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의료용 대마초가 불안장애의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대마초의 증상 완화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추세다.
통계업체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불안장애의 유병률은 국가별로 2.5%에서 7% 가량으로 다양하다. 2017년 기준 약 2억 8,400만 명이 불안장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휴식을 위해 대마초를 복용한다고 말했으며 39%는 만성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한다고 말했다. 50%는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대마초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대마초의 불안장에 효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가 2018년 조사한 자료에서는, 대마초 합법화에 찬성하는 의사들의 58%만 사용자가 대마초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60%는 대마초가 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테네시주 밴더빌트대의학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뇌에는 마리화나와 동일한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특정 분자가 존재한다. 이 분자가 뇌 두 영역 사이의 불안 유발 연결성을 줄여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한다. 이는 마리화나가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일 수 있다는 이론을 충분히 뒷받침한다.
‘2-AG’로 알려진 분자 수치가 뇌에서 증가하면, 스트레스와 관련된 불안 및 우울증 증상이 조절될 수 있다. 즉 잠재적으로 의료용 마리화나와 다른 유사한 약물 치료에 대한 의존성을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분명하게 나타났다. 쥐를 급성 스트레스에 노출시킨 뒤 편도체와 전두피질 사이의 불안 유발 연결을 끊어 2-AG 분자를 일시적으로 사라지게 한 것이다. 그러자 불안 관련 행동이 급작스럽게 발생했다.
연구 저자이자 대학의학센터의 일반 정신의학과장 사친 파텔 박사는 “편도체와 전두피질의 연관성은 특정 유형의 불안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더욱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이나 동물이 스트레스에 노출돼 불안해지면, 뇌의 두 영역이 활동을 증가시키고 더욱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사는 “불안장애 환자들의 경우 2-AG 분자가 함유된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이 붕괴되기 마련이다”라고 말했지만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나 외상성 사건에 노출됐다고 해서 모든 이가 정신질환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라이프스타일 관련 해외 매체 베리웰마인드는 마리화나를 대량으로 복용할 경우 치명적이지는 않더라도 여러 방식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마리화나를 불안 대처법으로 사용할 경우 심리적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마리화나의 장기간 사용은 기억력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기억력 손상은 대마초에 함유된 THC 성분이 뇌의 다른 영역, 특히 기억력 형성을 주로 담당하는 해마를 변화시키면서 발생된다. 마리화나를 자주 사용하는 것 역시 두렵고 편집증적인 증상을 발전시켜 불안 증상의 정도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불안장애 치료는 약물과 심리 요법으로 이루어지는데, 두 가지를 결합한 요법이 가장 보편화돼있다.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발견하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대화 요법 혹은 심리 상담을 일컫는 심리치료는 치료사와 함께 협력해 불안 증상 완화에 초점을 둔다. 그중에서도 인지행동치료(CBT)는 가장 잘 알려진 효과적인 치료 가운데 하나로, 환자에게 스트레스와 근심거리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을 알려준다.
약물의 경우 항우울제를 비롯한 부스피론, 벤조디아제핀이 가장 흔하게 사용된다. 다만 환자 상태의 심각성과 약물로 인한 효과가 얼마나 빨리 작용하는지에 따라 복용하는 용량은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