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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속 주인공이 자주 걸리는 ‘기억상실’ 현실은 다르다?

최원조 2020-06-16 00:00:00

드라마·영화 속 주인공이 자주 걸리는 ‘기억상실’ 현실은 다르다?

미국의 의료 센터 메이오클리닉에 따르면, 기억상실증은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지만, 미디어 속 기억상실증은 실제 사례와는 다르다. 드라마나 영화 속 기억상실증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반적인 기억상실증 환자들은 자신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으며, 다만 새로운 정보를 배우거나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뿐이다.

생물 의학 및 생명 과학 저널 PMC에 발표된 연구는 기억 상실 및 기억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가 포함되어 있다. 

응답자의 47.8%는 기억상실증에 걸리면 자신의 이름이나 정체성을 기억해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심리학 전문가 그룹에서는 아무도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심리학 분야의 전문가들 87.5%가 동의하지 않았고 사이코노믹스 전문가 중 57.5%가 강력하게 동의하지 않았다. 일반인 응답자의 23.9%는 사람의 기억력이 마치 비디오카메라와 같다고 말했지만, 심리학 전문가의 93.8%와 사이코노믹스 전문가의 97.3%는 동의하지 않았다.

일반인의 15%는 증인들이 범죄자와 관련된 세부 사항을 기억하도록 하는 데 최면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심리학 전문가의 68.8%와 사이코노믹스 전문가의 69.9%는 강력하게 동의하지 않았다. 일반인 중 16.5%는 자신이 경험한 사건에 대한 기억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심리학 전문가의 93.8%와 사이코노믹스 전문가의 91.8%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교육 수준에 따라 응답자의 답변을 나눴다. 대학을 다닌 경험이 없는 사람의 87.4%, 대학 경험이 있는 사람의 87.4%, 대학 졸업자의 87.8%, 대학원생의 78.8%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은 자신의 이름이나 정체성을 기억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각 그룹의 78.2%, 69.4%, 55.6%, 46.7%는 사람의 기억력이 비디오 카메라처럼 작동한다고 답했으며 역시 순서대로 64.9%, 69.4%, 55.6%, 46.7%는 사람이 경험한 사건에 대한 기억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대학 교육 혹은 그에 준하는 교육을 받은 사람들도 사람의 기억력과 기억의 작용 등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기억상실증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우선 역행성건망은 뇌 손상을 입었을 때 과거 일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상태다. 선행성건망은 과거의 일은 기억하지만 새로운 기억을 구성하지 못하는 상태다. 예를 들어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소위 필름이 끊기는 것은 선행성건망에 속한다.

일과성전체건망(TGA)은 중노년층에서 자주 발생하며, 몇 시간 동안 계속해서 혼란이나 동요를 경험하는 상태다. 원래 잘 알던 사람을 갑자기 알아보지 못하고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동기 기억상실은 인생의 첫 3~5년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기억상실증은 기억을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부위 손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일시적일 수도 있고 영구적일 수도 있다. 기억상실증은 알츠하이머 및 기타 치매 형태로 발생할 수도 있다. 치매 환자는 일반적으로 오래된 일은 기억하지만, 최신 일은 기억하지 못한다.

중증 외상이나 스트레스는 해리성기억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뇌가 과부하를 일으켜 생각이나 감정,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는 상태다. 해리성 둔주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정체성을 잊어버리고 직장이나 가정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을 말한다.

드라마·영화 속 주인공이 자주 걸리는 ‘기억상실’ 현실은 다르다?

환자가 기억상실증 진단을 받는다면 의사들은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예를 들어 기억상실증이 주로 알코올로 인한 것이라면 알코올 해독을 통해 환자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심각한 머리 부상으로 기억상실증이 나타난 경우 외상은 6~9개월 이내에 치료될 수 있지만 기억상실 증상은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의사는 환자의 학습 능력이나 기억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약물을 처방하거나 상담사 혹은 치료사와 협력해 환자가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배우도록 도울 수 있다.

기억상실증 환자들에게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장치 등의 스마트 기술도 도움이 된다. 중증 기억상실증이 있는 사람들은 이 기기에 일상적인 업무나 중요한 이벤트, 약물 복용 시간 등을 입력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것과 달리, 기억상실증 환자가 모두 자신의 이름이나 정체성 등을 잊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기억상실증에는 여러 유형이 있으며, 따라서 치료 방법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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