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위치한 샤넬,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매장에는 늘 중국인 관광객이 가득했다. 뉴욕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발한 이후 이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2020년 1월 판매량은 40%나 줄었다. 이런 현상은 파리, 두바이, 홍콩 등 쇼핑으로 유명한 관광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명품 시장의 최대 위기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은 5,000만 명이 넘는 시민을 검역하고 해외여행을 금지했다. 전 세계 명품 시장은 중국인 소비자들이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각국 명품 매장 및 쇼핑몰 등이 타격을 입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명품 시장 최대의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9년 전 세계 명품에 소비된 돈은 3,050억 달러(약 362조 1,875억 원)인데, 그중 40%가 중국인 쇼핑객에게서 나왔다. 중국인 쇼핑객의 매출 성장은 80%다. 2020년 패션 시즌은 이미 시작됐지만, 이미 여러 패션쇼가 취소됐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그룹인 케링(Kering)의 CEO인 프랑수아-앙리 피노는 “이번 바이러스 사태로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회사의 재무 성과에 미친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이를 복구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케링은 구찌, 생로랑, 알렉산더 맥퀸 등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중국 본토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었다.
전체 판매량 중 40%가 중국 소비자에 의해 발생하는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몇 달 전 홍콩에서 발생한 시위,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2019년 마지막 분기의 판매량이 50% 감소했다. 중국 내 버버리 매장의 3분의 1은 문을 닫았으며, 남아있는 매장도 방문객이 80% 줄었다.
지미추, 마이클 코어스, 베르사체 등을 소유하고 있는 카프리(Capri)는 2020년 1분기 판매 전망을 1억 달러(약 1,187억 원)가량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본토에 있는 매장 225개 중 150곳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코치, 케이트 스페이드 등을 소유한 태피스트리(Tapestry) 또한 중국 본토 내 매장 대부분을 폐쇄한 후 매출이 2억 5,000만 달러(3,046억 7,500만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명품 시장 분석가인 루카 솔카는 “중국의 명품 소비가 정체 상태이며 대부분 브랜드 판매가 80%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명품 시장이 중국 및 아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 1월 27일 LVMH는 중국적십자사협회에 220만 달러(약 26억 1,184만 원)를 기부했다. 시계 및 보석 회사 리치몬트는 140만 달러(17억 원)를, 케링은 110만 달러(13억 원)를 기부했다.
춘절로 이미 중국 내 수천 개 공장이 문을 닫은 상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돼 대부분 제조업은 아직 문을 닫은 상태다. 이에 따라 명품 브랜드도 타격을 입게 됐다.
회계 회사인 딜로이트(Deloitte)가 발표한 글로벌명품영향력2019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 명품 제품의 총 판매액은 2,470억 달러(약 293조 2,631억 원)였다. 100대 명품 기업의 평균 판매량은 24억 7,000만 달러(3조 102억 원)다. 복합 연간 매출 성장률은 10.8% 였고 복합 순이익률은 9.8%였다.
금융회사 웰스파고의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켈리는 “향후 몇 주가 가장 어려운 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계속해서 생산이 지연될 경우 제품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