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선진국들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위기에 직면한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면서, ‘자동차 회사 살리기’와 ‘친환경자동차 체제로의 전환’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사업·인력 재편을 추진하면서도, 디지털 인력을 새로 뽑는 등 친환경 자동차 체제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도 자동차 회사를 살리고, 친환경차 체제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종합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20년 1/4분기 세계 주요시장 자동차 판매 규모는 전년 동기에 비해 2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45.4%), 유럽(-26.3%), 인도(-22.4%) 등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년도 전체 글로벌자동차 판매시장도 전년 대비 20.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국들은 위기의 자동차회사 지원을 하면서도 친환경차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친환경체제로 원활히 전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프랑스는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80억 유로(10.8조원) 규모의 자동차 산업지원 방안(Plan DE Soutien à l’Automobile)을 발표했다. 경영위기에 처한 기업 및 근로자 지원과 함께 환경 친화적인 자동차 생태계 구축, 미래 자동차 투자 등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우선 경영 위기에 빠진 르노자동차의 은행 대출(50억 유로(6.7조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친환경차로의 체제 전환을 위해 전기자동차 구입 보조금을 6000유로(807만원)에서 7000유로(942만원)로 인상했고, 기존 자동차 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내연기관차를 구입할 때도 3000유로(404만원)를 지급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23년까지 전국에 10만개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하기로 하는 등 인프라 확충 방안도 발표했다.
스페인 정부는 37.5억 유로(5조원) 규모의 자동차산업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부품회사를 포함한 자동차 회사에 대한 저리 대출 등 금융지원에 약 27억 유로(3.6조원)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전기자동차 구입 보조금 지급 등에 활용키로 했다. 독일은 친환경 체제 구축에 더욱 적극적이다. 전기자동차 구입 보조금을 대폭 인상(3000유로(404만원) → 6000유로(807만원))하고,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확충 하는 등 친환경차 체제로의 전환 방안이 경제 활성화 방안에 포함되었다.
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자동차산업이 위기 국면을 맞으면서,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선제적으로 사업·생산시설 조정 및 인력재편에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은 ’23년까지 4천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대신 신규로 디지털 관련 인력 2천명을 고용할 방침을 밝혔다. GM은 자동차 공유서비스 사업인 메이븐을 종료했고, 직원 임금 삭감(20%)에도 나섰다. 닛산은 인도네시아 및 스페인 공장 패쇄를 검토하고 있고, 미국(1만명), 영국(6천명), 스페인(4천명) 등 글로벌 인력도 감축할 계획이다. 프랑스 정부로부터 50억 유로(6.7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르노 자동차는 향후 3년 동안 1.5만명의 글로벌 인력 감축 방침을 밝혔고, 일부 공장을 패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한국도 미래자동차 시장 선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경련 기업정책실 유환익 실장은 “지금까지 한국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부품사 지원을 중심으로 정책이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주요국들은 코로나 사태를 위기이자 산업체제 전환의 기회로 삼고 과감한 정책지원을 하고 있었다.”며 “우리도 위기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전기차 충전시설 확충, 자율차를 위한 도로·통신 인프라 구축 둥 미래차 산업에 대비한 과감한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