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자 지출 지표를 살펴보면 코로나바이러스 보조금으로 구매 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에서 2,200만여 명이 실직했다. 정부 당국은 재정적 구호 조치를 마련해주기 위해 경기부양 보조금을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이미 약 1,000만여 명에게 제공된 이 보조금은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완충 작용으로 기능하고 있다.
경기부양 보조금 수령 3일 만에 지출 증가
경제학자들은 보조금을 얼마나 빠르게 지출하고 어디에 소비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4월 21일까지 보조금을 수령한 1,600명을 대상으로 저축 및 소비 습관을 분석했다. 경기부양 보조금이란 경기를 촉진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보조금을 일컫는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격 조건을 갖춘 미국인이 보조금을 수령하고 3일만에 식품 및 비내구재에 사용한 개인 지출이 50~70달러(6만 원~8만 5,000원) 증가했다. 사람들이 구입한 비내구재 카테고리에는 세탁 세제, 종이, 펜, 수명이 짧은 기타 물건 등이 포함됐다.
같은 기간 내구재 지출도 20달러(2만 4,000원)가량 증가했다. 이 카테고리에는 가구와 가전, 자동차 및 수명이 긴 물건이 포함된다.
대체로 한 가구는 보조금을 수령하고 열흘 이내에 보조금의 25~30%를 사용했다. 계좌에 500달러(60만 7,000원) 이하가 남은 사람들은 열흘 이내에 보조금의 절반가량을 지출했다. 계좌에 3,000달러(364만 원) 이상이 있는 사람은 보조금 수령 후에 어떤 지출 내역도 보고하지 않았다.
게다가, 한 달에 1,000달러(121만 4,000원) 미만 소득이 있는 사람은 보조금을 수령한 후 한 달에 최소 5,000달러(607만 원) 소득을 버는 사람보다 두 배 더 지출했다. 연구팀은 2008년 경기 침체 당시 채택한 경기부양 프로그램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고 밝혔다. 보조금 수령자의 최대 90%가량은 내구재, 특히 자동차를 구입했다. 그 외 일부는 집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과 식료품을 구입하는 데 보조금을 사용했다.
콜럼비아경영대학원 파로크니아 교수는 2020년 보조금을 받은 소비자들의 행동은 2008년 보조금 수령자들과 다르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에도 소득이 증가한 카테고리는 음식 배달업이다. 2017년 미국의 온라인 배달 부문 수익은 1만 8,332달러(2,226만 원)를 기록했지만, 2020년 들어 지금까지 총 2만 6,527달러(3,221만 7,000원)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1.7%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집에만 머물러 있어야 한다면 온라인으로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15.8%만 온라인 음식 배달을 할 가능성이 적다고 답했다.
파로크니아 교수는 “미국인 대부분이 미래를 위해 보조금으로 받은 돈을 저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지출과 경제 회복을 촉진하는 데 1,200달러가 충분한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야후 파이낸스는 사람들이 보조금을 사용하는 최악의 방법 몇 가지를 제시했다. 그 중 1위는 온라인 세일 품목에 전액을 사용하는 것이다. 지난 3월 기준, 미국 소비자의 3분의 1 이상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월마트나 아마존 같은 온라인 시장에서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반면, 47%는 온라인 지출 행동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으며 9%만 온라인 매장에서 물건 구입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야후 파이낸스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2차 경기부양 보조금이 제공될 것이라고 보증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보조금을 사용해 부채 일부를 상환하는 것도 최악의 방법 중 하나다. 보조금을 부채 상당 부분을 상환할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팬데믹 동안 긴급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