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제한’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힘든 사례가 많다. 지원조차 못하도록 제한을 두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뛰어난 경력을 갖추고 있어도 서류통과도 힘들다. ‘나이’ 때문에 취직하기 힘들거나 직장에서 차별을 당한 사례에 관한 설문 조사가 진행됐다. 많은 근로자가 ‘나이 차별’을 겪었다고 답했다.
보험회사 히스콕스(Hiscox)는 400명의 풀타임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미국 직장에서의 나이 차별과 40세 이상 근로자들이 느끼는 감정을 조사했다. 응답자의 44%는 자기 자신이나 혹은 지인이 직장에서 나이 차별을 겪고 있다고 밝혔으며, 36%는 40대로 접어들면서 나이 때문에 구직이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고 답했다. 26%는 나이 때문에 실직 위험에 처해있고 21%는 스스로 연령차별주의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미국인 50대 이상을 대변하는 비영리단체 AARP도 현재 근무 중이거나 구직 활동을 하는 45세 이상 3,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슷한 결과를 도출했다. AARP에 따르면, 응답자 중 16%는 입사 지원할 일자리를 찾지 못했으며 12%는 승진 기회를 놓쳤다고 답했다. 7%는 해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내년에 실직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사람 중 33%는 나이 때문에 직장에서 입지가 좁아졌다고 말했으며, 76%는 새 직장을 찾기까지 3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답했다. 일자리를 찾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질문하자 87%는 돈이 필요해서라고 답했고 84%는 은퇴 후 자금을 저축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히스콕스는 “미국에서 연방법과 주법으로 고령의 근로자들을 보호하고 있지만 직장 내 나이 차별주의는 보도 사례가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나이 차별을 경험한 사람 중 40%만이에 대해 고소하거나 불만을 제기했다. 응답자의 48%만 주나 지역기관에 해당 사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대다수는 직장에서의 관계가 불편해질 것이 두려워서(54%) 혹은 이의를 제기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서(24%)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성별 측면에서 살펴보면, 남성 중 43%, 여성 중 30%가 나이 때문에 새로운 직장을 찾는 것이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했다. 남성의 39%는 나이가 경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여성(38%)보다 더욱 많은 남성(50%)이 직장 내 나이 차별을 겪거나 목격했다.
37%가 나이 차별을 목격했지만, 51%는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 나이 차별을 목격한 사람 중 62%는 고용주로부터 보복을 당하는 것이 두려워 그 같은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이 어린 직장 동료들은 고령의 근로자에게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으며 40세 이상 근로자 중 66%는 변화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였다. 또한, 젊은 근로자들은 고령의 근로자들이 기술 문외한이거나 기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며(54%) 현실에 안주하거나 일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되지 않고(21%) 관리하기 어렵다(20%)고 생각했다.
AARP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90%는 자신을 존중할 동료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직장 내 나이 차별주의가 만연해 있지만 용인하고 있는 분위기다. 근로자 인권변호사 크리스틴 알덴은 “연령차별주의는 차별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
회사에서 젊은 지원자를 선호한다면 채용 과정에서 나이 차별주의가 발생하게 된다. 고령의 근로자가 승진과 보상, 직업 훈련 기회를 놓친다면 직장 내 편견이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이 사내 분위기를 쇄신하거나 예산을 삭감하기 위해 고령의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명예퇴직을 종용하는 것도 나이 차별주의다.
직장에서 고령의 근로자는 젊은 근로자에게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다. 건강하고 통합적인 직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령의 근로자를 포용하는 방식으로 기업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