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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차 시장을 '살려야 한다', 르노 클리오 출시에 주어진 가볍지 않은 과제

선우정수 2018-05-23 00:00:00

지난 5월 14일, 르노삼성은 모회사 르노의 소형 해치백 '클리오'의 국내 출시 소식을 알렸다. 지난 2017년 서울국제모터쇼에 처음 공개된 이후 근 1년만의 출시였다.

클리오는 유럽에서 'B세그먼트'에 속하는 차종으로, 우리 나라로 치면 '소형차'라고 부르는 체급에 속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1,400만대 이상의 누적판매를 달성한 모델이며, 작년 한해 동안 유럽에서 32만대 이상을 판매하면서 폭스바겐 폴로를 제치고 유럽 내 B세그먼트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기도 하다.

2013년 이 차종과 플랫폼 및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소형 SUV 'QM3'와 지난 해 '스토닉'이 출시된 바 있긴 하지만, SUV가 아닌 세단이나 해치백 모델 중에서 소형차 신모델이 출시된 것은 오랜만의 일이라 이 차의 흥행성적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르노 클리오 제원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실속 있는 제원과 우수한 주행성능이 특징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르노 클리오는 QM3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고 있다. 국내 데뷔는 QM3가 빨랐지만, 사실은 QM3(해외 판매명 르노 캡처)가 클리오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출시된 파생모델이다. 때문에 클리오에도 QM3에 탑재되었던 1,500cc dci 엔진과 독일 게트락社에서 공급 받는 6단 DCT가 적용되어 있으며, 인테리어 구성에 있어서도 많은 부분을 QM3와 공유하고 있다.

1.5 디젤엔진은 최대 출력이 90마력으로, 최근 트렌드를 감안하면 높은 출력은 아니다. 하지만 시내 주행이나 고속도로 정속주행 등 실주행 영역에서는 무리 없을 정도의 출력 전개를 보여주며, 특히 QM3가 가장 호평을 받았던 연비 부분에 있어서는 클리오가 전고에 따른 공기저항이나 중량에서 우세하기 때문에 QM3 대비 더 좋은 실연비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최근 미디어 시승회 후 속속 올라오고 있는 르노 클리오 시승기에서는 주행성능에 대한 호평이 주를 이뤘다. 르노는 다년간 F1 출전을 통해 차량 주행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구축해 왔고, 자사의 주력 모델인 클리오에 이를 적극적으로 적용하여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이나 코너링 등에서 지극히 유럽차스러운 안정적이면서도 기민한 움직임을 구현해 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기존에 출시되었던 SM6나 QM6 등이 그러했듯, 디자인에 있어서도 기존 국산차와는 결이 다른 스타일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소형차 시장을 '살려야 한다', 르노 클리오 출시에 주어진 가볍지 않은 과제
▲르노 클리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프라이드, 엑센트 등 소형차 시장 다시 살아나려면… 클리오의 역할이 중요해

소형차는 우리 나라에서 경차와 준중형차 사이에 속한 체급으로, 경차처럼 1,000cc 미만의 엔진 배기량이나 차체 크기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준중형차는 1,600cc', '중형차는 2,000cc'와 같은 불문율은 따로 없으나 보통 1,400cc~1,600cc의 엔진을 탑재하고 준중형차보다 좀 더 작은 차체의 차량을 일컫는다. 한 때는 현대 포니, 기아 프라이드, 대우 르망 등 기라성 같은 모델들이 속해 있었지만,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특성상 현대 엘란트라나 기아 세피아, 대우 누비라 등 준중형 차종들이 등장하면서 그 세가 점점 위축되기 시작했다.

소형차는 경차처럼 확실한 세제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엔진은 준중형 라인업들과 공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세금이나 연비에 대한 메리트도 약했다. 그렇다고 준중형차처럼 중형차에 준할 수준의 편의장비를 갖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이렇다 할 장점이 없었던 것이다.

기아 프라이드가 단종되면서 현재 국내에서 시판 중인 소형차는 현대 엑센트와 쉐보레 아베오가 전부다. 이 중에서 그나마 판매량이 나은 엑센트의 작년 총 판매량은 7,496대로, 이는 8,828대를 기록한 기아 카니발의 지난 4월 판매량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현대와 기아는 국내에서 엑센트와 프라이드 신형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프라이드는 스토닉에게 바톤을 넘기고 아예 단종되어 버렸으며, 엑센트는 기존 모델을 토대로 상품성이나 디자인을 조금씩 개선한 모델만 내며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렇게 척박해진 소형차 시장에 다시금 불꽃을 지피기 위해서는, 이번에 출시된 르노 클리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소형차 시장을 '살려야 한다', 르노 클리오 출시에 주어진 가볍지 않은 과제
▲현대 엑센트 신형의 앞모습. 국내에서는 기존 모델의 판매 저조로 도입되지 않고 있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다소 우려되는 르노 클리오 가격... QM3 때처럼 수입차 어드밴티지 가능할까?

다만 이번 르노 클리오 출시와 함께 공개된 가격에 대해서는 다소 비싸다는 의견들이 많다. 최근에 출시된 준중형차인 K3조차 시작가가 1,500만원대 후반인 것에 비해, 클리오는 시작가가 1,900만원대 후반에 시작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가격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측은 국내 생산이 아닌 터키 공장에서 전량 수입해오는 물량이다 보니 이에 따른 물류비가 발생할뿐더러, 그럼에도 유럽시장 판매가보다는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가격이 책정되었다고 해명하고 있으며, 이미 1,000여대의 사전계약을 이루었다며 판매 부진의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또한 클리오의 형제차인 QM3도 스페인 공장에서 전량 수입하는 이유로 다소 높은 가격이 책정되었지만, 출시 초기 높은 인기를 누리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던 사례가 있다. 때문에 유럽의 베스트셀러인 르노 클리오가 과연 국내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팸타임스=선우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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