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피로감을 많이 느끼고 매사에 집중이 안 된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 먹는 양도 꽤 줄었는데, 이상하게 살은 찐다. 얼굴과 손도 퉁퉁 붓는다. 요즘 20~30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이다. 위와 같은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보자.
갑상선기능저하증(Hypothyroidism)은 체내에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갑상선 호르몬이 생산되지 않아 나타나는 질환을 의미한다. 갑상샘기능저하, 갑상샘저하증이라고도 불린다.
태어날 때부터 갑상선기능저하증을 보유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40세 이후에 발병한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나며, 가족력이 있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식이요오드 섭취가 불충분할 때 발생하는 편이다.
아직까지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성인이 갑상선기능저하증에 걸리는 이유는 갑상선염 때문일 수 있다. 갑상선염은 자가 항체가 생성돼 갑상선을 파괴하는 하시모토 갑상선염 때문인 경우가 많다.
또한 갑상선 자체에 문제가 생겨서 갑상선호르몬의 생산이 감소하거나, 뇌에 문제가 생겨 갑상선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갑상선자극호르몬(TSH)의 생산이 감소해서일 수도 있다. 그밖에 선천적 갑상선 결함이나 갑상선 염증 질환,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유발되기도 한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며 보통 수개월에서 수년간 증상을 겪는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피부가 건조하고 창백해진다 ▲심한 피로감이 나타난다 ▲근육통을 잘 느낀다 ▲체중이증가한다 ▲식욕이 저하된다 ▲변비가 생긴다 ▲목소리가 쉰다 ▲추위에 약해진다 ▲얼굴, 눈 주위가 잘 붓고 전신이 붓기도 한다 ▲전체 모발의 굵기가 가늘어진다 ▲생리량이 많아진다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온몸의 대사 기능이 저하돼 추위를 잘 타고, 땀이 잘 나지 않고, 피부는 건조하고 창백해진다. 쉽게 피곤하고 의욕도 없고 기억력도 감퇴한다. 얼굴과 손발이 붓고, 식욕이 없어 잘 안 먹는데도 몸은 붓고 체중이 증가한다. 목소리가 쉬는 등 음성에 변화가 생기고 팔다리가 저리고 쑤시는 등 근육통이 생긴다. 월경량 증가도 흔하게 나타난다.
다른 질환과 유사한 증상도 많고 대부분 오랫동안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잘 먹지 않아도 체중이 증가하는 등 유의미한 증상이 있다면 진단을 위해 병원을 방문해보자.
촉진을 통해 갑상선 결절의 크기, 촉감, 대칭성 등을 관찰하고, 피부, 모발, 심장, 복부 등에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인한 소견이 있는지 확인한다. 혈중 갑상선호르몬 농도와 갑상선자극호르몬 농도를 측정해 진단할 수 있다.
한번 발생하면 대부분 영구적이기 때문에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면 갑상선 호르몬 제제를 계속해서 복용해야 한다. 보통 약물 치료를 3주간 진행하면 증상은 완화된다.
젊고 다른 질환이 없는 경우 처음부터 필요한 만큼 갑상선호르몬을 투여한다. 중년기 이후나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병한지 오래된 경우 갑상선호르몬을 소량씩 투여하기 시작하고, 2개월 간격으로 혈액 검사를 해서 투여량을 조금씩 늘린다.
각자 필요한 양만큼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면 증상이 좋아지고 몸에는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일년에 한번 내원해 혈액검사로 갑상선호르몬의 필요량이 달라지지 않는지 확인하면 된다.
평생 약을 먹어야 된다는 생각에 우려하는 사람이 많지만, 몸에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약으로 보충하는 것이기에 장기간 복용해도 부작용은 없다는 것이 전문의의 조언이다. 또한 심장 질환이나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검사를 통해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대표적인 증상이 체중증가다. 이에 갑상선이 문제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운동이나 식단조절 등 일반적인 다이어트로는 살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 약으로 갑상선 기능을 높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줄이고 저염식을 먹는 것이 좋다. 채소와 잡곡, 과일, 고기, 달걀, 과일 등 영양소를 균형있게 섭취한다. 격한 운동 대신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위주로 운동을 시작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에 좋은 음식으로 요오드가 함유된 김이나 미역, 다시마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한국인은 평상시 식사만으로 1일 성인 요오드섭취권장량 150mcg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다. 기존보다 더 많이 챙겨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