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외롭고 이기적” 외동 증후군, 실제로 존재할까?

김성은 기자 2020-07-30 00:00:00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외동아이는 외롭고, 이기적이고, 참을성이 없다는 부정적인 편견이 있다. 여전히 외동 증후군을 믿는 사람도 많지만,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사실이 아니다. 외동아이의 특성 자체가 인간의 일반적인 성격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스탠리 홀은 외동으로 자라는 것 자체가 질병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심리학자 유진 보해넌은 외동아이가 지나치게 예민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틀린 결론이라고 밝혀졌지만, 외동아이가 정신적 장애를 앓을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심리학자 데니스 듀벌 치올레 박사는 "외동아이는 이기적이고 거만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사실 이런 특성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외동 증후군의 기원

홀과 보해넌은 다양한 특성을 가진 아이들을 연구하고 분류하면서 외동 증후군을 만들어냈다. 외동아이 1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뒤 외동아이가 지나치게 응석받이라고 설명했다.

20세기 초만 해도 전문가들이 나서서 어린이가 형제, 자매 없이 자란다면 과도하게 예민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후 홀과 보해넌의 연구 결과는 비과학적이고 결함이 있다는 점이 밝혀졌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외동 증후군' 신화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21세기에 수집된 데이터에 따르면 이런 개념은 사실과 다르다. 외동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심각한 결점을 보인 것도 아니다. 1986년 텍사스대학 심리학자 토니 팔보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외동아이나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나 성격에 차이가 없었다. 이후 2018년에 또 다른 연구를 진행한 안드레아스 클로케, 스벤 슈타트뮐러 연구진도 똑같은 결론을 내놓았다.

연구진은 첫째 아이, 외동아이, 형제나 자매가 있는 아이들의 특성을 추적하기로 했다. 그 결과 외동아이 25%가 부모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첫째 아이 중에는 24%, 둘째 아이 중에는 18%, 막내 아이 중에는 18%가 같은 답변을 했다.

심리학자 조슈아 로젠탈은 "외동 증후군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외동아이가 부정적인 행동을 했을 때 사람들이 그 이유를 외동인 것에서 찾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라고 말했다.

“외롭고 이기적” 외동 증후군, 실제로 존재할까?

다른 전문가들도 이 의견에 동의했다. 예를 들어 홀이 실험을 진행했을 때만 해도, 아이들은 농장에 살거나 이웃집과 멀리 떨어져 살았다. 오늘날 어린이들은 이웃과 교류하며 사회화하고, 어린 나이부터 유치원을 다니며 친구들을 만난다. 외동아이라고 해서 다른 아이들보다 더 이기적이거나 공격적이지 않다.

외동아이와 형제, 자매가 있는 아이의 뇌 구조 차이

외동아이가 이기적이거나 응석받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외동으로 자라는 것이 생애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형제, 자매와 함께 성장하는 것은 다양한 생활 양식을 배우도록 해준다. 아비단 밀레브스키는 "어릴 때 형제, 자매와 많은 교류를 하는데, 이런 관계를 통해 인생에서 중요한 사회생활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2017년 연구에 따르면 외동아이로 자라는 것은 뇌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 서남대학의 연구진은 외동아이, 그리고 형제, 자매와 같이 자란 아이가 신경학적인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들의 뇌를 스캔하고 성격, 창의력, 지능 테스트 등을 진행했다.

그 결과 외동아이와 외동이 아닌 아이의 뇌는 회백질의 양이 달랐다. 연구진은 뇌 구조의 차이가 행동 양상에도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 신경학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외동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조금 더 창의적일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타인의 말과 행동에 선뜻 동의하거나 타인을 잘 받아들이는 성격 부문에서는 점수가 낮았다. MRI를 비교한 결과 참가자들의 회백질 양이 서로 달랐다.

“외롭고 이기적” 외동 증후군, 실제로 존재할까?

성격은 아주 어릴 때 보호자와 맺는 관계 유형에 따라 형성된다. 외동아이들의 특징이라고 일컬어지는 외로움을 타고, 이기적이고, 인내심이 부족하고, 나누기를 꺼려하는 특성은 사실 형제, 자매의 유무와 관계없이 많은 성인에게 일반적인 성격이다.

외동아이로 자란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특성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보호자의 양육 방식이다.

ADVERTISEMENT
Copyright ⓒ 팸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