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의 고통은 오랜 시간 지속된다. 유산을 경험한 대다수 여성이 절망감과 상실감에 빠진다. 유산 후 PTSD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다수 관찰됐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슬픔과 분노, 절망감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임신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임신부의 10~25%가 유산으로 끝이 난다. 유산의 약 80%는 임신 초기에 발생한다. 유산 후 다음 임신 시 유산 확률은 20% 정도다. 유산을 경험한 여성은 상실감으로 슬픔과 비통함을 느끼고 이런 일이 자신에게 발생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임상 심리학자 재닛 재프 박사는 유산의 충격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산은 정신적 외상을 초래할 정도의 상실감을 안긴다. 여성의 자아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앗아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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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체스터대학 메디컬센터의 엠마 로버트슨 블랙모어 박사는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불안증과 우울증을 앓을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후 다시 임신해서 건강한 아이를 출산해도 산후우울증을 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1년 연구에 따르면,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 2,823명 중 15%는 최대 3년 동안 임신 기간과 출산 후에 주요 우울증과 불안증을 겪었다.
미국심리학협회(APA)는 유산 후 다른 자녀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입증하기 위해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출산 후 산모-자녀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영아 중 45%가 어머니와의 애착관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유산 경험이 있는 일부 여성은 자신의 신체에 외상이 있는 것처럼 느낀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2019년 연구에서는 조기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 3분의 1이 유산 1개월 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유산 9개월 후에는 약 18%가 PTSD 기준을 충족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유산은 미래에 태어날 아이에게 정신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산 경험과 관련한 산모의 기분 장애가 다음 출산할 아이의 상태를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다”라고 주장했다.
배우자의 기분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산은 남성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남성들은 아내 가 유산할 경우 슬픔보다는 분노의 감정을 드러낸다. 한 조사에 따르면, 아내 또는 애인의 유산을 겪은 남성 160명 중 46%가 상대에게 감정을 감추고 있었다. 이들은 아내 또는 애인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안기는 것을 두려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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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으로 여성의 삶이 완전히 바뀔 수 있지만 슬픔을 직면하고 벗어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전문가들은 배우자와 가족, 친구들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자기 자신을 관리한다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이 기억해야 할 한 가지는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이다. 수분 섭취와 양질의 영양소 섭취, 가벼운 운동, 숙면으로 신체를 치유할 수 있다. 감정을 표현하거나 발산할 수 있는 새로운 운동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운동을 통해 감정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엔도르핀 수치를 높여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
유산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통을 직면하게 되기 때문에 유산 그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길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심리전문가에 따르면, 상실감을 준 경험과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도 치유의 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상태와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슬픔을 대처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회복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치유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사람마다 필요한 치유의 시간이 다르다. 매우 느리게 회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이때 서두르지 않고 치유 과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릴 수 있지만,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핵심이다.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정신건강 전문가는 슬픔을 평가하고 적절한 치료제를 처방하며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유산 후 동반되는 복잡한 감정과 비통함을 떨쳐내는 데 도움이 된다. 빠르게 도움을 구할수록 회복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