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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SUV 및 픽업트럭 전문 브랜드로 전환 선언? SUV에 주력하는 자동차 업체들

선우정수 2018-04-30 00:00:00

크라이슬러는 국내에서 지프만 판매할 예정… 지나친 편중에 대한 우려도

미국의 3대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인 포드가 현지 시각으로 지난 4월 25일, 비용절감을 위해 판매가 저조한 차량들을 대부분 단종하기로 결정했다. 포드는 이번에 발표된 비인기 차량 단종 계획을 통해 절감되는 비용 115억 달러를 포함하여, 4년 후인 2022년까지 총 25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 SUV와 픽업트럭에 주력 예정, 링컨도 불투명… 머스탱은 유지

자동차 제조업체가 수익성 향상을 위해 안 팔리는 차종을 단종하는 건 사실 흔한 일이다. 다만, 이번 결정을 통해 단종이 예정된 차종 대부분 세단이나 해치백이라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포드는 이와 함께 현재 북미시장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과 수익성이 좋은 포드익스플로러 등의 SUV와 포드 F150 등의 픽업트럭으로 전체 판매량의 90% 이상을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에 따라, 현재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퓨전'이나 '토러스' 등의 세단과 피에스타와 같은 해치백 모델들은 후속모델 없이 점진적으로 단종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포드의 세단 모델들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포드의 고급 브랜드 링컨의 'MKZ'와 '컨티넨탈'의 앞날도 불투명해졌다.

단, 판매량 자체는 높은 편이 아니지만 포드의 아이코닉 모델과도 같은 스포츠 쿠페 '머스탱'은 단종되지 않고 앞으로도 판매와 후속 모델이 개발이 진행될 예정이다.

포드, SUV 및 픽업트럭 전문 브랜드로 전환 선언? SUV에 주력하는 자동차 업체들
▲포드는 SUV, 픽업트럭 등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차종 위주로 라인업을 개편할 예정이다(출처=픽사베이)

■결국 원인은 판매량 때문… 단, 포드 몬데오 등 유럽용 모델들은 당분간 유지될 예정

포드가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역시 판매량 때문이다. 지난 2018년 3월 미국 자동차 판매량 순위를 살펴보면, 단연 픽업트럭과 SUV의 판매량이 두드러진다. 3월 한달 동안 총 23만 3,669대가 판매된 포드의 차종 중 판매순위 탑 3는 모두 픽업트럭과 SUV가 차지했으며, 이 3종만 합쳐도 13만 8천대 이상이 판매되어 3월 전체 판매량 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비교적 판매량이 낮은 SUV 모델인 '엣지'나 '익스페디션' 등을 더하면 픽업과 SUV의 판매량은 16만대 이상이다. 여기에 상용차로 주로 이용되는 '트랜짓'이나 'E시리즈' 등을 빼고 나면, 세단이나 해치백의 판매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실제로 포드의 중형 세단 모델인 '퓨전'의 작년 1월부터 3월까지 판매한 댓수가 5만여 대를 넘은 것에 반해, 올해 같은 기간 동안에는 4만 3천대를 팔았다. 전년 대비 15%나 줄어든 수치다. 또한 3월 판매량으로만 비교해 보면, 2014년 3월 3만 3천대에 육박하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 해 2만대의 벽마저 무너졌고, 올해 3월 판매량은 1만 6천대에 불과했다. 준중형 모델인 '포커스'와 소형 해치백 '피에스타'도 매년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줄고 있으며, 포드의 세단 라인업 중에서는 기함을 담당하고 있는 준대형 세단 '토러스'는 이제 매월 판매량 100위 내에도 들지 못 하고 있다.

포드의 이러한 결정은 세단 라인업의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포드 북미 사업부에 한한 것으로, 여전히 해치백과 세단의 수요가 존재하는 포드 유럽 사업부는 해당되지 않는다. 때문에 유럽에서는 '퓨전'의 유럽 버전인 '포드 몬데오'도 지속적으로 판매할 예정이고, 올 가을에는 독일 포드 공장에서 준중형 해치백 '포커스'의 신형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포드, SUV 및 픽업트럭 전문 브랜드로 전환 선언? SUV에 주력하는 자동차 업체들
▲1985년 출시된 1세대 포드 토러스. 30여년의 역사를 지닌 모델이지만, 판매 부진으로 단종이 예정되어 있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GM, 크라이슬러 등도 비슷한 행보… 지나친 SUV 편중, 괜찮을까?

포드 외의 다른 브랜드들도 SUV의 인기와 세단의 판매량 축소에 대응하는 행동들을 취하고 있다. GM 또한 판매량이 떨어지는 해치백이나 세단 모델들을 단종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가장 먼저 단종이 예정된 모델은 소형차인 '아베오'와 준대형 세단 '임팔라'다.

FCA 또한 그간 판매량이 저조했던 중형 세단인 크라이슬러 '200'과 닷지의 준중형 세단 '다트' 모델을 정리하고 픽업트럭 브랜드 '램'과 SUV 전문 브랜드 '지프'에 더 많은 공을 들일 계획이다. 실제로 크라이슬러 코리아도 국내시장에서 그간 판매량이 저조했던 크라이슬러 브랜드와 피아트 브랜드를 철수시키고, 지프 단일 브랜드로 승부를 볼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나친 SUV 편중 움직임에 대해 비판이나 우려의 목소리 또한 존재한다. 물론, 갈수록 SUV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다 보니 한정적인 자원으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세단 생산을 줄이는 건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하고 합리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2~30년 이상 세대를 이어온 역사가 있는 모델들을 너무 단칼에 잘라내는 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또한, 중량과 공기저항 때문에 세단 대비 떨어질 수밖에 없는 SUV의 연비가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은 올 여름 미국 내 유류비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4%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미국자동차협회(AAA) 또한 유류비의 증가로 미국 내 SUV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만약 다시 고유가 시대가 찾아오면, 지금의 SUV 집중 정책이 고스란히 폭탄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팸타임스=선우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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