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는 경제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들의 행동, 특히 소비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힘들게 번 돈을 사용할 장소와 사용 방법을 변경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발도상국 37개국의 제품 및 서비스 가격 상승률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 인플레이션율은 지난 2월에 1.7~2.3% 줄어들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각국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엄격한 락다운 조치를 시행하면서 소비자와 기업의 수요가 급증했고 인플레이션은 낮아졌다. HSBC의 글로벌 수석 경제학자인 자넷 헨리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감염병으로 인한 전 세계 공급망의 피해를 과대평가하면 인플레이션이 치솟을 위험이 있다. 인플레이션은 최근 유가 붕괴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지출의 변화는 공통분모가 있다. 감염병이 시작된 이후 지출이 감소한 것이다. 개인 소비 지출은 지난 2~3월 사이에 7.3% 감소했다. 1959년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아칸소대학의 농업 전문가 존 앤더스는 "2008년에서 2009년 금융 위기 때도 월간 개인 소비 지출이 이렇게 하락하지는 않았다. 당시 월간 개인 소비 지출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1%대였다. 7.3% 하락은 데이터가 기록되기 시작한 1959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라고 말했다.
맥킨지앤컴퍼니의 최근 글로벌 설문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인 문제로 더 많은 소비자가 비용 지출을 꺼리고 있다. 연구진은 소비자의 지출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산업 분야 전반에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소비자들이 여전히 소비를 꺼리지 않는 분야는 식량이나 가정용품, 개인 관리 용품 등의 필수품을 구입하는 일이다. 반면 외식, 의류, 신발, 보석, 액세서리, 여행 등 필수적이지 않은 많은 분야에서 지출이 감소했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식료품이나 가정용품 등의 소비에는 더 많은 돈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낙관적인 관점에서 미주 및 유럽 국가에서는 3월 중순 긍정적인 전망이 감소했지만, 대부분 아시아 국가에서는 낙관적인 수준이 유지되거나 상승했다.
3월 중순 이후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낙관주의 수준이 25~40% 감소한 반면, 독일에서는 낙관론이 높은 수준에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의 국가에서도 낙관론이 각각 10%씩 상승하기도 했다.
향후 2주 동안 소비자들의 소득 감소가 예상되면서 지출 또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소비자의 25~63% 정도는 가계 수입이 계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중국과 인도는 예외다. 중국과 인도 소비자들은 가장 낙관적이며, 각각 25%와 18%의 임금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등은 30~51% 정도의 감소를 예상한다.
전반적인 소비자 지출은 감소한 반면, 식료품 구매는 급격하게 높아졌다. 이렇게 식료품 구입이 급증한 경우는 지난 1999년 12월에도 목격됐는데, 특정 연령대의 사람들이라면 기억할 Y2K 공포 때문에 사재기가 성행했기 때문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근로자와 기업은 현재 큰 위기를 겪고 있다. 더 많은 기업이 문을 닫을수록 실업률이 높아지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업률이 높아지면 소비자 지출이 얼어붙는다. 소규모 기업의 5분의 1 정도는 폐업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지출과 낙관주의를 되찾기 위해서는 소비자에 대한 새로운 신뢰와 경제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항공, 호텔, 레스토랑, 소매점 등을 포함한 여러 산업 분야의 근로자들이 소비자 지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재고용돼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을 잃은 근로자들이 다시 직업을 얻으면 소득을 회복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신뢰도가 높아지므로 지출을 유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소비자 75%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상과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2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