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후 변화로 임신부의 조기 출산과 사산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기온이 1℃ 상승 시 사산할 위험은 무려 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 기후 위기로 혹서 기간이 길어져 임신부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혹서가 임신에 미치는 영향이 생물학적으로 어떤 메커니즘을 유발하는지 명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가설은 발표됐다. 관련 학자들은 혹서 현상이 심혈관 스트레스를 유발해 호르몬 옥시토신 수치를 증가시킨다고 주장했다.
UCLA 환경 지속가능성 연구소의 앨런 바레카 교수는 “수면 부족도 임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열대야 현상이 길어지면서 수면을 방해해 조기 출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원인은 임신 기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자들은 1969~1988년 미국 전역의 1일 기온과 군별 기온을 분석한 후 데이터세트를 만들었다. 분석 결과, 연간 이상 고온 현상으로 약 2만5,000건의 조기 출산이 발생하고 있었다.
기온이 32.2℃ 이상을 기록할 경우 여성 10만 명당 출산율이 0.97명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조기출산은 저체중 출산과 상관관계가 있으며 심지어 노년의 인지능력 발달 문제 가능성도 유발할 수 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임신 위험
최근의 또 다른 연구도 기후 변화가 임신부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2007년부터 실시된 57건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과 고온 노출, 조기 출산 및 저체중 출산, 사산 위험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전 산부인과 의사 겸 연구자인 브루스 베커 박사는 “기후 변화로 인류는 출산 순간부터 약화되고 있다. 의료 전문가와 입법가들이 기후 위기로 인한 건강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후 변화가 심해질수록 신생아 건강에 위험 부담이 증가한다. 연구팀은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 조기 출산 위험이 8.6%에서 21%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심지어 출산 전 5~9월 기온이 1℃ 증가할 때마다 사산 가능성이 6%가량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오존과 PM2.5 미세입자 두 가지 유형의 오염물질 노출과 임신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두 요인은 조기 출산과 저체중 출산, 사산과 연관이 있었다. 예를 들어, 임신 첫 3개월 동안 대기오염에 다량 노출되면 사산 위험이 42% 증가할 수 있다.
기후 변화는 여성 건강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임신부와 태아는 기후 변화의 영향에 취약한 상태다. 기후 변화로 여성은 심장 질환과 호흡기 질환, 정신 질환, 감염성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조지워싱턴의과대학의 나다니엘 드니콜라 교수는 “조기 출산과 저체중 출산은 평생 지속될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두뇌 발달과 질병 취약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