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는 회복 후에도 바이러스 여파를 경험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가장 큰 문제는 폐 손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중 약 80%는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고도 회복할 수 있다. 6명 중 1명은 중증으로 이어지고 호흡곤란 증상을 보인다. 경증에서 중등도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도 폐와 기도가 붓기 때문에 마른기침이나 인후통 증상을 겪을 수 있으며 폐포에 염증이 생겨 폐렴에 걸릴 수도 있다.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폐 부종이 악화할 수 있다. 이 경우 폐는 체액과 잔여물이 가득 차게 돼 중증 폐렴으로 이어지고 숨을 쉬는 것이 어려워진다. 치명적인 환자는 감염 증상으로 폐포 내벽에 손상이 생기면서 폐가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제대로 교체하지 못하게 된다.
문제는 증상의 정도와 관계없이 코로나19가 환자의 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폐 손상시키는 원리
코로나19로 주로 피해를 입는 신체기관은 폐다. 바이러스가 기도를 따라 이동하면서 내벽에 자극과 염증이 생기게 된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폐포를 타고 내려가 도처에 감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헌다. 데보라 심장 및 폐센터의 앤드류 마틴 박사는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으로 몇 주 혹은 몇 달간 기침이 유발되고 만성 천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가 세포 내부와 세포막 외부를 연결하는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2(ACE2) 수용체라는 분자를 통해 기도 세포로 침입하면 신체는 ‘사이토킨 폭풍’이라고 하는 강력한 면역 반응을 발생하며 대응한다. 이 반응으로 폐 세포는 손상될 수 있다.
반흔 조직이 손상 세포를 대체하면 폐섬유증이라고 하는 증상으로 이어진다. 폐섬유증에 걸리면 보통은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었던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증상의 영향이 정확히 파악되지는 못했지만, 폐기능은 점진적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폐 전문의 게리 와인스타인 박사는 가장 위험이 큰 사람은 65세 이상 고령층과 만성 폐, 심장, 신장, 간질환 환자, 요양원에서 거주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환자는 급격히 쇠약해지고 기력이 떨어져 적극적인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와인스타인 박사는 “결국 환자가 폐부전에 걸리면 신장과 심장, 두뇌 같은 다른 기관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경미한 증상의 환자는 빠르게 회복되고 산소공급장치도 필요하지 않지만, 신체가 쇠약해지고 피로감을 쉽게 느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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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영구적인 폐 손상을 입게 된다. 세인트토마스 NHS 재단의 크리스 메도우 박사는 “폐에 상처가 남으면 회복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할 수 있는 일은 폐 기능을 보완할 수 있도록 유산소 운동을 하고 호흡곤란에 대처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존 윌슨 호흡기 전문의는 “코로나19 감염이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중증으로 발전돼 문제다”라고 말했다. “폐가 감염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신체 반응은 바이러스를 제거하고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폐재단의 크리스틴 젠킨스 교수도 65세 이상 고령층과 당뇨병, 암, 만성질환자들은 위험이 가장 높기 때문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젠킨스 교수는 “아무리 건강하고 활동적인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나이가 들면서 폐렴에 걸릴 가능성은 높아진다. 노화와 함께 면역체계가 자연적으로 약해져 신체가 감염 및 질병에 대처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젠킨스 교수는 “바이러스 및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다양하게 조합해 폐렴을 예방할 방법을 찾고 있다. 현재로는 보조 치료를 제외하고 어떤 치료법도 개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코로나19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이라는 치명적인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중국의 한 연구팀이 코로나19와 ARDS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 54명 중 50명이 ARDS에 걸렸다는 것을 확인했다.
ARDS는 환자의 폐벽과 폐포 내벽세포, 모세혈관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폐 전문의 산자이 무크호파디예 박사는 “결국 폐포가 정상보다 두꺼워지게 된다. 폐포가 두꺼워질수록 산소 전달이 어려워져 호흡이 짧아지고 중증 질병이 유발돼 사망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