추가 지정했고, 퀸즐랜드 주정부는 오는 2026년부터 민간 개발지 내 유칼립투스 무단 벌목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도입할 예정이다.

세계자연기금(WWF) 호주 지부는 “코알라는 생태계 보호 여론을 이끄는 ‘카리스마종(Charismatic Species)’으로, 그 존재 자체가 환경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코알라의 위기는 유칼립투스를 중심으로 한 동부 생태계 전체의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는 신호”라고 밝혔다.

한편, 현지 동물보호 단체들은 보호 정책이 선언에 그치고 현장 집행까지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사유지 내 서식지 보전, 민간 개발 규제, 생물다양성 법제의 실효성 확보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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