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음주는 장수에 도움이 될 수 있다(출처=셔터스톡) |
흔히 알코올이라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갖게 마련이다. 음주 운전을 비롯한 음주로 인한 사건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기 때문인데, 그러나 최근 한 연구에서는 노년층의 적당한 음주는 오히려 장수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 흥미를 끈다.
지난 2월 미국과학진흥협회 연례학술회의에서는 9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적당한 수준의 음주가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3년부터 90세 이상 산 사람들의 습관을 관찰해 온 미 캘리포니아 대학의 클라우디아 카와스 신경학 교수팀은 장수한 노인들의 상당수가 적당한 양의 술을 마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설문조사를 통해 이들의 병력과 식습관, 자주 하는 활동 등을 연구했는데, 공통된 특징이 바로 음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 연구 결과 90세 이상의 상당수가 적당한 술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
1600명 이상의 90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맥주나 와인을 하루에 최소 2잔 이상 마신 사람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장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조기 사망 확률은 18%나 줄어들었다. 카와스 교수는 적당한 양의 음주는 장수의 촉매제와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05세의 잭 레이놀즈의 사례는 이런 적당한 음주의 장점을 뒷받침해준다. 레이놀즈의 막내딸인 제인 구드윈은 레이놀즈가 아침에 위스키를 넣은 차를 마시고 평소에도 레모네이드를 넣은 그라우스 위스키를 2잔 정도 마신다고 전했다. 구드윈은 레이놀즈가 위스키를 마치 치료제 대하듯 한다며, 추위나 다른 질병으로 고생하는 친척들에게도 위스키를 대접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사들은 우울증이나 암 예방에 있어 적당한 양의 위스키를 권장하기도 한다. 지난 1998년의 한 연구에서는 레드와인 같은 음료는 산화 방지제를 증가시켜 관상 동맥성 심장 질환 위험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과도한 음주는 유방암 등 특정 암을 유발한다(출처=플리커) |
물론 음주는 단점과 부작용도 갖고 있다. 로체스터대학 메디컬 센터의 마이켄 네더가드 박사는 알코올에는 건강상의 혜택을 가져다주는 부분도 있지만, 유방암 같은 특정 암을 악화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미임상종양학회(ASCO) 역시 최근 알코올 섭취가 유방암을 비롯해 대장암, 식도암, 후두암, 그리고 구강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1월 영국의 의학연구위원회(MRC) 산하 LMB(Laboratory of Molecular Biology) 연구팀은 알코올과 관련해 동물 줄기세포에 돌이킬 수 없는 DNA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하지 않게 알맞은 양의 음주를 하는 것이다. 알코올 관련 웹사이트인 모더레이트드링킹은 적당한 수준의 음주가 어느 정도인지를 소개했다.
1. 한 자리에서 표준 음료 기준으로 3~4회를 넘지 않는다.
2. 여성의 경우 9잔 이상은 피해야 한다.
3. 남성은 최소 12잔에서 최대 14잔이 적당하다.
웹사이트가 제시한 표준 음료의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1. 5%의 알코올이 함유된 12온스(약 340g) 맥주
2. 5온스(140g) 상당의 와인
술을 빨리 마시는 것도 좋지 않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055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오랫동안 음주를 한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적당한 양의 음주를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이는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나쁜 습관에 길들어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인지하고 적당히 마실 수 있도록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팸타임스=이경한 기자]