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반려동물을 길러왔는데, 막상 아이에게 동물 알레르기가 있다면?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반려동물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동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는 동물의 털이지만, 털만 유일한 동물 알레르기 항원은 아니다. 동물의 비듬이나 타액도 알레르기의 원인이 된다. 자녀에게서 나타난 동물 알레르기, 증상을 꼼꼼히 살펴보고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
2018년 과학 저널인 플로스원에 실린 한 연구에서 연구진은 중국 천진 지역의 부모 7,8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반려동물을 전혀 기른 적이 없는 그룹에서는 어린이의 건강 상태 중 비염(30.2%)과 진단된 습진(40.4%)이 가장 많았다. 현재는 반려동물을 키우지만 자녀가 어렸을 때는 동물을 키우지 않았던 가정에서는 어린이의 건강 상태 중 진단된 습진(35.8%), 비염(29.1%), 마른기침(19.5%) 등이 가장 많았다. 자녀가 어렸을 때는 동물을 키웠지만 현재는 동물을 키우지 않는 그룹에서는 어린이의 증상 중 진단된 습진(42%), 비염(30.4%), 습진(18.4%)이 가장 많았다.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동물을 키운 가정에서는 자녀들에게서 진단된 습진(39.2%), 비염(26.1%), 마른기침(11.8%)이 가장 많았다.
도시에 거주하는 응답자들은 천식과 알레르기를 더 많이 보고했다. 한편 현재 거주지에 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어린이는 천식, 비염, 습진 진단을 받을 위험이 2~3배 더 높았다.
동물 알레르기는 동물의 피부 세포, 타액 또는 소변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사람이 동물이 흘리는 털이나 비듬 등에 노출될 때 유발된다. 털이 있는 모든 동물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가장 많이 키우는 반려동물이 개나 고양이이기 때문에 개나 고양이 알레르기가 흔하다.
동물 알레르기의 증상은 재채기, 콧물, 가려움, 충혈, 눈물, 코 막힘, 기침, 답답함, 수면 장애, 천명음, 숨가쁨 등이다.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알레르기성 피부염으로 인한 피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피부염은 면역 체계의 반응으로 인해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동물과 직접 접촉하면 두드러기, 가려움증, 습진 등의 피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미 오랜 시간 반려동물을 키운 경우, 자녀에게 동물 알레르기가 나타났다고 해서 곧바로 반려동물을 포기하기가 어렵다. 가족이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을 찾으면서 동물을 계속해서 키우기를 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침실에는 동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고, 집안을 자주 청소하는 것이다.
또 다른 대안은 반려동물의 잠재적인 알레르겐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털을 깎고 매주 목욕을 시키는 것 등이다. 만약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 동물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자녀가 조금 자라면 알레르기 반응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몇 년을 기다려봐도 좋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 반드시 가족 구성원들이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 검사는 병원에서 받는 편이 가장 정확하다. 혹은 자녀가 동물에게 몇 차례 노출되도록 해도 좋다. 꽃가루나 곰팡이 등 다른 알레르겐에 의해 알레르기가 유발되기도 한다.
햄스터는 괜찮을까?
개나 고양이에게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햄스터나 토끼, 기니피그 등 작은 설치류를 키우면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토끼나 기니피그도 털이 달린 동물이기 때문에 이에 알레르기 반응이 유발될 수 있다. 이런 소동물은 건초를 먹는데, 건초나 소나무 또는 삼나무 침구 등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소동물을 키우기 어렵다.
특히 토끼는 소동물 중에서 덩치가 큰 편이고 털이 많이 빠지기 때문에 더 많은 알레르겐에 노출될 수 있다. 조류는 비듬을 흘리기 때문에 포유류와 비슷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소동물을 키우기 전에도 자녀가 알레르기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미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던 중에 갑자기 알레르기가 발생했다면 알레르기 반응을 최소화할 방법을 구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