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tch'란 단어는 다양한 뜻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위로 젖히는 출입문'이라는 뜻인데, 해치백은 차량 후미에 별도의 트렁크 대신 후미 전체가 위로 열리는 출입문처럼 되어있는 형태의 차종을 뜻한다. 때문에 차량 밖에서 보면, 세단과는 달리 후미가 튀어나온 부분이 없이 뚝 떨어지며, 내부에서 보면 객실과 트렁크가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은 형태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자동차', 혹은 '승용차'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형태인 '세단'과, 요즘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SUV'에 비하면 판매량 면에서 많이 떨어지는 편이긴 하지만, 해치백은 알고 보면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고, 다른 나라에서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차종이다.
▲일반적인 해치백의 형상(출처=게티이미지뱅크) |
해치백의 장점을 논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실용성이다. 특히 해치백은 화물 수납에 있어서 강점을 보이는데, 이에 대하여 '해치백은 세단보다 트렁크 용량이 크다'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한 회사에서 같은 차대로 만든 동일 체급의 세단과 해치백을 비교할 경우, 실제 리터로 표기하는 적재함 수치는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화물 수납에서 세단보다 편리한 이유는, 객실과 트렁크가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다 보니 높이가 낮은 세단의 트렁크 대비 화물을 좀 더 다양한 형태로 수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1~2인 승차환경에서는 뒷좌석을 접어 트렁크 활용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세단에서는 싣기 어려운 유모차나 접이식 자전거 등 부피가 큰 화물을 싣기에 용이하다.
또한 해치백은 세단에 비해 전장이 짧다 보니 후진 주차나 평행 주차 시 차량의 동선을 좀 더 줄일 수 있어, 특히 주차공간이 협소한 도심주행에 적합한 부분도 있다.
해치백은 뒷바퀴의 중심선부터 트렁크 끝까지의 길이를 칭하는 '리어 오버행(rear overhang)'이 짧다. 때문에 다소 속력이 붙은 상태에서 선회를 시도해도 무게 배분의 이점 덕분에 세단 대비 좀 더 날렵하고 안정적인 거동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제조사들은 이러한 해치백의 특성에 강력한 구동계와 보다 단단한 하체 셋팅을 추가하여 보다 빠르고 기민한 거동이 가능한 해치백인 이른바 '핫해치'를 내놓았다.
1976년 최초의 핫해치라 불리는 폭스바겐 골프 GTI가 출시된 이래, 40년 동안 다양한 핫해치가 출시되며 자동차 마니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대표적인 모델로는 골프 GTI 외에도 미니 쿠퍼 JCW, 르노 메간 RS, 메르세데스 A45 AMG 등이 있으며, 국내에는 출시 예정이 없지만 현대의 첫 핫해치 모델인 i30N 또한 호평을 받고 있다.
▲해치백의 대명사, 폭스바겐 골프(출처=픽사베이) |
국내 시장에서는 전통의 강자 세단과 신흥 강자 SUV의 인기에 다소 눌려 있긴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 선에서 구매할 수 있는 해치백 차량들이 이미 출시했거나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우선 유럽 전략차종으로 개발하여 현재 3세대까지 출시된 현대 i30가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며, 좌우 비대칭 도어와 과격한 디자인으로 1세대 때부터 화제를 모았던 현대 벨로스터도 올해 초 신형 모델을 발표했다. 또한 5월에는 최고출력 275마력에 달하는 고성능 2.0 터보엔진을 장착한 현대 벨로스터n도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르노삼성의 소형 해치백 클리오도 장고 끝에 5월 출시를 확정했다. 이미 QM3에서 선보인 바 있는 1.5리터 dci 디젤엔진을 통해 또 한번 막강한 연비를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국내브랜드 외에도 최근에는 토요타가 소형 하이브리드 해치백인 프리우스C를 선보였다. 일본에서는 '아쿠아'라는 명칭으로 팔리고 있는 모델로, 준중형인 프리우스보다 더 작은 차체와 낮은 배기량의 엔진으로 더욱 높은 연비를 끌어낸 하이브리드카다. 이미 오키나와렌트카, 괌렌트카 등 해외에서 렌트한 경험자들 사이에서 우수한 연비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팸타임스=선우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